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셜록 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에서 셜록을 연기하는 안재모.

뮤지컬 <셜록 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에서 셜록을 연기하는 안재모. ⓒ 클립서비스


드라마 <야인시대>의 김두한이 연기하는 셜록 홈즈는 얼마만큼이나 싱크로율이 높을까. 그 해답은 뮤지컬 <셜록 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에서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김두한과 셜록이 언뜻 매치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드라마에서처럼 뮤지컬에서도 믿고 보는 배우라는 신뢰도 덕분에 싱크로율은 아주 높아보였다.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를 위해 보이지 않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을 안재모의 노고가 무대 위에 고스란히 녹아있었기 때문이었다.

-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이 아닌, 부산에서 <친구>로 뮤지컬에 데뷔했다.
"<사랑했나봐>라는 아침드라마를 끝내고 <정도전>을 1월 말부터 찍었다. <사랑했나봐>와 <정도전> 사이에 고등학교 후배가 '형, 고향이 부산이죠?' 하길래 '응, 왜?' 하고 물었더니 뮤지컬 <친구>를 기획 중인데 부산 출신 배우를 찾는다고 하더라. 제 이야기를 했더니 (대표님이) 너무 좋아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정도전>을 촬영하기 전에 뮤지컬에 데뷔할 수 있었다."

- 뮤지컬 무대에서 연기는 믿고 보았지만 솔직히 노래는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노래 실력에 의외로 놀랐다.
"평상시에도 노래를 못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면 몇 시간 동안 즐겁게 노래 부른다. 2003년에는 앨범을 발매한 적도 있다. 어릴 적부터 음악을 좋아하고 밴드 활동도 했다."

- 영화나 드라마 속 왓슨은 소설처럼 남자다. 하지만 뮤지컬에서는 왓슨의 성이 유독 여성으로 뒤바뀐다.
"왓슨이 남자라는 사실 자체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노래 실력이 출중한 박혜나씨나 김은정 작가님이 왓슨을 연기하는데 생동감이 넘친다. 연습실에서 호흡이 너무나도 잘 맞아서 왓슨이 남자라는 걸 생각하기도 싫다. 왓슨이 남자였다면 아마도 극이 재미 없어지지 않았을까.(웃음)"

"정확한 발음이 내 장점...변호사처럼 에너지 뿜는다"

안재모 "제 장점 중 하나가 발음이 정확하다는 점이다. 정확한 발음으로 스토리에 대한 전달력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셜록 홈즈가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을, 법정에서 변호사가 연기하는 것처럼 무대에서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 안재모 "제 장점 중 하나가 발음이 정확하다는 점이다. 정확한 발음으로 스토리에 대한 전달력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셜록 홈즈가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을, 법정에서 변호사가 연기하는 것처럼 무대에서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 클립서비스


- 사극에서 왕을 많이 연기해 왔다.
"사극을 네 작품 정도 했다. 지금까지 했던 사극이 모두 잘 되었다. 그래서 사극 이미지가 강하다. 시청자 분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야인시대>도 시대물이다."

- 사극 이미지가 강하지만 드라마의 이미지와는 달리 셜록 홈즈는 일감이 없으면 총을 쏘고 난동을 부린다.
"처음에는 일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에도 제 이미지에 잘 맞는 작품이 무엇인가를 고려하고 선택했다. 며칠 안 있으면 데뷔한 지 20년이 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는 것보다는 즐기며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이미지 관리보다는 제가 연기하면서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찾게 된다. 다작을 하지는 않더라도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작품, 즐기는 작품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셜록 홈즈는 재미있는 캐릭터다. 멋있기도 하지만 돌아이 같기도 하다. 배우로서 어떤 연기든지 표현하고 재미있다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드라마에서 왕의 이미지가 강해서 어색하게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뮤지컬에 몰입하다 보면 그런 왕의 이미지는 훅 지나가게 된다. 이 장면에서 재미있게 표현하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 셜록 홈즈는 3주 동안 사건을 의뢰받지 못하면 난동을 부린다. 안재모씨에게 3주 동안 하지 못한다면 셜록처럼 돌변할 것 같은 일이 있을까.
"겨울에는 레이싱을 할 수 없다. 취미는 놀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일주일만 쉬어도 지루하다. 쉬는 동안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캠핑도 가는 등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무척이나 보람차고 즐겁다. 연기할 때는 열심히 연기하고, 쉴 때는 아이들과 함께 해서 지루할 틈은 없다. 하지만 일주일을 아이들과 함께 하지도 못한다면 셜록 홈즈처럼 난동을 부리지는 않아도 개인적으로는 무척 지루할 것 같다."

- 캐릭터를 잡기 위해 대본에서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넘버는 음악 안에서 표현이 되는 부분이라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음악이 작품에 감수성을 더해준다. 관객이 믿고 찾아오기에 연기적인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썼다. 제 장점 중 하나가 발음이 정확하다는 점이다. 정확한 발음으로 스토리에 대한 전달력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셜록 홈즈가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을, 법정에서 변호사가 연기하는 것처럼 무대에서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 제대한 테이씨와 호흡은 어떤가 궁금하다.
"테이와 이충주, 이주광 배우는 이번 뮤지컬을 통해 처음 봤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친분이 생기다 보니 연기적인 조언을 해줄 때가 있다. 세 명의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를 심취해서 보다가 그만 제가 연기해야 할 부분을 놓친 적도 있다."

- 추리하는 과정을 대사나 넘버로 설명해야 하다 보니 다른 뮤지컬에 비해 대사량이 많아보인다.
"대사가 너무 많아 당황했다. 쉽게 외워지는 말도 아니다. 공연 전에 제가 해야 할 분량의 대사를 한 번 싹 되뇌이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일쑤다. 그래서 반드시 대사 전체를 되뇌이고, 안정감을 찾은 다음에 공연에 들어간다."

- 연기 경력 20년 동안 자신만의 연기를 갈고 닦아왔다.
"연기에 대한 감정은 인위적으로 만든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다. 배우가 많은 경험을 해야 감정적인 부분이 리얼하게 표현될 수 있다. 연기 잘 하는 배우들은 어릴 적부터 삶의 애환도 많고 고생도 많이 한 편이다.

좋은 걸 찾기 위한 연습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연습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감정이다. 상대 배우의 감정선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서 저의 감정선도 달라진다. 이런 상황이라면 내가 어떤 감정을 가질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안재모 정도전 셜록 홈즈: 앤더슨가의 비밀 테이 뮤지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