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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내려 놓으면 자유롭고 분별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를 내려 놓으면 자유롭고 분별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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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불사 신도들이 구천을 떠도는 모든 영가의 극락왕생을 빌고 있습니다.
 성불사 신도들이 구천을 떠도는 모든 영가의 극락왕생을 빌고 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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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에는 노력과 정성이 스며있습니다. 인연에 따른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도 많은 어려움이 있더군요. 살아갈수록 불가에서 말하는 "삶=고행(苦行)"임을 느끼는 중입니다. 이 고행은 자신이 지은 업(業)으로 인한 것이기에 스스로가 이겨내는 길이 최선임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살이 만만찮습니다. 만만하고 편한 세상살이가 되려면 결국 <나>를 다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행복과 불행은 스스로가 짓는 것이니, 결코 남을 탓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덕을 쌓고, 남을 위하는 일로 복을 지을 수밖에.

삶, 쉽지 않습니다. 모든 죄악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서 생기는 것. 늘 참고, 적은 것으로 만족하려고 하나, 끝없는 욕심 속에서 좌절하고 분노하는 일상의 반복입니다. 자신을 구속하는 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몸으로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영혼과 육신의 자유를 구하기 위해 경남 창원 성불사에 갔습니다. 지난 8월10일(음력 7월15일) 백중을 맞아 백중 49재기도 회향법회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성불사 백중기도는 지난 6월29일 1제를 시작으로 8월10일 회양까지 7회 동안 열렸습니다.

백중, 목련존자가 아귀도의 어머니를 구하는데서 유래

 지난 10일 열린 경남 창원 여항산 성불사의 백중기도회
 지난 10일 열린 경남 창원 여항산 성불사의 백중기도회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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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보현 보살의 영가 극락왕생 춤 공양.
 이보현 보살의 영가 극락왕생 춤 공양.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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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암송해 줄까?"

성불사로 가던 중 지인은 차 안에서 의향을 물었습니다. 종종 있어왔던 일이라 "고맙습니다!"고 했습니다. 그가 <금강경>에 독송에 몰입했습니다. 금강경 내용이 무한 위로를 주었을까? 아님, 금강경을 온전히 담아 전달하는 그의 마음이 평안을 주었을까? 암튼 여유로운 기분이었습니다. 다음은 금강경 사구게(四句偈)입니다.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凡所有相 皆時虛忘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무릇 상이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니, 만약 상이 상이 아님을 바로 보면 곧 여래를 볼 것이다.

불응주색생심 불응주성향 미촉법생심 응무소주 이생기심(不應住色生心 不應住聲香 味觸法生心 應無所住 以生其心) 응당 색(물질)에 머물러서 마음을 내지 말며, 응당 성향미촉법에 머물러서 마음을 내지 말 것이니, 응당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

약이색견아 이음성구아 시인 행사도 불능견여래(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 만약 형상으로 나를 보거나 음성으로서 나를 구하면 이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함이니 능히 여래를 보지 못할 것이다.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일체 현상계의 모든 생멸법은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으며 이슬과 같고 번개와도 같으니 응당 이와 같이 관해야 한다."

오전 9시40분. 성불사에 도착하니 회향 법회는 이미 시작되었더군요. 10여분 늦은 겁니다. 이 늦음은 차 안에서 금강경 독송을 들어야 했던 이유 같기도 합니다. 회향 법회는 천수경 독경, 일반 예불, 영가축원카드 낭독, 이보현 불교무용학원장의 영가 극락왕생 춤 공양, 주지 청강 스님 법문, 영가전 공양, 관계 영가님들의 옷 수령과 소각 등의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우란분경 등에 따르면, 백중 제사를 지내는 것은 "목련존자가 아귀도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하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백중제는 살아생전 자기가 지은 업으로 인해 고통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영혼들을 부처님의 법력에 의지해 해방되는 날입니다. 하여, 백중에는 절에서 부모 등 조상님 이름으로 음식이나 옷을 지어 올렸다더군요.

신도들은 저마다 신심으로, 윤회하며 인연을 맺었던 조상과 부모 형제 및 수자영가 등 자신과 직접 인연이 있고 없음을 떠나 구천을 떠도는 모든 영가를 극락으로 왕생하는 제를 올렸습니다. 두 손 모아 비는 그들의 모습에서 열반을 향한 구도자의 아름다움을 보았습니다.

나를 내려놓으면 걸림이 없고, 자유로우며, 분별이 없다!

 성불사의 백중 49재기도 회향법회.
 성불사의 백중 49재기도 회향법회.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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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불사 주지이신 청강 스님 법문.
 성불사 주지이신 청강 스님 법문.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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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강 스님은 법문에서 화두로 "불가에서 우주 공간 속에 살아가는 우주만물 삶의 본질을 규정한 세 가지 기본 명제인 제행무상(諸行無常), 제법무아(諸法無我), 일체개고(一切皆苦)의 삼법인(三法印)"을 꺼내들었습니다.

"부처님은 제행무상이라 하여 모든 만물은 끊임없이 변한다고 하셨습니다. 인간 역시 <나>라는 고정된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제법무아입니다. 이로 인해 인간 삶은 고통, 즉 일체개고라고 설파했습니다."

인간은 영원하지 않은 존재이기에 존재 자체가 고통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우주만물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고통마저도 사라지기 마련이라는 겁니다. 청강 스님이 법문에서 특히 강조한 <제법무아>는 이러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일체 모든 것은 전부가 실체적인 자아를 가지고 있지 않고, 다만 인연 따라 잠시 그러한 모습으로 나타났을 뿐입니다. 때문에 나를 내려놓는 삶은 걸림이 없고, 자유로우며, 분별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야 아집과 분노, 소유욕, 어리석음 등에서 벗어나 무소유의 즐거움을 누리게 됩니다."

누가 이걸 모르나요. 실천궁행(實踐躬行)이 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우리네 삶을 고(苦)라고 했나 봅니다. '나'와 '너'의 구별이 불평등과 폭력, 행복과 불행을 가져온 것입니다. 이는 인간관계 사이에서 오는 상호 비교가 가져 온 '분별'로 인한 고(苦)인 셈입니다.

세월호 사건과 군 폭력 사망사건은 인간 욕심의 결과

 경남 창원 여항산 성불사 청강 스님.
 경남 창원 여항산 성불사 청강 스님.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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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강 스님의 법문을 듣는 신도들.
 청강 스님의 법문을 듣는 신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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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인간에게 불행과 병, 고통 등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분별이 생기면서 각자의 업에 따라 불행과 병, 고통 등이 뒤따랐습니다. 업은 마음에서 오는 것. 착한 마음이 일면 선업이 되고, 욕심이 생기면 악업이 됩니다. 욕심이 생기면 살인, 욕,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되고, 화도 냅니다. 그 결과가 세월호 사건과 군 폭력 및 사망 사건 등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법회에 참석한 성불사 신도들, 모든 것은 마음에서 오는 것임을 아는지, 빙그레 웃습니다. 스님께서 세월호 사건과 군 폭력 사망사건을 들먹일 때에는 "그래, 맞아!"라며 인간의 욕심을 타박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악업을 없애길 바란다면 진심으로 참회해야 합니다. 진심어린 참회가 아니면 일시적으로 악업이 없어졌다가도 다시 나타납니다. 그 업은 자신에게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기도할 때 자신의 행복보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먼저 비는 것이 우선입니다. 항상 '나는 행복합니다!' 라는 자세로 살아야 행복합니다."

언제부턴가, 웃는 얼굴과 진실 된 말로 남을 대하기보다 거짓 표정과 삿된 말로 사람을 현혹하는 게 일상으로 다가왔습니다. 내가 지은 선악의 결과는 반드시 스스로가 받게 되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도 또 업(業)을 짓고 있습니다. 이처럼 나를 내려놓는 일이 너무 힘듭니다. 그래서 삶은 부단한 정진과 수양이 필요한 듯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영가들의 옷 소각 의식에서 마지막까지 극락왕생을 비는 신도.
 영가들의 옷 소각 의식에서 마지막까지 극락왕생을 비는 신도.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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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불사의 백중 49재기도 회향법회에서 영가님들의 옷을 소각하는 의식을 진행 중입니다.
 성불사의 백중 49재기도 회향법회에서 영가님들의 옷을 소각하는 의식을 진행 중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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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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