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경기 9전 전패 KIA의 '믿는 구석'은 에이스의 귀환이었다.

KIA타이거즈 구단은 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퇴단한 FA투수 윤석민과 4년 총액 90억 원(계약금 40억 원+연봉12억 5000만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SK와이번스 최정의 86억 원을 뛰어 넘는 역대 최고액 계약이다.

마운드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던 기아는 KBO리그 최고의 우완투수로 이름을 날리던 윤석민의 가세로 전력을 대폭 끌어 올렸다. 이로써 윤석민의 빅리그 도전은 1년 만에 막을 내렸다.

KBO리그 최고 우완의 쉽지 않았던 빅리그 도전기

윤석민 볼티모어 입단 미국 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둥지를 튼 윤석민(28)이 18일(현지시간) 낮 플로리다주 새라소타에 있는 구단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입단식에는 댄 듀켓 단장과 벅 쇼월터 감독이 동석했다. 쇼월터 감독은 윤석민에게 직접 유니폼을 입혀주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국 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둥지를 틀었던 윤석민. ⓒ 연합뉴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국제 대회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윤석민은 2013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을 얻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그리고 지난 1월 볼티모어와 3년 557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는 KBO리그에서 빅리그로 직행한 두 번째 투수의 탄생에 열광했지만, 윤석민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입단 결정이 늦어진 데다 취업 비자 문제까지 겹치면서 캠프 합류 시기를 놓쳤고 결국 메이저리그가 아닌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윤석민은 트리플A에서 23경기(선발18경기)에 등판해 4승 8패 평균 자책점 5.74로 부진했다. 몸 상태를 완벽히 끌어 올리지 못한 채 실전 등판을 서두른 것이 화근이었고 시즌 중반엔 어깨 부상까지 겹쳤다.

결국, 윤석민은 지난해 9월 확장 엔트리 때도 빅리그 승격이 불발되며 조기 귀국했다. 윤석민은 KIA의 마무리 캠프에 합류해 올 시즌을 위해 열심히 훈련에 매진했지만, 현실은 윤석민의 기대와 많이 달랐다.

빅리그 승격시 마이너리그 거부 조항을 가지고 있던 윤석민은 볼티모어에게도 골칫거리였고 끝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받지 못했다. 윤석민은 마이너캠프를 준비하며 개인훈련을 펼쳤지만 친정 KIA의 적극적인 구애에 마음을 돌렸다.

윤석민은 KIA입단이 결정된 후 "구단의 적극적인 요청에 다시 KIA에서 뛰기로 마음먹었다"면서 "힘든 시기에도 잊지 않고 응원해 준 KIA팬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KIA가 그토록 바라던 에이스의 귀환은 그렇게 성사됐다.

돌아온 에이스, 팀 평균 자책점 5.82의 KIA를 구하라

 윤석민의 복귀를 알리는 KIA타이거즈 공식 트위터 갈무리

윤석민의 복귀를 알리는 KIA타이거즈 공식 트위터 갈무리 ⓒ KIA타이거즈 공식 트위터 갈무리


지난해 시즌 KIA의 팀 평균 자책점은 5.82로 9개 구단 중 8위였다. 에이스 윤석민의 부재를 온몸으로 실감했던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홀로 16승을 거둔 양현종의 고군분투로 1년을 끌어 왔다고 해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사실 KIA 마운드는 올 시즌 전망도 썩 밝지 못하다. 필립 험버와 조쉬 스틴슨이라는 두 외국인 투수가 가세한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전력 보강 요소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FA 송은범(한화 이글스)이 팀을 떠났고 김진우, 김태영, 김병현 등 주축 투수들이 대거 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김기태 감독은 유망주들을 위주로 스프링캠프를 치렀지만, 이는 연습 경기 9전 전패, 103실점이라는 마운드의 붕괴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줄 만한 경험 많은 투수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런 KIA에서 통산 73승 59패 44세이브 평균 자책점 3.19를 기록 중인 윤석민의 가세는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다름 없다. 윤석민이 당장 선발진에 가세한다면 KIA는 험버, 스틴슨, 윤석민, 양현종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4선발을 보유하게 된다.

물론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컴백했다고 해서 올 시즌 윤석민의 활약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윤석민은 작년 시즌 부상에 시달리며 단 4승에 그쳤고 미국 진출 직전 마지막 시즌에도 3승 6패 7세이브 4.00으로 썩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지 못한 바 있다.

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KBO리그 최고 우완 투수의 컴백은 KIA뿐 아니라 리그 전체에도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기 충분하다. '돌아온 에이스' 윤석민이 올 시즌 위기의 KIA를 구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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