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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캐나다 국빈방문, 유엔총회 참석을 마치고 26일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캐나다 국빈방문, 유엔총회 참석을 마치고 26일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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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4박 7일간의 캐나다·미국 방문을 마치고 26일 귀국했다. 이번 순방 기간 동안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 수석의 사퇴 파동 등 악재가 불거졌지만,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순방 효과에 힘 입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조사해 26일 공개한 여론조사(전국 성인남녀 1001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를 보면,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응답이 49%로 지난주 대비 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월호 참사 이후 최고치다. 부정 응답은 44%로 지난주 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한국갤럽은 긍정 응답률 상승의 요인으로 북미 순방을 꼽았다. 이번 조사에서 직무 긍정평가 이유 중 '외교·국제관계'를 꼽은 응답이 지난 주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주관이 있다, 여론에 끌려가지 않는다'라는 응답도 23%에 달했다.

오름세로 전환된 대통령 지지율... 줄줄이 대기 중인 악재들

과거 순방 직후처럼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반짝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앞으로 박 대통령이 마주해야 할 국내 현안은 만만치 않다. 잘못된 해법을 내놓을 경우 해외 순방으로 다소 오른 지지율을 까먹을 악재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우선 반복되고 있는 '인사 실패' 수습이다. 지난해 5월 방미 때 '윤창중 성추행 사건'으로 시작된 '인사 참사' 논란은 이번에도 반복됐다. 고등교육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송광용 전 수석의 갑작스런 사퇴를 불러온 청와대의 사전 검증 시스템 부실은 박 대통령의 순방 중 다시 도마에 올랐다. 청와대가 인사 실패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사퇴 이유를 숨기고 거짓말을 했다는 비난도 커졌다.

청와대 내부 인사뿐만 아니다. 정부 산하기관 인사에서도 어김없이 낙하산·보은 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는 지난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곽성문 전 한나라당 의원을 사장 후보로 추천했고, 방송통신위원회는 박 대통령이 귀국하는 날 임명장을 줬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부적격 낙하산 인사'로 규정한 코바코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에 막혀 사장 취임식을 열지 못했다. 

곽 전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후보 추천 전부터 이미 내정설이 파다했다. 여기에 도덕성 문제도 거론된다. 지난 2005년 대구지역 경제인들과의 회식에서 정치자금을 주지 않는다며 맥주병을 던지는 등 추태를 부린 전력이 있고, 과거 '옛 중앙정보부의 프락치' 의혹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그런가 하면 24일에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한국적십자사 총재에 선출됐다. 곽 전 의원이나 김 회장 모두 해당 분야 전문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권력 핵심의 입김이 작용한 전형적인 낙하산·보은 인사로 볼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낙하산 인사 근절'을 약속했고 최근 '관피아 척결'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 인사에는 이 원칙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대선 공약 위반이라는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야당은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의 끝판왕"이라며 '관피아'에 빗대 "친박들, 박피아의 영전 행렬"이라고 꼬집었다.

정부, 비리 재벌총수 사면 여론 떠보기... 대선공약 파기 비판

박 대통령이 해외에 있는 동안 재벌 봐주기 논란도 불붙었다. 황교안 법무장관이 24일 언론 인터뷰에서 "잘못된 기업인도 여건이 조성되고 국민여론이 형성된다면 다시 기회를 줄 수 있다"며 재벌 총수들의 가석방이나 사면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자 바로 다음날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전적으로 공감한다"라며 "기업인이라고 지나치게 원칙에 어긋나게 엄하게 법집행을 하는 것은 경제 살리기 관점에서 도움이 안된다"고 맞장구를 쳤다. 최 부총리까지 나선 것으로 봐서는 청와대와 교감 하에 재벌 총수 봐주기가 상당 부분 진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사실상 사면 방침을 굳히고 여론 떠보기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 또한 박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약속한 '비리 기업인 무관용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비리 재벌 총수 사면이 현실화할 경우 대선 공약 파기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대하는 새누리당의 태도도 다소 냉랭하다. 이날 새벽 박 대통령이 귀국했지만 새누리당 내부에서 환영이나 수고했다는 덕담은 나오지 않았다. 박 대통령 귀국 후 열린 새누리당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 등이 기자들 앞에서 공개 발언을 했지만 세월호 특별법과 본회의 개최 문제 등에 대해서만 언급하는 데 그쳤다.

당 인권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한성 의원만이 "어제 박 대통령이 유엔총회연설을 통해서 북한인권 상황, 전시 위안부 인권침해 사실 문제해결을 위해 국제사회 관심과 협조를 촉구했다"라며 "국회차원의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귀국 후 이날 하루 일정을 비우고 청와대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순방 성과를 정리하고 국내 현안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말에도 세월호 특별법 협상 상황, 송 전 수석 사퇴에 따른 후속 인사 등 국내 현안에 대한 해법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29일 공식 행보를 재개한다.


태그:#박근혜, #송광용, #곽성문, #김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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