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학창시절, '외모'는 집단 따돌림의 이유가 됐다. 공부를 잘하든, 마음이 예쁘든 상관없이 못생김은 죄가 됐다. 아이들은 대놓고 외모를 지적하면서 별명을 짓고 놀려댔다. 그래서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는 자신감을 잃고, 마음도 점점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3일 방송된 스토리온 <렛미인4>는 '웃음을 잃어버린 딸'을 주제로 5대 렛미인을 선정했다. 이날 도전자는 '표정없는 미용사' 윤단비(31)와 '말 없는 딸들' 박상은(23), 박수빈(20) 자매였다. 부정교합으로 웃음을 잃은 윤단비는 보일러도 되지 않는 찬 방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미용사다. 그리고 박상은, 박수빈 자매는 발달한 하관과 여드름으로 집단 따돌림을 당한 이후 말문을 닫아버렸다.

'외모'로 마음 까지 상처받은 이들...외모 지상주의 피해자기도 해

 스토리온 <렛미인4> 5대 렛미인 도전자 '표정없는 미용사' 윤단비.

스토리온 <렛미인4> 5대 렛미인 도전자 '표정없는 미용사' 윤단비. ⓒ 스토리온


세 도전자는 특별하게 못생긴 외모는 아니었지만, 턱이 유달리 많이 튀어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많이 놀림 받았다고 털어놨다. 우선 박상은-박수빈 자매는 어릴 적에는 밝고 애교도 많았지만, 학창시절 많은 여드름과 자라나는 하관을 이유로 집단 따돌림을 받았다. 특히 언니 박상은은 "턱이 발달하기 시작하자 친구들이 하나 둘 떠나갔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당시 투병생활을 하던 엄마는 딸들의 상처를 보듬어줄 여유가 없어 자매는 스스로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이후 자매는 엄마에 대한 원망으로 말문을 닫아버렸다. 언니 박상은은 "나는 잘못한 게 없어요"라며 토해내듯 마음을 털어놨다. <렛미인> 닥터스는 이들의 상처가 '가족 소통 부재의 결과'로 분석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집단 따돌림'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동생 박수빈은 황신혜의 "한 명만 렛미인 선정이 된다면 누가 됐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언니"라고 대답했다. 그는 자신도 외모로 고통받고 있음에도 "언니는 씹는 게 불편하고, 하품할 때 이가 '딱딱' 소리 나는 걸 보면…"이라며 눈물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만큼 남을 생각할 줄 아는 그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자매였다.

윤단비도 그랬다. 마라톤 선수로 활약했던 그는 "학창시절 친구들의 반복된 놀림에 내가 다르게 생기긴 생겼나보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가 자신감을 상실하게 된 이유는 주위 친구들의 '놀림' 때문이었다. 이들은 분명 건강으로 문제가 있는 외모였지만, 외모 지상주의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피로감 높인 편집점 변경...탈락한 자매들에게 준 선물은?

 스토리온 <렛미인4>의 한 장면.

스토리온 <렛미인4>의 한 장면. ⓒ 스토리온


<렛미인4>는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19일 최초로 '렛미남'을 선정한 데 이어 이번에는 편집점을 완전히 바꿨다. 기존에는 도전자의 사연을 보여준 후 렛미인 선정부터 변신까지 시간 순대로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순서를 섞었다.

렛미인 선정을 발표하기 전, 이미 변신한 렛미인의 뒷모습을 보여줬다. 그 후 윤단비가 최종 선정됐다는 걸 알렸다. 미리 공개된 뒷모습의 주인공은 윤단비로 보였다. 우선 한 사람이었고, 체형, 키. 머리 색으로 추측할 수 있었다.

결과가 발표되고 추측대로 렛미인은 윤단비였지만 허무함이 컸다. 오히려 시간 순대로 보여준 이전의 편집이 결과 발표 전까지 '누가 될까?' '둘다 해주면 좋겠다' 하며 결과를 기다리는 흐름이 더 좋았다.

특히 이런 궁금증 위주의 편집 탓에 빠진 내용도 있었다. 렛미인 선정에 탈락한 자매에게 '엄마의 선물'이 전달되는 모습은 전파를 탔지만, 그 선물이 무엇인지는 방송 끝까지 알 수 없었다. 그 선물에 '선정'이라는 글씨가 스치듯 보인 것이 끝이었다. 과감한 시도는 좋았으나, 어설픈 변화는 역효과가 많았다.

이날 <렛미인4> 편집은 <슈퍼스타K> '악마의 편집'을 보는 듯 했다. 중요한 결과 발표 직전에 다른 내용으로 전환해 시청자들을 잡아두려 했다. 하지만 툭툭 끊기는 흐름에 오히려 피로감을 준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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