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찝찝한 습기가 공격하는 여름, 시원한 음악은 더위를 식히는 데 일조한다.

지난 14일 그룹 걸스데이가 '달링'(Daring)을 공개하면서 올해 가요계도 여름 시즌송의 포문을 열었다. 잇따라 씨스타, 시크릿, 인피니트 등도 컴백을 예고하면서 여름 음악은 더욱 풍성해질 전망이다.

공개한 지 20년 넘었지만, 여전히 사랑받는 여름송

 듀스 '여름안에서' 뮤직비디오 캡쳐.

듀스 '여름안에서' 뮤직비디오 캡쳐. ⓒ 지구레코드, Mnet


듀스(이현도·김성재)의 '여름 안에서'(1994)는 <리듬 라이트 비트 블랙>(Rhythm Light Beat Black) 앨범에 담긴 곡이다. 지난 2일 방송된 tvN <그 시절 톱 10>에서 가수 성대현은 이현도가 '여름 안에서'를 제작하게 된 일화를 공개했다. "행사차 경포대를 찾은 이현도가 잠을 자다 새벽에 눈을 뜨니 눈앞에 바다와 하늘이 펼쳐져 있었고 그때 떠오른 가사가 '하늘은 우리 앞에 열려있어'였다"는 것. 그의 말대로 "정말 우연히 태어난 명곡"인 셈이다.

'여름 안에서'는 2007년 가수 서연이 리메이크해 색다른 느낌으로 또다시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에도 걸스데이 소진이 <듀스 20주년 헌정앨범>(2013)에서 가수 지조와 함께 현대적인 느낌으로 이 곡을 불렀고, 김범수도 MBC <나는 가수다>에서 '여름 안에서'를 아카펠라 버전으로 재해석했다.

윤종신 9집 <그늘>의 '팥빙수'(2001)도 오랫동안 사랑받는 여름송이다. 통통 튀는 멜로디로 시원한 느낌을 주는 이 곡은 따라하기 쉬운 반복적인 가사가 돋보인다. '팥빙수 팥빙수 난 좋아 열라 좋아. 여름엔 이게 와따야'라며 팥빙수를 만들고 먹는 과정을 재미있게 담았다.

2007년 윤종신은 세련된 느낌을 더해 '팥빙수'를 다시 세상 밖으로 내놨고, 2013년 12월 <행보 2013 윤종신> 앨범에서는 제이레빗의 목소리를 더해 재공개했다. 지난 6월 24일에는 또 다른 빙수송 '눈송이 빙수'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름만 들어도 시원해...여름송의 독보적인 강자 쿨-DJ DOC

 가수 쿨(김성수, 유리, 이재훈).

가수 쿨(김성수, 유리, 이재훈). ⓒ 엠넷미디어


특히 '여름'하면 그룹 쿨(김성수·이재훈·유리)과 DJ DOC(이하늘·김창렬·정재용)를 빼놓을 수 없다. 11집 가수 쿨은 그룹명에서부터 여름 향이 물씬 난다. 이들은 미니앨범까지 포함해 총 9개의 앨범을 여름에 공개했다. 그리고 '악동' DJ DOC는 속이 트이는 시원한 가사로 여름에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곡을 공개했다.

특히 쿨의 대표적인 여름송은 3.5집 <썸머 스토리>(Summer Story)의 '해변의 여인'(1997)이다. 이 곡은 김성수의 '와! 여름이다'라는 장난기 넘치는 외침으로 시작해 이별을 맞은 남자가 사랑을 찾으려 해변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말미에는 새 연인을 찾은 옛 연인을 목격하는 반전도 담았다. 이외에도 쿨의 여름송은 '진주조개잡이'(1997) '맥주와 땅콩'(2000) '해석남녀'(2000) '이 여름 Summer'(2005) 등이 있다.

DJ DOC의 대표 여름송은 <디제이디오씨-썸머>(DeeJayDOC - SUMMER)의 '여름 이야기'(1996)다. 1990년대 분위기가 물씬 담긴 추억의 노래로, 서울 도시인이 바다로 여행을 떠난 이야기다. 이외에도 '런투유'(Run to you, 2000) 'DOC와 춤을'(2000) '나 이런 사람이야'(2010) 등 여름을 겨냥하지 않았어도 여름과 잘 어울리는 신나는 노래들이 있다.

<무한도전>이 낳은 '냉면' '렛츠 댄스' '영계백숙'

 MBC <무한도전>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의 명카드라이브(제시카, 박명수).

MBC <무한도전>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의 명카드라이브(제시카, 박명수). ⓒ MBC


개그맨들은 여름이나 크리스마스 등 '시즌'을 겨냥한 앨범을 종종 공개한다. 이들은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만한 재미있는 멜로디와 가사가 돋보이는 곡들을 만들어왔다. 여름송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독보적인 선두주자는 MBC <무한도전>의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2009)다. 여름에 열린 이 가요제에서 개그맨과 가수의 합심으로 명곡들이 탄생했다. 퓨처라이거(유재석·윤미래·드렁큰타이거)의 '렛츠 댄스'(Let's Dance), 명카드라이브(박명수·제시카)의 '냉면'(차가운 얼굴), 돌브레인(노홍철·노브레인)의 '더위 먹은 갈매기', 삼자돼면(정형돈·에픽하이)의 '바베큐', 애프터쉐이빙(정준하·애프터스쿨)의 '영계백숙'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명카드라이브의 '냉면'은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박명수는 기세를 몰아 2010년 카라의 니콜과 함께 명콜드라이브라는 이름으로 '고래'라는 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명수가 2000년 발매한 박명수 1집 <바다의 공주>의 '바다의 왕자'도 여름이면 심심찮게 들리는 곡이다.

이외에도 갈갈이 패밀리가 <썸머타임>(Summertime, 2003) 앨범에서 '해변으로 가요' '바다 이야기' '해변의 여인' 등을 리메이크했다.

상큼함 강조한 '달링'부터 뜨거운 이별 달래는 '솔로 데이'까지

 그룹 B1A4의 'SOLO DAY'(솔로데이) 뮤직비디오 캡쳐.

그룹 B1A4의 'SOLO DAY'(솔로데이) 뮤직비디오 캡쳐. ⓒ WM엔터테인먼트


아이돌이 가요계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이들도 여름 맞이 시즌송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4일 공개된 걸스데이의 '달링'은 시원한 복장과 발랄한 멜로디로 공개 하루 만에 뮤직비디오 조회 수 100만뷰를 돌파했다. 또 산이와 애프터스쿨 레이나의 '한여름밤의 꿀'도 여름향기를 물씬 풍기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름이라고 모두들 즐겁지만은 않다. 여름에 아픈 이별을 맞은 이들을 위해 지난 14일 그룹 B1A4가 '솔로데이'(SOLO DAY)를 공개했다. '이별은 막지 못해' '이별을 즐겨야 돼' '기분 좋은 SOLO DAY'라는 가사로 자기 암시하는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가사가 인상적이다. 이 곡은 이별을 맞았지만 휘파람을 불면서 여름을 즐기는 느낌을 담았다.

이외에도 아이돌의 여름송은 SM 타운의 '핫 메일'(Hot Mail, 2004), 동방신기의 'Hi Ya Ya 여름날'(2005) '너희들 것이니까'(2005),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오아시스'(2007), 에프엑스의 '핫썸머'(Hot Summer, 2011), 인피니트의 '그 해 여름'(2012), 걸스데이의 '말해줘요'(2013), 악동뮤지션의 '콩떡빙수'(201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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