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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허인순 35년만에 다시 돌아온 허인순을 3일 오후 수원 한 카페에서 만났다
▲ 가수 허인순 35년만에 다시 돌아온 허인순을 3일 오후 수원 한 카페에서 만났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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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그녀의 목소리가 길거리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면 길을 가던 사람들이 눈을 지그시 감고 노래에 젖어들었다. 눈을 감고 노래를 들으면 마치 어느 시골의 밀밭에 부쩍 자란 밀들이 바람에 날리는 그런 목가적인 풍경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1980년대 당시 20세의 어린 소녀 허인순은 뭇 사람들에게 편안한 안식을 주는 그런 노래를 하는 가수였다.

밀밭 길 울타리 사이로
조그만 오솔길 있네.
지금은 내 곁을 떠나간 
너와의 사랑의 자리

그 길은 우리들의 이야기가
알알이 새겨진 길
그 길은 너와 나의 추억들이
곳곳에 남아있는 길 

화성에서 한 때 수원에서 살았다는 허인순은 달라진 수원의 모습에 놀라기도
▲ 화성에서 한 때 수원에서 살았다는 허인순은 달라진 수원의 모습에 놀라기도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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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언자 작사 김현우 작곡의 '밀밭 길 추억'은 1980년 MBC 라디오 드라마 <김자옥의 사랑의 계절> 주제가였다. 허인순은 이 노래로 당시 대한민국 1세대 포크 가수 은희와 최안순으로 시작된 한국 여성 포크 사의 새로운 장을 펼쳐나갈 가수로 평가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음반 15만 장 판매라는 경이적인 기록과 함께, 최다 방송 출연과 신인가수 후보에 오르는 등 당시 한국 가요계의 혜성 같은 존재였다.

돌연 은퇴를 한 가수 허인순,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런 차세대 가수로 각광을 받던 그녀가 돌연 은퇴를 해버렸다. 그리고 다시는 그녀의 맑은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런 그녀가 35년 만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3일, 오후 수원 팔달문 앞 영동시장 2층 한 카페에서 만난 가수 허인순. 마침 화성 동남각루 아래 가을을 알리는 억새가 바람에 날리던 날 그녀를 만났다.

"당시 개인적인 어려움도 있었고, 결혼도 하고요. 하지만 노래를 그만 둔 것은 아니었어요. 광주에서 사람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노래자랑 등에 심사를 하기도 했고요. 부산으로 가서 학원을 차리고 사람들에게 음치교정 등과 노래를 학습시키며 살았어요. 늘 가슴 한편에 열망하는 것이 있었지만, 무대에 선다는 것이 그리 녹녹치 않았어요."

억새밭 가을 억새가 아름다운 동남각루 앞에서
▲ 억새밭 가을 억새가 아름다운 동남각루 앞에서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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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와 부산 등 지방에서 생활을 하면서 주부 노래지도와 방송출연, 정신요양원 등 위문공연을 끊임없이 이어갔지만, 더는 음반 발표도 무대에 서지도 않았다고. 그녀는 무대에 서기보다는 불우한 이웃과 함께하는 봉사에서 노래하는 보람을 삼았다고 한다.

가수 허인순. 35년 만에 다시 무대로 돌아 온 그녀는 이미 55세의 중년이 되어있었다. 한 때 수원 지동에서 서울로 다니면서 노래공부를 했다고 하는 그녀는, 가을빛이 물든 화성의 성벽을 따라 걸으며 옛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노래교실'의 시범 노래강사

고3 때인 1976년 10월, 그녀는 YWCA와 지구 레코드 공사 공동주최 신인 가요제에서 '잊으리'를 불러 대상수상을 하고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1978년 지구레코드사에서 김수호 작사곡 1집 '믿을래요'를 출반하고, 연이어 1979 오아시스레코드사에 픽업 된 뒤 신대성 작사곡의 '보고 싶을까'로 2집을 발표했다. 비록 무대는 떠났지만 노래를 떠난 것은 아니었다. 지방에서 노래를 계속하던 그녀는 노래교실을 전국으로 확산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음반 대담을 마친 후 직접 사인을 해서 건네 준 음반
▲ 음반 대담을 마친 후 직접 사인을 해서 건네 준 음반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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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있을 때 주민센터 등에 노래교실을 운영한다면서 저에게 6개월을 시범적으로 운영해 보라고 했어요. 반응이 좋으면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고요. 그런데 2개월 만에 많은 사람들이 노래교실로 모여들게 되었고, 그 다음에 각 지자체마다 노래교실을 운영하게 되었죠."

'차도녀'로 돌아온 가수 허인순

올 4월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라는 박철현 작사, 김현우 작곡의 노래로 우리 곁으로 35년 만에 돌아온 가수 허인순. 7080세대라면 누구나 한 번은 만나고 싶어 하던 그 목소리를 다시 들려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허인순 35년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 온 '밀밭 길 추억'의 가수 허인순
▲ 허인순 35년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 온 '밀밭 길 추억'의 가수 허인순
ⓒ 허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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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군항제에서 노래를 불렀어요. 몇 번을 청을 했지만 사양을 했는데, 너무 그러는 것도 예의라 아니란 생각이 들어 무대에 올랐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끼가 발동을 한 것이죠. 어차피 무대에 올랐으니 이젠 무대에서 다시 노래를 부르자고 작정을 했어요."

35년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온 가수 허인순. 대담을 끝내고 돌아서면서 그녀가 건네준 음반속의 목소리는 35년 전과 다름없는 맑은 목소리였다. 다만 숱한 세월을 지나면서 더 농익은 소리로 변했을 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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