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

쇼미더머니 ⓒ M.net


24일 방영된 Mnet <쇼미더머니3> 4회에서 오디션 참가자들이 어떤 심사위원 팀에 들어갈지 고민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심사위원들이 선택하는 입장에서 선택을 당하는 설정은 또 다른 긴장감을 선사했다. 참가자 4명 이상이 모이지 않은 팀은 자동적으로 탈락하기 때문에 긴장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

정말로 심사위원 도끼와 더콰이엇은 무대에서 하차할 뻔 했다. 참가자 3명만이 그들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때 MC 김진표가 "자신의 선택을 바꾸고 싶은 랩퍼에게 마지막 한 번 더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비공개도 아니고, 누가 다른 팀을 선택하는지 공개적으로 진행됐다. 3명의 선택만을 받고 심사위원이 떨어지는 일이 일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총 4명의 팀이 있다. 이중 많은 참가자들이 몰린 팀은 경쟁률이 치열해 떨어질 확률이 높아지므로, 참가자들은 다른 팀을 선택할 가능성이 생긴다. 따라서 애초에 한쪽으로 치우쳤던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고루 분배된다. 3명의 선택을 받았던 도끼와 더콰이엇은 2명의 선택을 더 받았다.

경제학 용어로 '죄수의 딜레마'가 있다.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한 선택이 결국에는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불리한 결과를 유발하는 상황을 말한다. 이 상황은 상대방이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른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을 좇다가 불리한 결과를 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쇼미더머니3> 참가자들끼리는 누가 다른 팀을 선택하는지 공개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럴 경우 '죄수의 딜레마'는 일어나지 않고, 현명하고 합리적인 선택만 일어나게 된다. 졸였던 마음은, 단숨에 시시해졌다.

애초에 느꼈던 긴장감은 배신감으로 변했다. 이 상황을 100번 반복해도 심사위원이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놓고, 떨어질 것처럼 연출했다. 물론, 재미와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초기 목적과는 다르게 허무함, 허탈감을 줄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면, 세 개의 바구니에 합격 통지서를 다 넣어놓고 처음에는 한 곳에만 들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건 결코 탈락할 수 없는 심사위원 상황과 비슷하다. 그러나 알고 보니 어떤 바구니를 선택해도 합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처음 느꼈던 긴장감은 반감으로 바뀔 수 있다.

덧붙이는 글 GTN-TV, 위키트리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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