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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이 지난 23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의회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이 지난 23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의회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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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가 지난 9월 추경안을 심의하면서 사무공간 확보를 위해 4억 원의 예산을 슬그머니 포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시민단체가 반납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대구시의회는 공간 부족으로 업무추진에 장애가 된다며 반드시 필요한 예산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구시의회는 지난 9월 26일 '2014년도 대구광역시 제1회 추가경정 세입·세출 예산안' 6조3388억 원을 가결하면서 관련 상임위인 기획행정위원회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하지도 않고 사무공간 확보예산 4억 원을 포함시켰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시민단체는 대구시의회가 대구시와 밀실야합을 통해 예산을 확보했다며 전액 반납하라고 요구했다. 대구시의회가 절차를 무시하고 사업계획이나 집행계획 등 관련 근거도 없이 예산 확보에만 열을 올렸다는 지적이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대구시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의회가 오히려 절차를 무시하고 밀실에서 야합했다"며 "대구시가 올린 예산도 아니고 의회 상임위나 예결위에서 논의된 예산도 아니다 보니 절차가 무시되고 아무런 근거자료가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복지연합은 특히 4억 원은 종잣돈에 불과하다며 "정확히 어디에 사용되는지도 모르는 돈이 내년에 추가로 20억 원 가까이 더 투입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절차 어긴 대구시의회

이처럼 시의회를 비난하고 나서자 대구시의회는 지난 23일 기자들을 청사 구석구석 안내하며 공간이 부족해 업무추진에 방해가 될 정도라며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나섰다.

대구시의회 이동희 의장은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이대로 두고 보다가 물러나는 것은 양심상 할 수 없다"며 "내 누이고 가족이라면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모습을 그냥 두고 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장은 "지난 추경 때 긴급하게 4억 원을 배정한 것은 시정부가 제2청사를 확보해나갈 때 시의회의 부족한 공간을 확보해 주겠다고 구두로 약속했기 때문"이라며 "대구시의회와 대구시의 조직개편이 급격하게 이루어져 심의할 여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의장은 시민단체의 비판에 대해 "완벽하게 절차를 따랐다고 할 수 없고 미흡한 점도 있지만 일단 공간을 확보하고 설계, 안전진단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추후에는 시민들의 여러 의견을 들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의회
 대구시의회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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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는 1926년과 1956년에 건축된 노후 건물을 칸막이 공사를 하고 현재까지 쓰고 있어 공간이 부족하고 의정업무 추진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며 리모델링을 하거나 사무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회의장의 경우 집행부 공무원석은 33석이 필요하지만 현재 22석에 불과하고 열 간 간격이 15cm, 벽면통로 간격이 30cm로 이동시 동선의 폭이 매우 협소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의회 접견실은 공간이 협소해 단체방문객이 10명을 초과할 경우 좌석 부족 등으로 의전결례까지 발생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건설교통위원회 회의실은 복도가 없고 건물 옥상이어서 공무원들이 우천시에는 우산을 쓰고 대기하거나 겨울철에는 추위에 떨면서 회의를 지원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대구시공유재산관리조례에 따르면 직무관련 1인당 사무실 면적이 7.2㎡이나 일부 상임위원실은 1인당 3.7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동희 의장은 "의장실을 호화롭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편의를 주고자 하는 것"이라며 "현재 의장실을 규모가 작은 접견실로 옮기고 현 의장실을 접견실로 활용해 20명 정도의 방문객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의장실은 87.48㎡이고 접견실은 58.32㎡이다.

이동희 의장이 추경예산 편성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나서자 복지연합은 이 의장을 향해 "달을 가르키는데 손가락만 쳐다본다는 느낌을 지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복지연합은 "예결산위 등 의정활동 전 과정에 대한 공개원칙과 재발방지 대책은 언급도 없이 해명으로만 일관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시민들의 의견에 따른다면 대구시의회 차원에서 시민원탁회의를 개최해 결론을 내자고 제안했다.


태그:#대구시의회, #리모델링, #우리복지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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