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투하는 김병현 10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투수 김병현이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역투하는 김병현 지난 2014년 8월 10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투수 김병현이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베테랑, '핵잠수함' 김병현이 갑작스럽게 훈련을 중단했다. 원인은 현지에서 발병한 맹장염 때문이었다. 김병현은 괌에서 진행되고 있는 KIA의 재활조 캠프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번 맹장염으로 인하여 향후 훈련에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김병현은 지난 5일(한국 시각), 현지에서 복통으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은 결과 위와 같은 판정을 받았고, 급하게 수술을 받은 상태이다. 일단 현지 병원에 입원해 있고, 최소한의 안정을 취한 뒤 귀국하여 치료에 전념할 예정이다.

현재 괌에서 훈련하는 KIA 재활조에는 곽정철·김태영·서재응·차명진·한기주 등과 함께 김병현이 포함되어 있었다. 시범경기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되는 선수들은 재활조로 분류하여 별도의 체력훈련과 개인에게 맞춰진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특히 KIA는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주축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리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했던 상황인지라 이번 사태가 더욱 주시되고 있다.

김병현·서재응·한기주 등은 특별히 신체적인 부상이 있지는 않았으나, 보다 따뜻한 곳에서 몸을 만들기 위하여 오키나와가 아닌 괌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김병현 역시 체력 훈련을 통하여 공 던지기에 들어갈 정도로 몸 상태를 많이 끌어 올린 상태였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갑작스런 배탈로 인하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일단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냈다. 그러나 외과수술을 시행한 만큼 신체에 수술 흔적으로 인한 외상이 아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특히 김병현은 일반적인 투구 폼으로 던지는 투수가 아니라 잠수함 투수이기 때문에 그 만큼 부상의 위험도 높아 더욱 신중한 재활이 필요하다.

파란만장했던 그의 선수 생활... 또 한 번의 시련 찾아오나

지금까지 김병현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선수 인생을 보냈다.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구원투수로 데뷔한 김병현은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01년 월드 시리즈 4·5차전에서 2경기 연속으로 블론 세이브를 허용하며 악몽을 겪기도 했다.

이 악몽 때문인지 김병현은 2002년에 평균 자책점 2.04에 36세이브를 기록하고도 선발투수 전환을 선언했다. 그러나 2003년 보스턴 레드삭스로 트레이드되고 나서부터는 저니맨(자주 팀을 옮기는 선수)이 되었다. 당시 부러진 배트에 발목을 맞는 부상을 입고 나서 그 후유증을 제 때에 치료하지 못했다.

김병현은 2005년 콜로라도 로키스로 이적한 뒤에야 안정적인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2005년 시즌 중반부터 선발로 고정되었으며, 2006년에는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그 안정적인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7년에는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애리조나에 잠시 다녀왔다가 다시 플로리다로 돌아오기도 했다. 시즌 10승을 기록했지만 평균 자책점이 6점 대에 이르렀기 때문에 그를 선발투수로 찾는 팀이 없었다. 결국 김병현은 2008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스프링 캠프에 참가했지만 방출되었다.

이후 김병현은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대표팀 합류에 실패했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을 시도했으나 역시 메이저리그 진입에 실패했다. 2011년에는 일본의 라쿠텐 골든이글스 2군에서 뛰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곳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부상 이후 파란만장한 인생을 겪은 김병현은 2012년이 되어서야 넥센 히어로즈를 통하여 한국 무대에 왔다. 그러나 역시 몸 상태가 완전하지 못하여 2012년 19경기, 2013년 15경기 등판에 그쳤고 계속해서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2014년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 된 이후에도 21경기 등판에 그쳤다.

이렇게 파란만장한 인생을 보낸 뒤 김병현은 다시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런 맹장염으로 인하여 발목을 잡힌 것이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 역시 2006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하다 장 출혈로 인하여 8월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걸러야 했다. 다시 몸을 만든 뒤 포스트 시즌에서 1경기 등판했지만 하필이면 그 시즌이 끝난 뒤 FA 시장에서 안정적인 자리를 찾지 못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김병현 역시 상처가 완전히 아물고 난 뒤 체력을 다시 키우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까지 끝나면 빨라도 2월 말인데, 이렇게 되면 스프링 캠프가 진행되는 괌이나 오키나와로 돌아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3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로 인하여 해외 전지 훈련은 2월 말이나 3월 초에 대부분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에 김병현은 거동이 가능해지면 한국으로 들어와 휴식을 취한 뒤 광주와 함평에서 개인 훈련에 전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에서 여러 팀을 옮겨 다니며 파란만장한 선수 인생을 보내왔던 김병현인지라 그를 지켜보는 많은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병현이 이번 수술을 계기로 다시 심기일전하여 그를 지켜보는 고향 팬들 앞에서 투구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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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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