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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모기는 크고 독충이 더  세고 지능이 있다. 쉽게 잡혀주질 않는다. 그래서 더욱 무섭다.
 가을 모기는 크고 독충이 더 세고 지능이 있다. 쉽게 잡혀주질 않는다. 그래서 더욱 무섭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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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름 밤의 성가신 존재. 밤이면 '모기 귀신'이 보인다. 모기는 단순히 밤잠을 깨우는 훼방꾼이 아니다.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말라리아는 매년 10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다. 모기는 말라리아 외에도 일본뇌염·뎅기열 등 치명적인 질병을 옮기는 독충이다.(책 '의심 많은 교양인을 위한 상식의 반전' 중에서)

여름에는 안 보였던 가을 모기의 습격이 시작됐다. 벌써 이놈들과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치른 지 한 달이 되었다. 벌써 210마리의 모기가 내 눈앞에서 압사당했다. 그럴 때마다 시뻘건 피가 하얀색 벽을 뒤덮는다. 잠도 설친다. 모기한테 물린 곳은 부풀어 올라 미칠 지경이다. 아 지독한 가을 모기여!

최근엔 거대 지능형 모기가 등장했다. 이놈은 인간과의 전쟁을 즐기는 놈들이다. 새벽 3시가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 피의 혈투를 치른다. 귀에서 들려오는 모기 사이렌 경고소리가 너무 무섭다. 불을 켜고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기들을 전사시킨 후 이내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지만 사이렌 소리는 어김없이 내 귓가를 맴돈다.

그렇게 한 마리, 두 마리... 총 일곱 마리의 피를 터뜨리고 나서야 긴 혈투가 끝난다. 작은 방안이 온통 피바다이다. 그것도 내피로만 물들인 형상이다. 모기는 그렇게 모두 소멸됐지만 그걸로 끝난 것이 아니다. 가을 모기는 지능을 갖추고 있어 어디서 알을 까고 숨었다가 이내 다시 공격모드로 들어간다. 아, 정말 미쳐버리겠다.   

불 끄면 나타나고, 불 켜면 금방 숨어버리는 가을 모기

#. 이놈의 가을 모기. 앵앵거림에 불 켜고 기다리게 만드네. 불을 딱 키면 금방 사라져. 암튼 잡아 죽이고 자야 깔끔하게 코 골지...디져써. 이 모기시키.

어느 네티즌의 하소연이다. 모기의 습격이 갈수록 교활하고 강해지고 있다. 아는 지인들과 만나 모기의 추억을 이야기할라치면 손사래부터 친다. 그만큼 모기에게 당한 설움이 크다는 의미다. 과거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슈퍼급 가을 모기들은 도대체 어디서 왔단 말인가.

곤충 백과사전에 따르면 모기는 몸길이가 10mm 정도인 작은 곤충이다. 고온다습하고 더러운 환경에서 잘 자란다. 번식의 명수다. 연못이나 하수구와 같이 고인 물이 있는 곳에 한 번에 200여 개의 알을 깐다. 오후 7시 이후, 25~30°C에서 가장 힘이 좋다.

모기가 날 수 있는 높이의 한계는 대략 7~8m. 건물 2층 정도 높이다. 실제로는 그 이상 날아오르지 못하지만 무척 가벼워 바람을 타고 좀 더 올라갈 수는 있다. 고층 건물에서 보이는 모기는 사람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집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2mm의 아주 작은 구멍만 있어도 몸을 움츠리고 들어간다. 배수구를 통해서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술 좋아하고, 더러운 나... 가을 모기의 샌드백 되다

 내 전용 모기채들. 모기를 잡을 때 던지거나 압사를 시킬 때  가장 유용한 전투 수단이다.
 내 전용 모기채들. 모기를 잡을 때 던지거나 압사를 시킬 때 가장 유용한 전투 수단이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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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도 좋아하고 잘 씻지도 않으니 이 지독한 모기가 내방을 점령하는 게 어쩌면 당연하리라. 위키백과에 따르면 술을 많이 마시면 체온이 올라가 모기에 물리기 쉽다. 열이 많고 젖산 분비가 활발한 어린 아기 등도 물릴 확률이 높다. 땀 냄새, 발 냄새, 화장품·바디용품·향수 냄새를 좋아한다. 저녁이나 밤 시간에 땀을 흘리고 씻지 않은 채 자면 모기에 물릴 각오를 해야 한다. 간혹 여성호르몬 냄새를 좋아하는 모기도 있어 임신 중인 여성을 공격하기도 한다.

설명만 들어도 끔찍한 모기의 실체다. 모기는 배고파서 피를 빠는 것이 아니다. 알을 낳기위한 일련의 통과의례였던 것. 인간의 동물성 단백질을 보충해야 알을 성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암컷 모기의 교태, 인간에게는 치명타

인간의 피를 좋아하는 모기는 암컷이다. 특히 알을 밴 암컷은 요란할 정도로 인간을 무차별 공격한다. 무서운 놈이다. 지피지기는 백전불태라 했지만 모기와의 전쟁에선 통하질 않는다. 대체 언제까지 모기와의 사투를 벌여야 하는가.

근 한 달 동안을 모기 때문에 잠을 설쳤다. 그 대가가 너무 컸다. 출근 후 오전 10시 밖에 안 되었는데 몸은 벌써 녹다운이다. 피로의 무게가 너무 무겁다. 눈꺼풀도 자연스레 잠긴다. 큰일이다. 매일 해야 할 일은 산더미인데, 몸의 시계는 벌써 밤 12시를 가리키고 있다. 아, 지독한 가을 모기여. 우리 이쯤에서 전쟁을 끝내자. 화해의 삼팔선을 그어 다시는 만나지 말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인천불교신문> 공동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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