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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300여개 시민단체들이 25일 오전  대구2.28기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퀴어문화축제 지지를 선언했다.
 전국의 300여개 시민단체들이 25일 오전 대구2.28기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퀴어문화축제 지지를 선언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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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개최될 성소수자 축제인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일부 기독교단체와 보수단체의 반발이 충돌로 이어질 것이 우려되는 가운데 전국의 시민사회단체가 퀴어문화제를 지지하고 나섰다.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지지하는 전국의 303개 시민사회단체는 25일 오전 2.28기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두에게 평등한 사랑을 지지한다"며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퀴어축제에 대해 "1969년 뉴욕에서 시작돼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고 이제 이 행사는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차별로 고통 받는 모든 소수자를 위한 축제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국의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서울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열리는 대구퀴어문화축제에 대해 일부 보수 기독교단체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거나 '에이즈를 확산시킨다'는 반인권적이고 거짓된 정보를 유포시키고 행사를 물리적으로 방해하려는 태도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은 "대구퀴어문화축제는 그동안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진행한 인권축제였다"며 "일부 기독교단체들이 거짓 선동으로 축제를 저지하려는데 대해 시민사회단체가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뚫린 대구여성인권센터 활동가는 "낙인과 혐오가 한 사람의 삶을 얼마나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지 잘 알고 있다"며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이 학교에 알려질까 봐 수년간 성폭력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친구를 기억하면서 이런 행사를 통해 진실이 알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복남 이주노동자 인권실현연대회의 활동가는 "퀴어문화제는 우리지역 소수자 운동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살고자하는 인간중심의 문화행사"라고 말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을 포함한 전국의 300여개 시민단체들이 25일 오전 대구2.28기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퀴어문화축제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여성단체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을 포함한 전국의 300여개 시민단체들이 25일 오전 대구2.28기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퀴어문화축제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여성단체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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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여성인권센터 한 회원이 25일 오전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 지지선언에서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대구여성인권센터 한 회원이 25일 오전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 지지선언에서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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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또 대구퀴어축제가 지난 5회까지와는 달리 올해에는 대구시설공단에서 장소를 불허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혀 사용을 허가하고 기독교단체가 대구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어려움을 겪은데 대해서도 대구시의 책임을 물었다.

시민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성소수자들의 다양한 문화와 인권의 목소리가 반인권적인 혐오폭력으로 얼룩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공기관들의 올바른 역할을 촉구했다. 대구시가 컬러풀 퍼레이드를 통해 다양한 형태로 시민문화예술 축제를 홍보하고 있듯이 광장은 누구에게나 열리고 축제는 모두가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혐오세력의 폭력에 맞서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온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이라며 "퀴어축제는 차별과 편견에 저항하는 성소수자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행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퀴어문화축제는 28일 오후 2시부터 2.28기념공원에서 체험행사와 전시회 등을 열고 무대행사를 가진다. 이후 5시 30분부터 동성로 일대를 도는 퍼레이드를 펼칠 예정이다. 조직위는 이에 앞서 27일 오후 대구시민센터에서 '성소수자 존재 드러내기' 토론회도 연다.

한편 지난 2일부터 대구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며 퀴어축제를 반대하고 있는 기독교단체들은 같은날 2.28기념공원 인근인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300명 이상이 모여 퀴어축제 반대행사를 기획하고 있어 마찰이 우려된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등 28개의 종교단체와 보수단체들은 축제 당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기도회와 예배, 찬양 등 퀴어축제 반대 집회를 갖는다는 방침이다. 기독교단체 관계자는 "물리적 충돌을 피해 동성애 폐해를 알리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지만 거리 퍼레이드 때 충돌 우려에 대해서는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태그:#대구퀴어문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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