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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사의 역대 최대 개인정보 유출사건으로 국민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사의 역대 최대 개인정보 유출사건으로 국민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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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자를 수 있을까? 자르자니 불안하고 계속 쓰자니 부담된다.

신용카드 이야기다. 비어가는 통장을 보면서 또는 늘어가는 빚을 보면서 신용카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렵기 때문이다.

둘 중 하나다. '신용카드 결제 금액을 줄여야지'하고 생각만 하거나 용기를 내서 줄이려고 시도해 봤지만 끝내 실패하거나. 혹시 다음과 같은 이유들 때문에 신용카드를 없애지 못하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 보자.

[첫째] 신용카드가 없으면 불편하지 않을까

아마도 신용카드를 없애려고 할 때 가장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일 것이다. 편해서 쓰는 신용카드이기에 그것이 없을 때의 불편함을 생각하면 차마 자를 수 없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한 번쯤 돈 벌 때를 생각해 보자. 돈 버는 것이 너무나도 편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 석 달 전 종영된 드라마 <미생>에서도 직장인들의 애환이 짠하게 그려져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은 바 있다.

돈을 벌 때는 자존심도 다 버려가면서 굽실거리기도 한다. 치열하고, 힘들고, 어렵게 번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그만둘 생각을 하면서도 차마 사표를 던지지 못하는 이유는, 매달 통장에 꽂히는 '마약 같은 월급'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고생해서 번 돈을 쓸 때는 너무나도 편하게 쓰려 한다. 그러니 돈이 안 모인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신용카드가 없으면 돈을 쓸 때 불편한 것이 아니다. 원래 돈은 불편하게 써야 한다. 그래야 정말 중요한 곳, 내가 원하는 곳에 신중하게 돈을 쓸 수 있게 된다. 힘들게 벌었으니 쓸 때라도 편하게 돈 쓰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그로 인해 힘들게 번 피 같은 돈이 여기저기 새나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둘째] 할인이나 포인트가 아깝다

자르려고 보니 그동안 신용카드를 통해 누렸던 여러 혜택이 생각난다.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신용카드는 다시 지갑 속으로 들어간다. 아무래도 신용카드가 현금이나 체크카드를 사용할 때보다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률이 높다. 하지만 신용카드사는 절대 혜택을 공짜로 주지 않는다.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여러 부가 서비스의 실적 기준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상당수 사람은 신용카드를 통해 대형마트나 외식 업체 등 특정 가맹점에서 5% 할인이 된다는 식으로만 알고 있지, 5%를 할인 받기 위해서 어떤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지, 할인 한도가 얼마인지, 자신의 카드 결제 기준일이라든가 사용 금액 중 실적으로 인정받는 금액이 얼마인지 알지 못한다. 자신이 신용카드를 통해 정확히 얼마를 할인받고 있는지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신용카드 청구서를 이메일로 받으면서 언제부턴가 결제 내역도 확인하지 않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한 번쯤 메일함에 쌓여 있는 청구서를 열어보자. 대다수는 할인받는 금액이 한 달에 1만~2만 원도 되지 않는다. 혹시 많이 할인 받고 있다면 결제 금액이 산더미처럼 불어나 있지는 않은지 잘 살펴보자. 신용카드의 혜택치고 돈 안 쓰고 주는 혜택은 단 하나도 없다.

쥐꼬리만큼 할인 받으려고 더 큰 돈을 신용카드로 새어나가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막연히 신용카드로 할인 받는다 생각하기보다는 한두 달 정도 신용카드 없이 살아보고 줄어든 생활비가 많은지, 신용카드로 할인 받는 금액이 많은지 구체적으로 비교해보자. 그전에 남은 포인트는 잊지 말고 인터넷으로 과감히 써버리자.

[셋째] 중요한 순간에 돈이 없을까 봐 불안하다

신용카드 없이 살아본 사람들은 안다. 신용카드가 없으면 통장에 늘 돈이 있다는 것을. 신용카드를 쓰니 늘 현금이 없고 어쩔 수 없이 신용카드에 의존하게 된다.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강박증이 생긴다. 잘라보면 몇 달 안 지나서 금방 알게 된다. 없는 편이 훨씬 낫다는 것을.

만약 현금 10만 원을 들고 장을 보러 갔는데 계산대 앞에 서니 13만 원이 나왔다. 어떻게 할까? 예전에는 3만 원어치 덜어내는 것이 당연했다. 그걸 가지고 부끄럽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덜어내면 큰일 나는 줄 안다. 돈이 없어서 덜어낼 생각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리지 않는가? 돈이 없으면 안 쓸 줄도 알아야 되는 데 없어도 자꾸 돈을 쓰니 빚이 늘어간다.

과거에 3만 원어치 물건을 덜어내도 괜찮았던 이유는 실제로 그 물건들이 없어도 생활하는 데 크게 문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덜어낼 때는 13만 원어치 물건 중 불필요한 것들부터 골라내기 마련이다. 부족한 3만 원어치 물건이 정말 꼭 필요하다면 요즘 사방 천지가 현금 인출기다. 가서 돈 찾아오시면 된다. 비상금을 넣어두었던 체크카드로 사도 된다. 신용카드가 없다고 해서 중요한 돈을 못 쓰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단지 중요하지 않은 지출을 막아줄 뿐이다.

[넷째] 비싼 물건을 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신용카드 할부에 익숙해지면서 잊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저축이다. 과거에는 냉장고를 사기 위해서, 진학하는 아이들 교복을 사주기 위해서 적금을 들고 곗돈도 부었다. 지금은 대개 '냉장고 따위를 사기 위해서 구질구질하게 무슨 저축씩이나'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할부에 시달리다가 마이너스 통장과 카드론까지 손을 댄다. 어느새 저축은 돈이 남아도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신용카드가 없으면 저축이 가능해진다. 할부로 힘들게 갚는 것보다는 미리 모아서 쓰는 것이 훨씬 편하고 만족도도 높다. 6개월짜리 소액 적금을 수시로 가입해 보자. 만기 될 때마다 꺼내 쓰는 재미는 해본 사람만 안다. 통장에 늘 돈이 있으니 신용카드 할부의 유혹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게다가 어렵게 모은 돈이라는 생각에 쓰기 아까워서라도 카드 할부로 쉽게 사던 비싼 물건들, 자연스레 다시 생각하게 된다.

 각종 카드 영수증.
 각종 카드 영수증.
ⓒ 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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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신용카드 자르면 당장 이번 달 생활비가 없다

이런 이유로 신용카드를 한 번에 못 없애고 서서히 결제 금액 줄여서 없애겠다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실패하고 만다. 신용카드도 결국엔 습관이고 중독이기 때문이다. 올해 담뱃값이 대폭 오르면서 지난해에 금연을 결심하고 담배를 줄이던 사람들이 대부분 제자리로 돌아왔다. 편의점 담배 매출이 이미 회복됐다는 뉴스가 그걸 증명한다. 이유는 한 번에 못 끊어냈기 때문이다. 끊었다가도 '한두 개비만 피워볼까'하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를 서서히 줄여 결제 금액을 없애겠다는 이야기는 흡연자가 한 달에 두세 개비씩 줄여서 6개월이나 1년 후에 담배를 끊겠다는 이야기와 같다. 끊었다가도 한 두 개비의 유혹 때문에 다시 흡연자로 돌아가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신용카드도 완전히 없애지 않으면 어느 순간 줄었다가 원래 자리로 돌아온 결제 금액을 보게 될 것이다. 한 번에 잘라 버려야 한다. 물론 담배를 끊으면 금단 현상이 오는 것처럼 신용카드 마찬가지다. 괴롭다. 하지만 이겨내야 한다. 아무 고통 없이 가정의 현금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하는 것부터가 과욕이다. 처음 석 달 정도는 분명 고생한다. 각오해야 한다.

그렇다면 당장 이번 달 생활비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어쩔 수 없다. 당분간 허리띠 졸라매야 한다. 이미 많은 가정의 냉장고가 꽉 차 있을 것이다. 먹을 것 없다 생각하지 말고 냉장고를 다 비울 때까지 장 보는 것을 중단해 보자. 우리 집은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로 한 달 이상 먹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 냉장고에 많은 것들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식비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해결된다.

현금이 좀 필요할 테니 이참에 통장을 정리해서 여기저기 푼돈도 긁어 모으고, 만약 보험료가 많이 나간다면 보험 리모델링을 계획해보는 것도 좋다. 일정 부분 해약 환급금이 나오니 보험료도 줄이고 부족한 생활비도 메우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집안을 정리해서 안 쓰는 물건들은 벼룩시장이나 중고 장터를 통해 처리한다면 집도 넓어지고 현금도 만질 수 있다. 조금 번거로워도 하려고만 마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신용카드 없애는 것. 어렵지 않다. 그냥 가위로 '싹둑' 자르고 신용카드사에 전화 한 통 하면 된다. 쉬운 걸 굳이 어렵게 하지 말자. 이미 신용카드로 많은 것을 저질러 왔다. 이제는 신용카드 자르는 것을 저지를 차례다. 이것만 하면 결제일이 없는 한 달을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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