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무도작은잔치>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무도작은잔치> 한 장면 ⓒ MBC


매주 토요일 저녁, 한결같이 시청자의 웃음을 책임져 오던 MBC <무한도전>이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했다. 지금의 <무한도전>을 두고 사람들은 한국 예능의 역사를 다시 쓰고, 대중문화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프로그램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무한도전>의 시작은 그리 밝지 않았다. <무한도전>의 전신이라고 불리는 <무모한 도전>, <무리한 도전>이 방영했을 때만해도 저조한 시청률 때문에 늘 폐지 압박에 시달려 온 것이다.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힘을 모아 열심히 촬영했지만, 결과 (시청률)가 좋지 않다보니 당시 <무모한 도전> <무리한 도전> 그리고 <무한도전> 초기 제작진은 출연진의 일부를 계속 교체해 나가며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그렇게 완성된 것이 지금의 유재석·박명수·정준하·정형돈·하하, 그리고 음주운전으로 하차한 '그 녀석' 노홍철까지의 6인 체제다.

이렇게 멤버가 고정된 뒤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긴 했지만, 지금의 <무한도전>이 있기까지 아쉽게 중도 하차한 원년 출연진들은 언제나 <무한도전>의 마음의 빚으로 남았나 보다. 그래서 지난 28일 <무한도전>은 '무도작은잔치' 특집을 마련했다. <무모한 도전>, <무리한 도전>에 출연했던 표영호·김성수·조혜련·윤정수·이윤석·이켠 등 원년 멤버들을 한 자리에 모아 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이다.

 지난 28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무도작은잔치>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무도작은잔치> 한 장면 ⓒ MBC


당시 제작진이 방출한 출연진을 다시 한 자리에 모은다는 것은 <무한도전>의 입장에서는 다소 껄끄럽게 다가올 수 있는 문제였다. 그들 중에는 김성수처럼 최근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 가수다>를 통해 화려하게 재기하여 다시 <무한도전>과 좋은 인연을 맺게된 경우도 있었지만, 표영호 같이 아예 연예계를 떠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어렵게 원년 멤버 대부분을 한 자리에 모아 여전히 '앙금'이 남아 있을 수도 있는 그들의 하소연과 쓴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들이 촬영장에서 흘린 땀과 열정이 있었기에 오늘날 10주년을 맞은 <무한도전>이 있었다며 정중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보통 회사의 창사기념일과 달리 품격있고, 경건하게 한 때 프로그램을 같이했던 원년 멤버들의 노고를 치하하지는 않았다. 대신 한 식당에서 원년 멤버들과 현 멤버들이 함께 닭백숙을 먹으며, 즐겁게 회포를 풀었다.

'작은잔치'라는 타이틀 대로 소박한 자리였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10년을 되짚어 보는 동시에 그동안 프로그램에 기여한 이들의 노력을 잊지 않으려는, 항상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무한도전>의 가치관과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권진경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미디어스에 게재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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