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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2011년 10월 5일 타계.
 스티브 잡스. 2011년 10월 5일 타계.
지난 9월 10일 오전 2시(한국시각) 애플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의 출시를 공식 발표하였다. 기존에 잡스가 고수하던 손안의 휴대전화란 개념을 버리고 화면의 대형화를 표방한 것이다.

세상에 없던 제품, 최고의 제품, 혁신을 강조한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었다면 과연 이런 제품이 나올 수 있었을까?

삼성의 갤럭시 노트를 모방함으로써 시장을 선도하던 이미지도 버렸다. 잡스를 여전히 추종하는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며 경쟁사인 삼성으로는 또 다른 위기이기도 하다.

10월 5일이면 잡스가 우리 곁을 떠난지 3주년을 맞이한다. 고인(故人)이 된 후에도 여전히 실리콘밸리에서 존재감을 갖고 있는 잡스는 괴짜 같으면서도 독창적인 스타일과 행동,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 도전 정신으로 수많은 사람들과 기업가들에 많은 영감을 줬다.

그를 잊지 않고 있는 사람들과 언론에서는 잡스와 견줄만한 인물이 아직까지는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과연 누가 그의 자리를 이을 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우주와 스마트홈 시장에 뛰어든 제프 베조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잡스에 가장 근접한 인물로 떠오르는 기업인은 아마존닷컴의 CEO 제프 베조스다. 베조스는 1994년 인터넷으로 책을 파는 아마존을 연 이후 현재 분유에서 디지털 기기에 이르기까지 온갖 상품을 구비한 매출 80조 원에 달하는 종합 쇼핑몰로 성장시켰다.

또한  미국 전역에 갖춘 창고 유통망과 드론이란 첨단 기기를 통해 소비자가 컴퓨터 마우스로 클릭해 주문하면 단 며칠 안으로 가정의 현관문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베조스는 잡스처럼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기질을 갖고 있다. 2000년엔 우주선을 만드는 블루오르진이란 항공회사를 창립하였고, 2007년에는 전자책 '킨들'을 도입해 애플이 장악하고 있는 태블릿PC 시장에 도전했다. 차고에서 창업한 스토리에서부터 청중을 휘어잡는 능숙한 프레젠테이션까지 잡스와 베조스는 닮은 점이 많다.

2013년엔 유력한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를 전격 인수하여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으며, 최근엔 인터넷에 연결된 스마트홈 기기 개발과 웨어러블 사업을 강화함으로써 구글과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우주항공을 선도하고 있는 블루오리진이 최근 보잉과 록히드 마틴의 합작 기업인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와 계약을 체결해 로켓 엔진 개발을 맡기로 하는 등 세상이 무모하다고 여기는 길을 걷고 있는 제프 베조스는 인류 최고의 혁신가인 스티브 잡스의 계보를 잇는데 손색이 없다.

아이언맨의 실제 인물 엘론 머스크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CEO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CEO
작년 말 미국 <포천>지가 '올해의 기업인'으로 선정한 50인 중에 1위를 차지한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불모지인 전기차 산업뿐만 아니라 우주항공 및 태양광 전지 업체를 이끌고 있는 진정한 산업의 혁명가이다.

지난해 테슬라의 매출은 20억 달러(약 2조1200억 원)를 돌파, 전년 대비 12배 증가했다. 주가도 4배 이상 뛰었다. 하지만 창립 이후 11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혹자는 전기차의 배터리 충전시간과 무게를 해결하지 못하면 전기차 시장은 조만간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우주항공산업을 이끌고 있는 스페이스X 산업은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멸종을 대비해 화성 이주를 꿈꾸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엘론 머스크는 2013년 로스엔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를 시속 6500km로 달리는 '진공 총알 열차' 구상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하이퍼루프(hyperlloop)'라 불리는 이 열차는 진공상태의 관속으로 특수 제작한 객차를 초음속으로 쏘아 승객을 이동한다는 것이다. 실현이 된다면 차로 6시간이 걸리는 로스엔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간의 거리를 단 30분 만에 주파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 속의 아이맨처럼 상상력과 거침없은 도전정신으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걷고 있는 엘론 머스크는 어쩌면 스티브 잡스를 넘어서는 이 시대 최고의 혁신가로 거듭날지도 모른다.

청바지에 후드티 입는 억만장자 주커버그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
잡스에 견줄만한 사람으로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CEO 마크 주커버그도 자주 꼽힌다. 잡스처럼 주커버그도 대학을 자퇴했고,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바꿨다는 점이 닮았다.

그런 마크 주커버그가 최근 15억 상당의 자동차(파가니의 와이라)를 구입했다. 평소 검소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주커버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자동차다. 물론 그의 재산(약 $3,800,000,000으로 우리돈 약 3조 9천억원)과는 아주 잘 어울리긴 하지만, 그와는 대조적으로 주커버그는 정작 공식석상에서는 자주 후드티에 청바지, 슬리퍼를 신고 다닌다. 잡스가 생전에 검은색 터틀넥에 청바지를 고집하는 것과 비슷하다.

최근 주커버그는 전 인류가 인터넷을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인터넷 이용자는 약 30억 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가량이다. 주커버그는 나머지 3분의 2를 차지하는 50여억 명도 인터넷 무대로 끌어들이자는 것이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삼성전자, 퀄컴 등 전자·IT 기업들과 협의체를 구성하기도 했다.

또한 주목해야 할 점은 주커버그가 최근 IT산업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빅데이터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페이스북을 날로 혁신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페이스북 외예는 구체적인 추가 사업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새로운 사업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지도 모른다. 그는 여전히 스티브 잡스를 잇는 후계자 명단에 올라와 있다.

알리바바 상장으로 일본내 최고 갑부가 된 손정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혁신을 주도하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지난 2008년 아이폰이 일본 시장에 상륙할 당시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 대신 독점 판매권을 가져가면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일본 내 이동통신 가입자수 기준으로 도코모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3년 6월 미국 3위의 이동통신업체인 스프린트 넥스텔을 인수하면서 미국 통신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몽골 사막의 바람을 이용, 초대형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해 주변 나라들의 전력망을 하나로 묶어 사용하자는 구상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는 개인 돈으로 1300억원을 기부했는데 이는 일본의 세계적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야나이 다다시 사장의 의연금을 뛰어넘는 액수다.

이대호 선수가 활약하는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구단주 이기도 한 손정의는 재일동포 3세이며, 대물림이나 정경유착 재벌이 아닌 자수성가형 거부다. 이런 손정의가 지난 9월 19일 중국 최고의 온라인 사이트인 알리바바의 뉴욕 주식시장 상장과 더불어 일약 일본 최고의 갑부로 등극했다.

그는 이 회사 지분 34.4%를 가진 최대 주주로 이번 상장의 최대 수혜자다. 2000년 205억 원 투자로 14년 만에 59조 원을 거머쥐어 3000배 투자수익률을 올렸다. 알리바바는 상장과 함께 시가 총액 170조 원에 달하며 구글, 페이스북에 이어 글로벌 인터넷기업 3위를 차지했다. 

2000년 마윈(51)이 창업한 알리바바는 중국 제조업체와 해외 바이어를 연결해주는 작은 온라인 사이트로 출발했다. 지금은 중국시장 80%를 장악하는 중국판 G마켓으로 불린다. 손정의는 당시 무명이나 다름없던 청년 마윈을 만나 6분 만에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의 골든타임이 빛나는 혜안(慧眼)이다. 이런 승부사적 기질과 인류애적 사명감은 스티브 잡스의 후계자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디자인의 신' 애플의 조나선 아이브

조나선 아이브 애플의 수적디자이너
 조나선 아이브 애플의 수적디자이너
최근 애플에 18년 몸 담아온 그렉 크리스티 부사장이 회사를 떠나고 그가 이끌던 소프트웨어 디자인 그룹 '휴먼 인터페이스' 팀을 조나선 아이브 부사장이 총괄하고 있다.

아이폰 시리즈의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진두지휘해 온 핵심 디자인 임원인 크리스티가 물러남으로써 아이브는 명실상부 애플의 모든 디자인을 책임질 뿐 아니라 팀 쿡을 이을 핵심 후계자로 입지를 굳이고 있다.

주요 외신은 애플의 '스타 디자이너' 아이브 부사장의 역할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넓어지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앞으로의 방향 전환을 예상하게 한다.

크리스티 부사장의 퇴임을 처음 보도한 나이투파이브맥은 "애플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디자인이 혼합되고 있다"며 "엔지니어링 그룹인 페데리기 부사장에게 보고할 때와 달리 아이브 부사장 아래에서 새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이브 부사장의 입지가 상당하다며 "팀쿡 다음으로 인지도가 높은 애플 임원이며 스티브 잡스의 절친으로서 애플 디자인 감성의 지도자같은 사람"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천만금을 주고도 바꾸지 않을 사람'이라고 스티브 잡스가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한 애플 디자이너 조나선 아이브는 애플 내에서는 잡스의 후계자로 꼽힌다. 그는 혁신적 디자인으로 평가받는 맥 컴퓨터와 아이팟, 아이패드를 탄생시킨 인물이다. 1992년 애플에 입사한 아이브는 초기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아이팟 시리즈를 히트시키며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반열에 올랐다. 외신들은 그를 '디자인의 신'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브는 '디자인의 신'은 될지언정 '혁신의 아이콘'이 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그에게는 아직 제품에 대한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안목이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현재의 혁신성과 도전정신 등을 감안할 때, 스티브 잡스를 대신하여 현 시대를 이끌어갈 창조적 개혁가로는 제프 베조스와 엘론 머스크가 좀 더 앞서있는 것이 사실이다.


태그:#스티브 잡스, #혁신의 아이콘, #포스트 잡스, #제프 베조스, #엘론 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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