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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안산 단원고 앞에 놓인 투표소 변경 안내문.
 4일 안산 단원고 앞에 놓인 투표소 변경 안내문.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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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의 가장 큰 피해지역인 안산 고잔1동. 지방선거 투표일인 4일 오전 일찍부터 투표소마다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단원고에서 안산유치원으로 변경된 제4투표소는 오전엔 비교적 한산했지만 낮부터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줄 지어 투표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진 않았지만, 서너 명의 유권자들이 쉴 새 없이 투표소로 들어왔다.

입구에서 주민들을 안내하던 안산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아침부터 투표하러 오는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오후에는 사람들로 붐빌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가족단위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많았다. 네 살 배기 꼬마 아이의 손을 잡고 온 젊은 부부와 성인이 된 아이와 함께 나온 부모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할아버지·할머니와 다 같이 외출한 대가족도 있었다.

"투표 안 한 사람은 '세월호' 두고 뭐라 할 자격 없다"

3일 안산 고잔1동 제4투표소가 마련된 안산유치원
 3일 안산 고잔1동 제4투표소가 마련된 안산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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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로 80명의 아이들을 잃은 고잔1동의 유권자들은 어느 때보다 절박한 심정으로 투표에 참여했다고 입을 모았다. 비참한 참사를 막기 위해 어른들이 제대로 표를 던져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딸의 손을 잡고 나온 하아무개(33)씨는 "세월호 사고로 동네 사람 모두 화가 난 상태"라며 "그동안 정부에 쌓인 불만까지 더해져 투표 결과로 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누굴 뽑았냐고 물었다. 하씨는 멋쩍게 웃으며 "여당 빼고 다 찍었다"고 답했다.

단원고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50대 후반의 이아무개씨는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도 무조건 투표하고 오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번 참사의 중심에 놓인 이 동네야 말로 정신 차리고 투표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제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이 그랬어요. '투표 안 한 사람은 세월호 사고 가지고 뭐라 할 자격 없다'고요. 정말 문제의식이 있다면, 투표장에 가서 본인의 뜻을 밝히고 와야 한다는 거죠."

이씨는 투표소에 가기 전에 집에 배달된 공보물을 전부 꼼꼼히 읽었다고 한다. 그는 원래는 보통 여당을 찍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당보다 공약·범죄혐의 등을 살펴봤다"며 "세월호 사고로 드러난 부정부패를 척결할 수 있는 사람이 지금 안산에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안전 관련 공약을 우선으로 표심을 결정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외동딸과 함께 나온 이아무개(48)씨는 "딸에게 투표권은 없지만 교육 차원에서 데려왔다"며 "다시는 이런 사고가 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았다"고 말했다.


태그:#세월호, #안산, #단원고,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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