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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유치원에서 교사가 원생을 상습적으로 학대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유치원 교사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학대에 가담한 다른 교사 3명과 원장·이사장 등도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의 한 유치원에서 보육교사가 원생을 상습적으로 학대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유치원 교사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학대에 가담한 다른 교사 3명과 원장·이사장 등도 불구속 입건했다.
ⓒ CCTV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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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생을 상습적으로 학대해온 유치원 교사들이 경찰에 적발되면서 반복되는 보육시설 내 아동 학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산의 한 유치원 교사인 이아무개(30)씨 등이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원생들을 지속적으로 학대해 온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원생들을 때리거나 밀치는 등 정서적·신체적으로 학대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학대 수준이 심한 이씨는 29일 중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정도가 덜한 교사 3명은 불구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경찰은 아동학대 영상이 담긴 CCTV 저장 하드디스크를 없애려 한 유치원 원장과 이사장도 증거인멸과 관리·감독의무 소홀의 책임을 물어 입건했다. 이들은 경찰에 제출한 지난 5월부터 7월 초반까지의 하드디스크 5개 중 학대 영상이 담긴 2개의 하드디스크를 고의로 바꿔치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아동 학대를 한 사례는 확인된 것만 25건. 피해아동은 16명이다. 류영택 기장경찰서 수사과장은 "피의자들은 훈육 차원이었다고 말했지만 자신들이 보기에도 심한 장면이 있을 정도였다"며 아동 학대 정도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아동 학대 여부를 판단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도 이번 사안을 학대로 판정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반복되는 아동학대를 막을 근절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부산동부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매년 이같은 큰 규모의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보육기관 교사들의 처우가 열악하고 채용 절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자격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교사들을 걸러내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 명의 보육교사가 돌봐야 하는 아동의 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유치원 아동학대 교사 역시 20명이 넘는 아동을 맡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보육교사가 돌봐야 하는 인원수가 많다보니 양육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면서 "아이들을 귀가시키고 난 뒤에도 행정업무를 맡는 등 업무량도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CCTV의 설치가 아동학대 방지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정명화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부의장은 "사안이 터진 뒤에야 책임 소재를 가리는 CCTV로 아동학대를 막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교사들이 제대로 재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대체 교사를 지원하고, 인식을 바꾸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공적인 보육이 될 수 있도록 민간에 90% 이상 맡겨진 보육을 단계적으로 국가와 지자체가 담당을 하도록 만들어 가야한다"면서 "동시에 교사들에게도 처벌만이 아니라 수준있는 교육을 받고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유치원, #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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