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기노 키키는 가수와 배우, 영화 감독까지 다양한 방면을 경험한 만능 엔터테이너다. 다양한 경험은 그의 영화 <탁수>에서 그대로 발현됐다. 스기노 키키는 올해 열린 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탁수>로 신인 감독상을 수상했다. 지난 5일 부산국제영화제 비프홀 2층 인터뷰 룸에서 스기노 키키와 직접 인터뷰를 나눴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스기노 키키

스기노 키키 ⓒ 스기노 키키


첫 작품 <탁수>, 부산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 수상

- 감독으로서 첫 작품이다. 
"<탁수>라는 영화를 처음 기획하게 된 건 6년 전의 일이다. 이 영화를 꼭 발리에서 찍고 싶었다. 배우와 제작사를 만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어떤 방식으로라도 영화를 잘 만들고 싶었다. 여주인공을 내가 하려고 했는데 직접 하는 것보다 다른 배우가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섭외를 시작했고, 촬영에 들어갔다."

- <탁수>는 어떤 내용의 영화인가.
"죽어가는 남편과 그의 아내가 발리에서 생과 사를 경험하는 내용이다."

- 배우에서 감독으로 전환점이 있었다면.
"영화 제작은 2008년부터 시작했다. 배우는 '기다림'을 받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감독의 선택을 기다리고, 촬영할 때도 기다려야 한다. 반면 감독이라는 직업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배우를 하다 보면 내가 하고 싶은 역할을 할 수 없을 때가 많지만, 감독은 내가 하고 싶은 역할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었다."

- 지난 4일 신인 감독상을 받았는데, 소감 한마디 한다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지 6년 정도 되어간다. 정말 인연이 깊은 영화제다. 배우로서 처음 나온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고, 프로듀서로 처음 참여한 영화도 처음으로 나왔다. 처음 감독한 작품도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됐다. 더불어 신인감독상까지 받아 정말 영광이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영화를 소개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의 다양한 영화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다양한 사람과 만나면서 배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 감독의 매력과 배우의 매력은 어떻게 다를까.
"나는 연기를 정말 사랑한다. 연기를 보는 것과 하는 것 모두 좋아하기 때문에 영화를 사랑한다. 배우라는 직업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해주고, 감독은 자신의 세계관과 생각을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 배우로서 어떤 장르의 영화를 하고 싶나?
"'광기 있는 여자' 역할을 해보고 싶다. 모든 사람의 내면에는 숨겨진 면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평소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그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 같은 역할을 한 번 해보고 싶다."

- 다음 차기작은?
"한·일 합작인 <망각>을 구상하고 있다. 기억과 언어에 대한 주제를 다룬 영화인데, 판타지물이다. 나의 생각과 어머니의 생각을 섞어 만든 영화다."

- 작품을 구상할 때 어디서 주로 영감을 받는가?
"어릴 적부터 고민을 했던 것을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다른 영화를 보며 영감을 얻을 때도 있다. 일상에서도 힌트를 얻는다."

- 본인에게 '영화'는 어떤 의미인가.
"내 한국 이름이 서영화다. 서영화라고 이름을 지은 이유는 영화를 그만큼 사랑하기 때문이다. 내게 영화라는 단어는 제일 가깝기도 하면서 먼 것 같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T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스기노 키키 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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