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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 프로젝트를 진행한 박웅현과 대학생 참가자들이 멘토들과 함께하며 마련한 창의력 폭발 현장을 담았다.
▲ 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 망치 프로젝트를 진행한 박웅현과 대학생 참가자들이 멘토들과 함께하며 마련한 창의력 폭발 현장을 담았다.
ⓒ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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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그 가르침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 거기까지만이라고 한다. 인생의 스승을 만나는 행운을 누구나 가질 수 없다. 배움 앞에 제대로 된 스승을 만나는 일 참 즐겁고 기쁜 일이다. 특히나 내 삶을 변화 시킬 수 있는 스승을 만나는 일은 요즘 시대에 쉬운 일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어디에나 있을 듯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그것을 조금 더 잘할 수 있도록 이끌어줄 수 있는 스승을 만나는 것은 참으로 복받은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정말 귀에 쏙쏙 들어오고 그것을 받아 내가 원하는 길로 제대로 갈 수만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즐겁고 벅차다.

상상력과 창의력,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수 요소가 되어버린 듯한 이 힘을 키워주려고 애쓰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박웅현이다. 광고계에서만이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진 광고인이다. 그의 책은 이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회사를 위한 일이든, 개인의 명예욕이 되었든 상관없다. 도움 주고 도움받을 수 있는 공간에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번에는 대학생이다. 자신감이 없고 자신의 이야기가 공유할 만한 이야기인지도 제대로 분간을 못하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강연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다양한 형태의 강연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무대에 서는 사람들은 극히 제한적이다. 나름대로 자격조건이 있다. 무슨 자격인가? 프로그램이 정해놓은 자격이다. 거기에 맞지 않으면 설 수 없는 무대다. 그래서 도전했다. 사람의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어주자고 한 것이다. 그것이 '망치 프로젝트'다.

각자의 발표 내용은 다르지만 작은 것들을 소훌히 여기지 않고 곱씹어 눈여겨본 것만은 다르지 않았다. 사람들이 더 쉽게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주위를 둘러보자. 사소하다고 무시한 것들부터 다시 살펴보자. 혹시 아는가. 그 안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놀라움을 마주하게 될지.
- 86페이지, '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 중에서

이 프로젝트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간 진행해 온 프로젝트였지만 이렇게 대중 앞으로 이러한 책을 통해서 소개를 하고 있다. 2013년을 기점으로 10년을 맞이한 프로그램이다. 누구나 한 마디가 있다. 무엇일까, 궁금하다. 그것을 이야기하게 하자. 아직 제대로 닦이지 않은 이 순순한 청년들을 어떻게 보이게 할 것인가. 그들의 고민은 시작되었다. 내부 직원과 강연자들과의 1:1미팅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주제를 찾고 리허설을 하고 무대에 섰다.

성공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무대가 되기에 충분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책으로 만난 이야기이지만 그 무대는 얼마나 뜨거웠을까 싶다. 가깝게 느껴진다. 그들의 진심이 그들의 스피치가. 재기 발랄함을 잃지 말라고 하지만 살아가며 점점 사회가 정해놓은 프레임에 갇혀 그 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젊은이가 가질 수 있는 신선하고 독특한 아이디어가 잘 발현될 수 있도록 애쓴 프로젝트다. 그들의 열정이 광고 속에 녹아지도록. 필요한 사람이 되도록 애쓴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며 늙은 나는 자극을 받는다.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저마다의 속도에 맞춰 과정 관리만 잘해 주어도 결과물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무엇을 언제까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챙겨 주는 것, 사실 멘토의 역할은 그게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단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기준으로 일정을 재촉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 들어갈 칭찬도 과정이고, 격려도 과정의 일부라는 것, 그것들을 잘 관리할 때 창의력은 점점 더 힘이 세진다. 
-48페이지, '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 중에서

망치 프로젝트에 대한 시작과 마지막 무대까지의 이야기를 접하며 기쁜 삶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할 이야기가 있다. 그것을 들어주자. 그냥 그럴 수 있구나 했던 것들에 또 의문을 달자, 늘 그렇고 그런 것이라고 봐왔던 것들에 딴지를 걸어보자. 그래서 이야기하지 않았는가. '익숙함은 창의력의 적'이라고 말이다.

남들이 다 같은 길을 걸을 때 나는 다른 길로 돌아설 수 있는 용기가 있는가, 없다면 이 책을 한 번 펼쳐 볼 일이다. 생각의 신선함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남들이 밖에서 새로운 것들을 찾겠다고 아우성을 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당신도 덩달아 같이 그 꼴을 하고 움직일텐가? 아니면 내 안에 들어 있는 다른 것들을 찾아보겠는가. 나의 이야기, 나의 스토리가 필요한 때이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제 나의 이야기가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 준비하자, 언젠가 다가올 그 무대를 위해서.

말하기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어디서 그것이 왔는지를 살펴보고, 이들 망치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지난 6개월간 멘토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그간 자신들을 묶고 있었던 두려움과 막막함을 떨쳐냈던 것 처럼 창의력의 근육을 길러보자.

저자는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라고, 다만 누구나 터지는 시점이 다를 뿐이라고 말이다. 아직 터지지 않았다면 곧 터질 수 있을 그 날을 위해 준비하고 나를 발견하자.


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

박웅현.TBWA 주니어보드와 망치.TBWA 0팀 지음, 열린책들(2015)


태그:#박웅현, #폭탄, #창의력, #망치,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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