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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지사 선거판세가 초박빙일 것으로 예측되면서 수원의 표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 모두 수원 출신이다. 각 후보의 선거캠프 역시 수원에 있다. 경기도청 소재지이자 120만의 인구가 거주하는 수원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유권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투표에서 만큼은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모르는" 지역이 되었다.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남경필 후보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산동 제2투표소를 찾아서 투표하고 있다.
▲ 투표하는 남경필 후보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남경필 후보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산동 제2투표소를 찾아서 투표하고 있다.
ⓒ 곽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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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8시 30분, 줄이 길게 늘어선 매산동 제2투표소에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등장했다. 남 후보의 등장에 여러 시민들이 악수를 청했다. 남경필 후보에게 악수를 청한 노신사는 "남 후보에게 한 표 행사했다. 꼭 당선되시기를 바란다"며 환하게 웃었다.

신분증을 집에 두고 와서 다시 집에 갔다 와야 했던 한 시민은 "신분증을 놓고 온 덕분에 남경필 후보를 만나게 됐으니 행운 아닌가"라고 좋아했다. 그녀는 "얼굴이 참 잘생기고 예쁘지 않나. 믿음이 간다"고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세월호 이후 여당 도무지 신뢰할 수 없다"

수원시청에 마련된 인계동 제6투표소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시청 앞에 설치된 세월호 분향소에는 노란 리본이 한가득 달려 있었고, 길 하나 건너서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지사 후보의 선거캠프가 눈에 띄었다. 김진표 후보는 이미 사전 투표를 마쳤다. 투표소 안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었다. 연인끼리 함께 투표하러 온 20대 커플, 유모차를 끌고 온 아버지, 황혼의 노부부, 이어폰을 낀 채 고개를 까딱이며 들어오는 청년 등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대체로 표심은 1번보다는 2번에 많이 쏠려 있었다.

인계동 제6표소로 지정된 수원시청 앞에 세워호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분향소가 설치되어 있다. 한 가족이 투표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분향소를 보고 있다.
▲ 투표소 앞에 마련된 분향소 인계동 제6표소로 지정된 수원시청 앞에 세워호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분향소가 설치되어 있다. 한 가족이 투표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분향소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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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를 마치고 코주부 안경을 쓴 채 인증샷을 찍던 김아무개(30)씨는 "새누리당이 당선되는 꼴은 못 본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씨는 "정책, 전과 기록, 군복무 여부 등을 살펴봤는데 새누리당에는 표를 줄 수가 없었다"며, "아무리 남경필이어도 그도 결국 새누리당 출신 아닌가"하고 반문했다. 그는 "비등비등한 상황이기에 한 사람의 투표가 중요하다. SNS를 통해 인증샷을 올려서 주변 친구들의 투표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어린 딸을 데리고 투표소 앞에서 인증샷을 찍은 익명의 시민은 '앵그리 맘'이었다. 그녀는 "세월호 참사 이후 도저히 여당을 신뢰할 수 없게 됐다"며 "아이들의 안전을 새누리당에 맡길 수 없어서 투표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딸의 손을 꼭 잡으며 "딸이 어른이 됐을 때 조금 더 살만한 세상이 되어야하지 않겠나, 엄마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밑바닥 표심의 리트머스 용지로 여겨지는 택시 기사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택시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중년 여성 기사는 "김진표씨가 아주 듬직하지 않나. 경험도 많아서 믿음직스럽다"고 말하며 "여론조사에서 김진표 씨가 약간 밀리는 것이 아쉽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투표해서 도와줘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반면에 택시 기사를 한지 10년이 넘었다는 중년의 남성 운전사는 "원래 여당을 좋아하지 않지만 남경필 후보만큼은 참 좋아한다"고 말했다. "기존 정치인과는 다르게 생겼다. 젊고 잘생겼고 신뢰가 간다"며 "경기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6.4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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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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