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은 김준수.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은 김준수.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총성 없는 뮤지컬 전쟁이 한창 달아오르는 중이다. 각 뮤지컬 제작사는 관객이 접해보지 않은 신작으로 여름 뮤지컬 라인업을 달굴 채비를 갖추고 있다.

김준수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큘라>는 브람 스토커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하고 데이비드 스완이 연출하는 뮤지컬이다. 브로드웨이에서는 2004년 무대에 오른 이후 한국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공연으로, 2006년에 한국에 공개된 <드라큘라>와는 다르다,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의 몸을 가졌지만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을 지켜보아야만 하는 드라큘라 역은 김준수와 류정한이, 드라큘라의 뮤즈 미나 역은 조정은과 정선아가 연기하는 특급 캐스팅을 자랑한다. 7월 15일부터 9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프리실라 에서 버나뎃을 연기하는 김다현

▲ 프리실라 에서 버나뎃을 연기하는 김다현 ⓒ 설앤컴퍼니


국내 초연작은 또 있다. 복고 음악으로 단단히 무장한 <프리실라>는 <드라큘라>의 아성에 도전하는 호주 작품이다. 프리실라는 뮤지컬에 등장하는 사람 이름이 아니라 드랙퀸이 타고 다니는 버스 이름이다.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 동명의 호주 영화를 무대로 옮긴 무비컬이라는 점도 이채롭다.

<프리실라>가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도 입성할 수 있었던 저력 가운데 하나는 뮤지컬에 등장하는 복고 음악. 마돈나와 신디 로퍼, 티나 터너와 도나 썸머의 7080 음악이 중장년층 관객의 복고 정서를 자극하는 건 어렵지 않아 보인다. 버나뎃 역은 조성하·고영빈·김다현이, 틱 역은 마이클 리·이지훈·이주광이, 아담 역은 조권·김호영·유승엽이 연기한다. 7월 8일부터 8월 3일까지 한 달 동안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사랑은 비를 타고>를 뮤지컬로 만든 <싱잉인더레인>은 아이돌 군단으로 포진한 작품. 남자 주인공 돈이 빗속에서 '싱잉인더레인'을 노래하는 유명한 장면은 <사랑은 비를 타고>의 백미로 손꼽히는데, 뮤지컬에서도 명장면으로 회자될 전망이다. 돈 락우드 역은 슈퍼주니어의 규현·트랙스의 제이·엑소의 백현이 연기하며, 캐시 역은 뮤지컬 배우 방진의·최수진·소녀시대 써니가, 리나 역은 백주희·천상지희 선데이가 연기한다. 6월 5일부터 8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싱잉인더레인 에서 돈을 연기하는 슈퍼주니어 규현

▲ 싱잉인더레인 에서 돈을 연기하는 슈퍼주니어 규현 ⓒ ㈜에스엠컬처앤콘텐츠


<블러드 브라더스>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1만회 이상 공연된 뮤지컬로, 십 년 만에 한국 관객을 다시 찾는다. 1980년대 웨스트엔드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드를 수상한 경력이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홀머니가 어려운 경제 사정 때문에 쌍둥이 중 한 명을 입양 보내지만, 두 형제가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묘사한다. '납득이' 조정석·송창의가 미키를, 오종혁·장승조가 에디를 연기한다. 6월 27일부터 9월 14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올 여름 라인업 중에는 세계 4대 뮤지컬도 눈에 띈다. 이번에 선보일 <캣츠>는 2008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공연으로, 전 세계 30개국 300개 도시에서 6천 5백만 명이 관람한 뮤지컬이기도 하다. 6월 13일부터 8월 24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한다.

이번에는 리바이벌 레퍼토리 작품을 살펴보도록 하자. 우리나라에 비엔나 뮤지컬 붐을 일으킨 <모차르트!>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아버지를 향한 양가감정과 볼프강과 아마데라는 두 자아로 모차르트를 표현한다. 2012년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으로, 임태경·박은태·박효신이 모차르트를,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는 임정희·김소향·정재은이 연기한다. 6월 11일부터 8월 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을 맞는다.

찰스 디킨스의 원작을 토대로 만든 브로드웨이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올해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연출상을 받은 왕용범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다. 한 남자의 숭고한 사랑과 희생을 이야기하는 <두 도시 이야기>는 서범석·이건명·한지상이 시드니 칼튼을, 정동하·박성환이 찰스를, 최현주·김아선이 루시를 연기한다. 6월 27일부터 8월 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헤드윅>의 팬이라면 이번 <헤드윅>을 놓치면 후회할 것이다. 다음 시즌부터는 새로운 시즌으로 관객을 맞이할 것이기에 이번 시즌 공연을 놓친다면 언제 관람할 수 있을지 기약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승우·박건형·김다현과·송용진·손승원이 헤드윅을, 이영미·서문탁·최우리·전혜선이 이츠학을 연기하는 <헤드윅>은 9월 28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화려한 탭댄스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브로드웨이 42번가> 역시 작년에 이어 올해도 관객을 맞이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기황후>의 김영호와 남경주가 줄리안을, 박해미와 홍지민이 도로시를, 이충주와 전재홍이 빌리를, 최우리와 전예지가 페기를 연기한다. 작년 캐스팅에 김영호와 최우리가 뉴페이스로 합류하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7월 8일부터 8월 3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올 여름 라인업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신작 창작뮤지컬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려욱이 공연하는 <여신님이 보고 계셔>와 김수로 프로젝트 <블랙메리포핀스>는 창작뮤지컬이지만, 기존 레퍼토리의 리바이벌 공연이다. 이번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총 18개 부문 중 16개 상을 창작뮤지컬이 휩쓴 것과는 대조를 보여주고 있어서 아쉬움을 더하는 대목이다.

뮤지컬 드라큘라 프리실라 싱잉인더레인 두 도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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