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진&인스부르크 발레단 <나비부인> 기자간담회에서 활짝 웃는 강수진.

강수진&인스부르크 발레단 <나비부인> 기자간담회에서 활짝 웃는 강수진. ⓒ 박정환


발레단 예술감독이 오직 한 명의 무용수를 위해 작품을 만든다는 건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나비부인>은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발레단 감독 엔리케 가사 발가가 "강수진이 만에 하나 못 하겠다고 했으면 아예 발레로 만들지 않았다"고 할 만큼 강수진 한 사람을 위해 만든 발레다. 강수진은 현역 무용수이면서 동시에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을 역임하고 있다.

2일 오전 서초구 서초동 갤러리마노에서 열린 강수진&인스부르크 발레단 <나비부인> 기자간담회에서 엔리케 가사 발가 감독은 극 중 나비부인과 강수진의 공통점에 대해 "강수진은 어린 나이부터 발레를 위해 외국에 가서 많은 걸 희생했다. 나비부인 역시 핑거톤을 위해 목숨까지 바쳤다"고 이야기하면서 강수진만의 나비부인에 대해서는 "섬세하면서도 강한 '철의 나비부인'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라는 평가를 했다.

작년 인스부르크에서 <나비부인>을 세계 최초로 공연할 당시 "10번 공연이 모두 매진되어서 4번을 더 추가했다"는 강수진은 "당시 원캐스팅이었는데, 만에 하나 제가 아프면 어떡하려고 원캐스팅을 했느냐고 물어보니 아프면 공연을 취소하겠다고 했을 정도로 엔리케 가사 발가 예술감독은 특이한 분"이라고 당시 독일에서 공연할 때의 비화를 밝혔다.

"인스부르크 발레단 감독, 국립발레단 단원 캐스팅할 것"

 강수진&인스부르크 발레단 <나비부인> 기자간담회에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발레단 감독 엔리케 가사 발가와 강수진, 카를로스 콘트레라스 라미레 무용수.

강수진&인스부르크 발레단 <나비부인> 기자간담회에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발레단 감독 엔리케 가사 발가와 강수진, 카를로스 콘트레라스 라미레 무용수. ⓒ 박정환


2016년 7월 22일로 본인의 은퇴 날자를 못 박은 강수진은 "한국에서는 <나비부인>을 세 번 공연하고, 차후 <오네긴>을 한국에서 공연한다"며 한국에서 선보이는 마지막 무대 중 한 작품이 이번 <나비부인>임을 시사했다. 이어 "국립발레단 휴가 기간에 외국에서 취소하지 못한 공연을 소화하고자 한다"며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을 역임하면서 다른 작품에서 무용수로 활동함에 있어 국립발레단에 폐가 되지 않으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또한, "2015년에 국립발레단과 프로젝트 하나를 같이 하고자 한다"고 전한 강수진은 국립발레단 휴가 기간이 끝나자마자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발레단 감독이 국립발레단 단원을 캐스팅하기 위해 내한할 것임을 밝혔다.

"오는 7월 21일에 국립발레단 단원들의 휴가가 끝난다. 국립발레단에는 아름다운 발레리나 및 훌륭한 발레리노가 많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발레단 감독이 국립발레단 단원을 직접 보고 <나비부인> 캐스팅을 할 예정이다."

일본이 극단적인 우경화로 돌아서는 시국에 <나비부인>을 무대에 올리는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강수진은 "무용가와 음악가는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상관하지 않는다"며 "<나비부인>은 미국과 일본의 이야기지만, 한 인간의 이야기다"라고 답했다.

이어 "예를 들어 러시아와 다툼이 있을 때 <오네긴>을 왜 무대에 올리느냐고 묻지 않는다.(기자 주-<오네긴>은 러시아 작품이다) 예술이기 때문이다"라며 "<나비부인>에서도 이름만 초초상이지 강수진이다. 영국이 싫다고 해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배척한다면 예술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정치 논리와 예술이 함께 가는 것에 대한 경계를 표현했다.

현역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인 강수진이 무용수로 무대에 오르는 강수진&인스부르크 발레단 <나비부인>은 오는 7월 4일부터 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오페라극장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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