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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자 후보가 예비후보일때 '친환경음성지원인간명함'으로 주민과 만나고 있다.
 이선자 후보가 예비후보일때 '친환경음성지원인간명함'으로 주민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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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에 부산 북구에 출마한 시의원 후보 중 가장 젊은 후보는 84년생으로 만 29세이다. 이선자 후보(통합진보당, 북구제4선거구)는 올해 신혼 살림을 꾸린 새댁이다.

3월 중순 이선자 후보를 처음 봤을 때는 손피켓을 들고 있었다. '간첩조작 내란조작 남재준 해임! 국정원 해체!'라는 손피켓이었다. 그때는 물론 이선자 후보의 이름을 알지 못했고 다시 만날 줄도 몰랐다. 그때 이 후보는 횡단보도 앞에서 제일 늦게까지 피켓을 들고 있었다. 그때 기자가 "혼자 늦게까지 남아 계시네요?"라고 하니 "다른 분들은 출근할 시간이 돼서 그래요. 저는 오전에는 시간 여유가 있어서 좀 더 있는 거예요"라고 대답했다.

그 후 한 달쯤 지나서 이선자 후보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이 후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정치, 29살 새댁이 하겠습니다. 진짜 풀뿌리 정치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새댁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새 정치, 새댁이 하겠습니다. '친환경음성지원인간명함'으로 명함공해 안 만들겠습니다. 자린고비 선거운동으로 주민 여러분의 혈세 낭비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명함을 돌렸다.

기자가 "어제 <오마이뉴스>에 인간명함 기사가 나왔던데 여기서 직접 보게 되네요! 반응은 어때요?"라고 말을 걸었다(관련기사 : "돈 안 드는 '인간명함', 내가 바로 원조"). 이 후보는 "많이 좋아하십니다. 제가 (선거운동원이 아니라) 시의원 후보라서 놀랐셨죠!"라며 대답했다. 그때 이 후보는 "저는 원래 이곳 사람이 아니고 올해 결혼을 하면서 이곳에 오게 됐어요. 제 아이의 고향이 될 이곳이 행복하게 살아갈 만한 곳이 되는 데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 시의원에 출마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왼쪽은 4월22일 촛불과 '기적처럼 살아돌아오라'라는 글귀가 포함된 스켓치북을 들고 있는 이선자 후보이고 오른쪽은 5월30일 3시쯤에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만인 서명을 혼자가 받고 있는 이선자 후보이다.
 왼쪽은 4월22일 촛불과 '기적처럼 살아돌아오라'라는 글귀가 포함된 스켓치북을 들고 있는 이선자 후보이고 오른쪽은 5월30일 3시쯤에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만인 서명을 혼자가 받고 있는 이선자 후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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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더 지난 4월 22일 저녁, 촛불을 들고 있는 이 후보를 또 다시 만나게 됐다. 이 후보는 "기적처럼 살아오라~ 부정, 무능, 의혹, 박근혜 정부가 책임져야 합니다. 더 이상은 죽이지 마라!"라는 글귀가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있었다. 나를 보자 이 후보는 "기자님 촛불 들고 가세요!"라고 권했다.

그 후에도 내가 지나다니는 길에서 또 마주치게 되었다. 5월 30일에 만났을 때 이 후보는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과 실종자 조속 수습을 위한 '특별법 제정' 천만인 서명운동에 참여할 것을 호소하며 거리에 있었다. "기자님도 서명하고 가세요~. 명함 받으세요"라며 명함을 건넸다.

이선자 후보는 선거비용으로 100만 원만 쓰는 '100만 원 선거운동'을 약속했다. 그동안 선거비용은 얼마 정도 사용했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지금까지 70만 원 정도 쓴 것 같아요. 공보물 만드는 데 제일 돈이 많이 들었어요. 40만 원 정도. 명함에도 5만 원. 돈 적게 쓰고 일 많이 하는 시의원 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기자가 사는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들 중에서 제일 알려지지 않은 후보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들 후보가 바로 이선자 후보일 것이다. 하루는 이 후보가 보이지 않아서 선거운동 안 하고 어디 갔느냐고 통합진보당의 구의원 후보로 출마한 김종민 후보 선거사무소에 물어보니 '저녁에 학원 수업이 있는 날'이라고 답해줬다.

구의원 도전하는 김종민 후보(북구라선거구)이다. 북구에서 출마한 (남자)후보들중에서두번째로 젊은 후보이다. 왼쪽은 예비후보일때 '세모녀' 피켓을 들고 있다. 오른쪽은 천막선거사무소앞에서 핸드마이크를 이용하여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구의원 도전하는 김종민 후보(북구라선거구)이다. 북구에서 출마한 (남자)후보들중에서두번째로 젊은 후보이다. 왼쪽은 예비후보일때 '세모녀' 피켓을 들고 있다. 오른쪽은 천막선거사무소앞에서 핸드마이크를 이용하여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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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구라선거구에 구의원에 도전하는 김종민 후보 역시 '100만 원 선거운동'에 함께하는 후보다. 하지만 김 후보는 이 후보한테 없는 '천막' 선거사무소도 갖췄고 유세를 할 때는 핸드마이크도 사용한다. 김 후보는 '부산민권연대 청년모임 파도'의 대표를 맡고 있다.

김 후보는 아침에 선거운동이 끝나면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한다. 부산 북구에서 출마한 남자 후보들 중에서 두 번째로 젊은(1979년생, 만 35생) 후보이다. 김 후보는 결혼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는 새신랑이다. 주민들의 목소리가 공약이라고 말하며 수첩을 들고 다닌다. 처음 기자가 김 후보를 만났을 때 "주민의 목소리를 적어 놓은 수첩을 좀 보여줄 수 있습니까?"라고 요청했더니 "아직은 적은 게 많지 않아 곤란합니다"라고 말했다.

그 후 세월호 촛불집회가 열리는 곳에서 세월호 관련 영상 상영을 준비하는 김 후보를 볼 수 있었다. 주말이면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과 실종자 조속수습을 위한 '특별법 제정' 천만인 서명운동에 참여할 것을 호소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출근을 해야 하는데 선거운동은 언제 하세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아침과 저녁 시간에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선거운동원도 없이 혼자서 힘들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에는 "혼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3만 명의 주민이 있고 러닝메이트(시의원 선거에 나온 김인규 후보와 이선자 후보)도 있습니다. 아직 젊으니까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주민과 매일 매일 직접 만나 이야기 들을 수 있어 하루하루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5월 31일 다시 만난 김 후보는 "어머니와 함께 밤이 새도록 유권자들에게 보낼 책자형 선거공보를 넣을때 어머니를 고생시켰어요. 그때가 많이 힘들었습니다"라고 했다. 아울러 "사소한 목소리도 놓치지 않고 주민을 위해 일하는 구의원이 되겠습니다. 새신랑의 기백으로 직접 뛰며 주민과 만나며 일하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위는 와석교차로에 문을 연 김종민 후보의 선거사무소이다. 아래의 왼쪽은 김 후보가 피켓에 글을 적고 있다. 오른쪽은 김 후보의 천막선거사무소 한쪽에 걸려있는 이선자 후보의 하드보드이다.
 위는 와석교차로에 문을 연 김종민 후보의 선거사무소이다. 아래의 왼쪽은 김 후보가 피켓에 글을 적고 있다. 오른쪽은 김 후보의 천막선거사무소 한쪽에 걸려있는 이선자 후보의 하드보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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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송태원 기자는 2014 지방선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특별취재팀에서 활동합니다



태그:#이선자, #김종민, #새신랑, #새댁, #6.4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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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폐지, 헌옷, 고물 수거 중 하루하루 살아남기. 콜포비아(전화공포증)이 있음. 자비로 2018년 9월「시(詩)가 있는 교실 시(時)가 없는 학교」 출간했음, 2018년 1학기동안 물리기간제교사와 학생들의 소소한 이야기임, 책은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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