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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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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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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 전 의원이 재임 중 부인 이름으로 공영주차장을 위탁받은 가운데 입찰 과정에서 직위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이 일고 있다.

대구시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대구시가 소유하고 있는 89곳의 공영주차장 가운데 시가 직접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는 곳을 제외한 70여 곳을 오는 2015년까지 민간위탁 공영주차장으로 돌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설관리공단은 지난 6월 11일 수성구 신매1동 3개소와 달서구 호림1동 3개소의 공영주차장을 한국감정평가원 감정평가를 거쳐 총 1억7200여만 원으로 입찰했다.

시설관리공단은 이 여섯 곳을 운영하면서 연간 평균 4억9100여만 원의 수익을 올렸고, 인건비로 1억9600여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추가 관리비를 포함해도 연간 2억5000여만 원이 들어 2억4000여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공영주차장 6곳 입찰 참가한 박 전 의원, 낙찰 가격 어떻게 나왔나

하지만 시설관리공단이 민간위탁으로 전환하면서 지난 6대 대구시의회 시의원을 지냈던 박돈규 전 의원이 부인 서아무개씨 명의로 공영주차장 6곳의 입찰에 참가해 공고금액보다 214%가 높은 3억7300여만 원에 낙찰받았다.

당초 박 전 의원은 부인이 용산시장 주차장을 낙찰받으려 했으나 받지 못하자 시설공단 담당자에게 낙찰금액을 물었다. 담당자가 204%에 낙찰했다고 알려주자 6개 주차장 입찰금액을 높게 써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의원이 낙찰받은 6곳 중 호림1동과 호림2동, 호산동 주차장은 3급지로 분류돼 주차요금을 최초 30분은 400원이고, 이후 매 10분당 200원씩 추가해 받도록 했다. 이곳은 또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주변과 산업용지에 한해 50%의 주차요금을 감면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로 이곳 주차요금은 50% 감액해 받아왔지만, 박 전 의원은 민간위탁자로 선정되자 과도한 입찰금액에 인한 적자 가능성을 이유로 곧바로 주차요금 인상에 나섰다. 박 전 의원은 주차장 인근 상인회를 찾아 요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면서 25%를 올려 주라고 요구했다.

상인들은 그동안 2시간에 800원의 요금을 주는 무료주차권을 발급해 왔으나 박 전 의원은 이 금액이 1시간 30분을 기준으로 한 금액이기 때문에 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즉, 2시간에 1000원의 주차요금을 요구한 것이다.

박 전 의원은 또 인근 의류매장인 모다아울렛 상가연합회가 공영주차장과 협약을 맺고 손님에게 종전 2시간의 무료주차권을 주던 것을 1시간 30분으로 축소하도록 요구해 관철하기도 했다.

상인들은 민간위탁으로 전환하면서 주차요금을 인상해 주라고 요구하자 강하게 반발하고 추가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결국, 올해 말까지는 현재 요금으로 하기로 하고 내년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박 전 의원이 공영주차장을 낙찰받을 당시 대구시 주차관리 등을 소관업무로 하는 경제교통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전반기에는 경제교통위 위원장을 맡기도 해 대구시의회 의원 윤리강령과 공무원(선출직 포함) 윤리행동강령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고 있다.

대구시의회 의원 윤리강령과 공무원 행동강령에는 직무와 관련하여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공정을 의심받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위를 남용하여 재산상의 권리나 이익을 취득해서는 안 된다고 적시돼 있다.

박 전 의원 "주차장 요금 인상은 적법한 요금 받으려 한 것"

하지만 박 전 의원은 "어느 누구든 자유경제체제에서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일자리도 만들고 봉사하는 일인데 이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민간위탁이 잘되면 대구시가 소유한 자산 운영에서 수익을 내는 것이고 아웃소싱도 성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차장 요금 인상은 인상이 아니라 적법한 요금을 받으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지금까지 모다아울렛이나 인근 상가에서 혜택을 보아온 것이 사실 아니냐"며 "과도한 낙찰금액으로 손해를 볼 것 같아 본전이라도 뽑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결국 논란이 일자 "주차장 인근 도로는 불법주차가 횡행하고 있지만, 공영주차장엔 텅 비어 있다"며 "주차료 1시간에 500원, 1일 2000원인 사실이 한심하다"고 주장하고 상가번영회에서 주차장을 인수해 운영한다면 넘길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 전 의원은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해 지난 6·4지방선거 시의원 출마가 좌절되자 대구도시철도공사 민간역장 공모에 응모한 사실도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박 전 의원은 지난 6월 말 16개 역사 중 11개 역사의 역장 공모에 지원서를 제출했지만, 서류에서 탈락하자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에게 항의전화를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동료 의원들에게 "전관예우를 해주지 않았다"거나 "시의원 경력을 무시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당시 심사위원들은 박 의원이 지원했다는 점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었다"며 "서류심사를 통과해 역장으로 선정된다면 특혜 논란이 일수 도 있어 선정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태그:#대구시의원, #공영주차장, #민간위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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