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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동네에 이사를 왔습니다. 나름 도심 외곽 지역이라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에 만족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허나 생활하다보니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어라. 이게 뭐지?" 
파란색으로 색칠된 곳은 S고의 후문입니다. 굳게 닫혀 있습니다. 하지만 신호등은 직진, 파란불이 들어와 있습니다.
 파란색으로 색칠된 곳은 S고의 후문입니다. 굳게 닫혀 있습니다. 하지만 신호등은 직진, 파란불이 들어와 있습니다.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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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의 이동량이 많은 동네의 사거리입니다. 신호등을 따르는 차량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곳은 은밀히 보면 3거리입니다. 한쪽 방향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S고등학교 후문으로, 문이 굳게 닫혀있습니다. 하지만 신호등은 이 길로 직진할 수 있다고 신호를 보냅니다.

더 어이없는 것은 이 길에서의 좌회전 신호는 3초 내외지만 직전 신호는 20초 가량 됩니다. 즉 차량들은 길도 없는 곳으로 가라는 이상한 신호를 보며 20초간 서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지역민들은 이 신호등의 이상함을 알고 있습니다. 소수의 차들은 이 직진 신호를 무시하고 좌회전을 합니다. 항상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곳입니다.

누가봐도 이 직진 신호는 이 학교로 진출입 하려는 차량들을 위한 것입니다. 대체 이 학교로 얼마나 많은 차량들이 진출입 하길래 이 신호등이 만들어졌을까요? 학교에 확인 결과, 평소에는 후문을 폐쇄했다가 수학여행이나 소풍 등 대형 버스 이용시에만 문을 연다고 합니다. 그럼 그 때에만 이 신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대충 잡아도 300일 이상은 개방되지 않는 문입니다. 하지만 이 길을 위해 신호등은 365일 작동합니다.

더 어이가 없는 것은 학교 쪽에서 보이는 신호등도 작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닫힌 교문안쪽에서 보니 학교쪽으로 난 신호등에도 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에너지 낭비입니다. 세금낭비입니다.
 닫힌 교문안쪽에서 보니 학교쪽으로 난 신호등에도 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에너지 낭비입니다. 세금낭비입니다.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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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에 따르면, 이 이상한 신호등의 변경 가능성에 대해 관할 경찰서인 마산 중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관계자는 "지난 2012년 10월 신호등이 만들어질 때 학교에서 필요하다고 해 직진신호를 만들었다"면서 "학교 측에서 후문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면 직진 신호를 없앨 수 있지만, 계속 사용한다면 체계를 바꾸기는 힘들다"고 답변했습니다.

학교가 필요하다고 해서 만들었고, 학교가 1년에 몇 차례 사용한다고 해서 변경이 어렵다? 차라리 신호체계를 바꾸고 학교에서 필요한 몇 차례만 경찰이 와서 도와주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신호등은 아주 중요합니다. 운전자와 보행자가 서로의 안전을 위해 꼭 지켜야 하는 중요한 약속입니다. 하지만 이런 엉터리 신호등은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를 위험하게 합니다. 신호를 무시하는 차량들이 생기게 되며 더불어 보행자들의 안전은 위협받게 됩니다. 만약 이 이상한 신호등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학교는, 관할 경찰서는 아무런 책임이 없을까요.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에도 탑재 예정입니다. 오마이 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대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삼진고등학교, #신호등, #진동,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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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보다는 협력, 나보다는 우리의 가치를 추구합니다. 책과 사람을 좋아합니다.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일의 걱정이 아닌 행복한 지금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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