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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은 한국의 시민사회에 의미있는 날이다. 1994년 그날, 한국의 대표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창립했다. 그로부터 20년, 참여연대는 한국 사회 발전의 순간에 함께해왔다고 평가받는다. <오마이뉴스>는 참여연대와 공동으로 참여연대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말]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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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두 사람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지낸 사람들이다. 그들은 떠났지만, '참여연대'라면 이들의 이름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현직 활동가들은 이런 고민을 많이 한단다.

'박원순, 조희연과 우리는 남이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이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는 "박 시장이나 조 교육감은 일찍 참여연대를 떠났다"라며 "현재 두 사람은 행정의 일을 하기 때문에 참여연대와 직접 관련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이념이 없는 비당파적 시민단체"라며 "굳이 스펙트럼을 구분하자면 중도 좌파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진보든, 보수든 가감없이 비판해야 한다"라면서 "우리 활동의 중요한 원칙이 정치적 독립"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18일부터 7월 26일까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9일간 곡기를 끊었다. 광화문 광장과 국회 농성장 그리고 청와대 앞 농성장을 오가며 유가족들과 함께했다. 그 사이 5kg가 빠졌단다. 그는 고착화되고 있는 세월호 정국에 대해 정치권을 질타했다.

"결국 정치의 문제다. 이제라도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안을 내놔야 한다. 추석 민심이 무섭다. 국민들은 가족이 불합리한 주장을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다 안다. 여야가 기소·수사권에 준하는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는 또 박 대통령에게 경고했다. 계속 침묵하면 조기에 레임덕(임기 말기 지도력 공백 현상)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라며 "이런 식으로 '남탓'을 하고 책임지지 않으면 조기 레임덕이 올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에는 개혁을 말했다, 현재 국민들은 따뜻한 정부를 원한다"라며 "지금까지 차갑고 무서운 박 대통령 이미지만 남았다"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태호 사무처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박원순, 조희연 격의 없다...실수해도 권위 내세우지 않아"

- 참여연대 하면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교육감을 빠뜨릴 수 없다. 이태호 처장은 두 사람과 많은 일을 해왔다. 기억 남는 에피소드는?
"박 시장의 에피소드는 너무 많다. 그는 지독한 일벌레였다. 해외 출장 갔다오면 노트 한 권을 준비해왔다. 노트에는 앞으로 우리가 해야할 일의 목차가 적혀 있었다. 이것도 생각해보자, 저것도 생각해보자는 아이디어 수준의 목록들이었다. 나는 아직도 박원순 사무처장이 보내준 메일을 보관하고 있다. 월요일이 되면 각 부서별로 일의 리스트가 나열돼 있었다."

- 그중에서 몇 개 안 하고 버티면 어떻게 되나?
"박 시장은 그 리스트를 절대 까먹지 않았다. '일폭탄'을 던졌는데도 박 시장은 꼼꼼하게 다 챙겼다."

- 조희연 교육감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박 시장도 그렇지만 조 교육감도 격의가 없다. 자기를 비판하든 칭찬하든 직함이나 나이 등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다. 그래서 두 사람에게 말 실수를 하거나 실례를 범하기도 했지만 이에 대해 한 번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참여연대는 비당파적 중도좌파 시민단체"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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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 외에도 김기식·박원석 사무처장은 국회의원이 됐다. 정치권으로 간 인사와 거리를 유지하는 게 고민이 될 것 같다.
"아직까지는 큰 어려움이 없다. 박 시장이나 조 교육감은 일찍 참여연대를 떠났다. 관둔 지 최소 10년은 넘었다. 그리고 두 분 다 행정의 일을 하고 있다. 권력 감시 기능이 중심인 참여연대가 직접 감시하지 않는다.

물론 국회의원 두 분은 감시 대상이다. 기본적으로 참여연대 현 직원이 정치권에는 못 간다. 하지만 참여연대 출신이라면 말리지는 않는다. 간다고 해도 우리는 똑같은 감시자의 눈으로 대한다. 구체적인 법안에 대해 같은 의견일 때는 협조하고 반대일 때는 비판할 수 있다."

- 시민사회와 정당정치와의 관계로 연결될 것 같다. 참여연대가 정파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참여연대는 이념이 없는 비당파적 시민단체다. 굳이 스펙트럼을 구분하자면 중도 좌파 정도다. 정치세력과 이해관계를 갖지 않는다. 진보든 보수든 가감없이 비판해야 한다. 그래서 참여연대의 중요한 원칙이 정치적 독립이다. 기본적으로 인맥과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더라고 해도 기본적인 정책 방향이 우선한다. 정당의 노선을 가지고 협력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필요한 경우에는 여당과도 협력한다."

- 무상급식, 반값등록금, 무상교통과 같이 생활 의제를 발굴하는 게 있나?
"참여연대 20주년 새 비전에는 우리가 환경문제나 안전문제를 다룬다는 것이 있다. 사실 우리의 전공은 아니지만 세월호 문제를 겪으면서 핵발전소의 위험성에 대해 환경단체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됐다. 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시민사회에 청년이 없어지고 있다. 시민운동의 미래세대를 육성하는 것과 관련해 청년 참열르 촉진할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야 한다. 청년들의 사회참여를 돕도록 하겠다."

"국민들은 세월호 유가족 요구 무리하지 않다는 것 알아"

- 유가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하면서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여당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시민사회가 이를 타개하기 위한 묘안이 없을까.
"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성역없는 진상규명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과거와는 다른 훨씬 실효성있는 강력한 기소·수사권을 갖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여야는 그에 준하는 방법을 내놓지 않고 유가족들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정치의 문제다. 이제라도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안을 내놔야 한다. 추석 민심이 무섭다. 국민들은 유가족이 불합리한 주장을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다 안다. 여야가 기소·수사권에 준하는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

- 박근혜 정부, 1년 6개월이 지났다. 그 동안 국정원 대선개입, 세월호 참사로 거리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나머지 3년 6개월, 어떻게 전망하나.
"지난해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으로 많은 시민들이 거리에 나왔다. 세월호 사고 이후에는 특별법 때문에 480만 명이 서명했다. 대한민국 인구 10분의 1이 서명을 한 것이다. 이는 불행한 일이다. 그만큼 소통의 막혀 있었고 정치와 미디어가 제기능을 못했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남탓'만 하고 책임지지 않으면 조기 레임덕이 온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 개혁을 말했다. 현재 국민들은 따뜻한 정부를 원한다. 지금까지는 차갑고 무서운 박 대통령의 이미지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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