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효범

가수 신효범 ⓒ 카라멜엔터테인먼트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l 지난 2012년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던 가수 신효범. 그는 이후 새 앨범 발표 계획을 알리면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그 신곡은 2년이 훨씬 지난 이제야 들을 수 있었다.

가슴 절절한 가사의 '시간이 됐다면'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곡이다. 이 곡을 듣노라면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이들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최근 <오마이스타>와 만난 신효범은 "지금 세상에 나온 것은 이 곡의 운명"이라면서 "위로를 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슬프지만 강요하지 않는 감성..."듣는 사람 위해 비워둬"

신효범은 '시간이 됐다면'에서 담담하게 목소리를 내뱉는다. 섣불리 감정을 강조하지도, 강요하지도 않아서 더 슬프게 느껴질 정도다. 뮤직비디오 역시 직접적인 묘사를 통한 표현보다는 상황 그대로를 비추는 데 집중했다. 신효범은 "죽음, 사별이라는 게 누구에게나 어쩔 수 없이 만나지는 일 아니냐"면서 "덤덤하게 모티브를 던지고, 그 안에서 감정을 가져갈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내가 '슬퍼요'라고까지 하면 듣는 사람에게 제한을 준다. 처음부터 그러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냥 슬플 수밖에 없는 일이니까. 노래가 내 감정으로 꽉 차 있으면 듣는 이의 감정이 들어올 수가 없다. 오버되지 않게 비워둬야 자신의 감정을 담아 들을 수 있다.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것처럼 담담하게 노래했다."

신효범은 혹여 누군가의 아픈 기억을 건드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심 또 조심했다. 부자연스럽게 감정을 강조하기도, 그렇다고 해서 쉽게 이야기하듯이 무덤덤하게 부르기도 애매했다고. 그는 "생전에 나눴던 사랑이라는 감정을 이별 후에는 그리움으로 표현했다"면서 "의연하게 노래하지만, 그 안에 소중함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싱글로 컴백한 이유? "다 들여다보지 않아...하나씩 들려줄게"

 가수 신효범

▲ 신효범 "요즘은 가슴에 담아두는 정서가 없는 것 같다. 뭔가를 아끼고 그리워하며 소중해하는 그런 거 말이다. 노래도 그런 것 같다. '소모품이냐, 힐링하는 의미 있는 존재냐'는 선택하는 사람에 달린 것 같다." ⓒ 카라멜엔터테인먼트


오랜만에 내놓은 곡인데, 1곡뿐인 싱글이다. 신효범은 이미 '음반'에서 '음원'으로 넘어가 버린 음악의 현 소비행태에 맞추는 길을 택했다. "다 들여다보지 않기 때문에 하나하나 들려주기로 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싱글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해보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흔히 '신효범 스타일'이라고 규정된 발라드곡에만 그치지 않고 '특이한' 시도도 해보겠다는 의미다.

"CD가 나오면 누가 사나. 클릭 한 번이면 다운받을 수 있는데. 듣고 버리고. 몇 개월 고생해서 앨범을 내봐야 아무도 안 산다. 요즘은 가슴에 담아두는 정서가 없는 것 같다. 뭔가를 아끼고 그리워하며 소중해하는 그런 거 말이다. 노래도 그런 것 같다. '소모품이냐, 힐링하는 의미 있는 존재냐'는 선택하는 사람에 달린 것 같다."

신효범은 아이돌 음악이 어느새 가요계 주류로 자리매김한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주류'가 아니라고 해서 존재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그렇게 치부되는 데 대한 아쉬움이었다. 그는 "중견 세대는 TV로 정보를 얻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얻는다"면서 "그 사이에서 중견 세대는 소외되고, 외로워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노래는 부르는 사람과 같이 늙어가는 것"

 가수 신효범

가수 신효범 ⓒ 카라멜엔터테인먼트


단순히 음악의 소비 행태만 바뀐 것이 아니다. 공연을 제외하고 나면 노래를 들려줄 곳도, 무대를 보여줄 곳도 없다는 것 또한 서글픈 현실이다. 신효범은 "나이에 따라 감성이 다르다 보니 톡톡 튀는 20대도 40대가 되면 좋아하는 장르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항상 그 자리에서 좋은 노래를 한다면 앞으로 다가올 세대들도 그 감성에 공감하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효범은 가수를 "인생을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목소리만 허락한다면 7~80대에도 노래하고 싶다"는 "잘 늙어가면 그 사람의 노래에 희로애락이 더해질 것"이라고 했다. 어리거나 젊은 시절에만 머물려고 하지 말고, 흘러가는 세월을 목소리와 노래에 담아낼 때 비로소 '깊이 있는' 가수가 될 수 있다고. 신효범은 "노래는 부르는 사람과 같이 늙어간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난 지금도 진행형이다. 사람들은 나의 2~30대를 '전성기'라고 불렀지만 나는 음악을 놓기 전까지가 모두 활동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젠 나도 '음악하고 노래하는 삶이 이런 거구나'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 요즘은 생활에서 느끼는 작은 감정도 노래에 담으려고 노력한다. 듣는 사람들이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

신효범 시간이 됐다면 세월호 참사 전성기 나는 가수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