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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시 원동면 화제마을 한 축산농가가 지난해 12월 중순에 폐사한 돼지를 최근까지 신고하지 않고 농장에 방치하다 적발됐다. 이 농가에서 폐사한 돼지는 무려 350여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 단속에 적발된 이 농가는 지난해 12월께 돼지 350여마리가 집단 폐사하자 관계기관에 신고하지 않고 폐사 상태 그대로 방치해 주변 환경오염은 물론 인근 농가의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양산시에 따르면 현행법상 가축이 폐사할 경우 담당 기관에 신고하고 소각하거나 폐사량에 따라 퇴비화 작업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 농가는 폐사 후 3개월이 넘도록 신고하지 않았고, 부패가 심해 폐사 원인 분석을 위한 시료 채취마저 힘든 상황이었다.

조사단은 결국 살아남은 돼지에서 시료를 채취해 검사를 시행했고, 그 결과 병원균을 발견하지 못해 결국 동사로 결론 내렸다.

돼지 폐사와 더불어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로 활용하는 축산 농가에 대한 관리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농가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오·폐수가 발생하고, 위생 문제로 병원균이 발생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집단폐사 농가도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로 활용해 왔다. 게다가 지난달 13일에는 다른 축산농가에서 농수로에 몰래 방출한 음식물 쓰레기가 인근 농지로 역류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남 양산시 한 축산농가에서 폐사한 돼지를 3개월이 넘도록 신고하지 않고 축사에 그대로 방치해 환경오염은 물론 주변 농가에 2차 오염피해 우려를 낳고 있다.
 경남 양산시 한 축산농가에서 폐사한 돼지를 3개월이 넘도록 신고하지 않고 축사에 그대로 방치해 환경오염은 물론 주변 농가에 2차 오염피해 우려를 낳고 있다.
ⓒ 장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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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들 농가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로 사용하면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 명목으로 돈을 받아 문제가 되고 있다. 가축을 키우는 것보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해주고 얻는 수익이 더 크다 보니 농가들이 축산에는 제대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현재 음식물 쓰레기는 사육두수에 따라 하루 처리량이 정해져 있는데 사육두수가 많을수록 음식물 쓰레기 처리용량이 크고, 그만큼 수익도 많다. 양산시는 이번에 폐사한 돼지 350마리를 신고하지 않고 방치한 이유도 이 때문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로 사용하는 농가가 화제마을에만 9곳에 이른다. 이들 농가에서 하루에 처리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신고된 양만 11톤이 넘는다.

임정섭 양산시의원(새정치연합, 물금·원동·강서)은 "돼지가 폐사한 지 석 달이 넘도록 공무원들이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관리를 제대로 안 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철저한 단속은 물론 해당 농가에 대해서는 법적인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축산농가에서 음식물쓰레기 처리가 돈이 되다 보니 축산은 뒷전으로 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음식물 쓰레기 반입과 처리 등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욱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양산시는 축산폐수 부적정 관리 농가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농가에 대해서는 신규 허가를 통제하고 오는 7월까지 사료제조업 시설기준에 따르는 처리시설을 갖출 경우에만 허가하기로 했다. 사료제조업 시설기준이란 음식물 분쇄시설과 이물질제거시설, 가열시설, 건조·냉각시설, 악취제거시설 등을 모두 갖춰야 한다.

양산시는 "앞으로 축산농가에 음식물 폐기물처리 시설기준 강화 내용을 안내하고 8월까지 계도 기간을 준 뒤 검찰 등 관계기관과 합동점검을 통해 안전하고 깨끗한 축산영농 환경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돼지, #축산, #폐사, #양산시, #음식물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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