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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구청 정문 앞에 내건 현수막
 대전 동구청 정문 앞에 내건 현수막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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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산내희생자유족회에서 대전 동구청 앞에 내건 현수막이 사라졌다. 유해매장 추정지에 이어 이번에는 이를 규탄하는 현수막마저 사라진 것이다. 대전 산내 골령골에 있는 일부 유해매장 추정지가 훼손돼 사라진 데 대해 대전 동구청의 책임을 묻는 내용이었다.

대전산내희생자유족회는 2일 오후 대전 동구청 정문 앞에 내건 현수막을 누군가 떼어냈다며 경찰에 도난 신고했다.

유족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대전 동구청 정문 앞에 '죽은 것도 억울한데 유해마저 방치하냐, 동구청은 대책을 마련하라', '아직도 산내 골령골에는 수천 구의 유골이 방치되어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 두 개를 내걸었다.

이는 유족회에서 지정한 제5 집단 학살 매장 추정지가 훼손된 데 따른 것이다. 대전 동구 낭월동 골령골 산6-2번지(5 매장지)가 농경지로 불법 개간돼 유해매장지 전체가 훼손됐다.

이에 따라 유족회 등은 대전 동구청이 현장훼손 방지를 위한 응급조치 요구를 번번이 무시해 일어난 일이라며 공개사과와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실제 대전 동구청은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는 진실화해위원회가 지원한 현장안내판 설치비를 지역 정서와 지가하락을 이유로 거부한 바 있다. 올해 초에도 응급조치를 위한 현장안내판 설치와 종합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중앙정부'일이라며 거절했다.

대전산내희생자유족회에서 대전동구청 정문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전산내희생자유족회에서 대전동구청 정문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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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회 관계자는 "1일 오후까지 잘 걸려 있었는데 2일 오전 1인 시위를 위해 현장에 가보니 현수막이 사라져 도난 신고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 동구청 관계자는 "동구청에서는 현수막을 떼어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 "신고 접수 후 현장을 둘러 봤지만, CCTV 등이 없어 조사가 쉽지 않다"며 "목격자 탐문 등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희생자유족회에서는 현수막이 없어지자 그 자리에 '사라진 유골, 한현택 동구청장님 원망스럽습니다', '사라진 유골, 동구청이 책임져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다시 내걸었다.

한편 대전지역 20여 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전쟁기 대전산내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대책위원회'는 3일 오전 10시 30분 대전 동구청 앞에서 대전 동구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 이어 동구청장을 항의 면담할 예정이다.


태그:#대전 동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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