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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7·30 재보선 결과와 당의 진로를 주제로 한 글을 보내왔다. 이 의원은 이 기고글에서 당의 혁신이 차기 당권투쟁으로 흐른다면 위기는 해소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편집자말]
'11:4'라는 7·30 보궐 선거의 결과를 처참한 심정으로 맞이한다.

이번 보궐 선거 참패의 원인이 김한길-안철수 대표체제의 무원칙한 공천과 무전략 때문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유리한 정치 정세가 참패로 귀결된 게 지도부의 무능 때문이라고만 할 수도 없다.

끊임없이 불거진 계파분열, 공천잡음 등이 국민의 신뢰를 추락시켰으며, 새정치민주연합의 약화-생활시민세력의 부재, 민주개혁세력의 분열과 내부규율의 부재, 젊은 세대와의 단절, 민주화 이후 급변하는 사회·사회구성원의 의식변화와의 괴리, 새로운 비전의 부재-라는 구조적 원인에 기인한 것이다.

형식적 쇄신흉내로 위기 해소되지 않아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31일 오전 7.30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힌 뒤 국회를 떠나고 있다.
▲ 김한길, 안철수 재보선 참패 책임 '사의'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31일 오전 7.30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힌 뒤 국회를 떠나고 있다.
ⓒ 유성호/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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땜질식 처방, 의례적 혁신 흉내 등으로는 이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 2004년 전 국민이 차떼기 한나라당에 환멸을 느끼던 절체절명의 순간, 7%대였던 지지율을 50% 대로 끌어올렸던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천막당사' 시절 이상의 내려놓기와 확실한 대안 제시로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은 다음과 같은 국민의 요구와 시대적 요청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하나, 새정치민주연합의 미래가 계파투쟁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 친노에서 비노로 비노에서 친노로, 계파별로 당권을 이동시키는 계파투쟁 수준으로는 결코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근본적 쇄신 없이 얼굴 몇 명 바꾸는 형식적 쇄신흉내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위기가 해소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국민적 신뢰 추락을 가속화할 것이다. 

하나, 우리의 미래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광범위한 논의를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 계파별로 안배된 비대위원들로 구성된 비대위가 구성되고 어떤 전략이나 당내 민주주의도 찾아볼 수 없는 차기 당권투쟁이 전개된다면, 그 끝에서 우리는 색깔은 다르지만 본질에서는 변함없는 정치쇼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이는 2016년 총선·2017년 대선의 참패로, 새정치민주연합의 회생은 불가능한 것으로 이어질 것이다.

지루하더라도 참고 견디며 더 많은 논의, 더 많은 참여를 통해 최선의 통합적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투쟁해 온 산 역사로서의 새정치민주연합의 발본적 개혁을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책임있는 시민들에게 당 개방해야

기초연금안 도입 질의하는 이언주 의원
 기초연금안 도입 질의하는 이언주 의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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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당은 책임 있는 시민들에게 개방되어야 한다. 향후 새정치민주연합의 진로를 위한 논의와 투쟁은 결코 현재 기득권을 구성하고 있는 소수의 국회의원들과 당 관계자들에게 독점되어서는 안 된다.

역사 속의 새정치민주연합은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정상화를 위해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참여해 온 투쟁의 산물이다. 당의 주인이 시민, 국민인 것이다.

그러므로 정당에 참여하고, 지지하고, 성원했던 모든 세력들에게 논의의 과정이 모두 공개되어야 하고, 책임 있는 참여자들에게 광범위하게 개방되어야 한다.

당내 최소한의 절차적 민주주의가 사라지면서 당 운영이 예측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당의 신뢰가 추락했음을 잊지 않고 반성해야 한다.

대한민국 정치역사에 큰 역할을 해온 새정치민주연합을 다시 한 번 자랑스러운 정당으로 회생시키는 것이 우리 앞에 놓인 모두의 사명이다. 풍전등화와 같은 당의 운명 앞에 우리 모두 겸허하게 눈앞의 이익을 모두 내려놓을 때 그 역사적 사명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태그:#이언주, #7.30 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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