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31일 오후 제종길 안산시장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방문한 정동영 새정치연합 선대위원장
 31일 오후 제종길 안산시장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방문한 정동영 새정치연합 선대위원장
ⓒ 제종길 선거사무소 제공

관련사진보기


지방선거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로 전국적 관심의 대상이 된  안산시장 선거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야 후보 간 대결보다는 새정치연합 제종길 후보와 공천에서 탈락한 무소속 김철민 후보 간 비방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특히 제종길 후보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김철민 후보 측 지지자들이 소란을 일으키는 일이 발생해 선거 방해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제종길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선거운동 방해 행위에 대해 선거법 위반 행위라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 측 지지자 연이은 선거운동 방해에 제 후보 측 발끈

5월 31일 오후 3시 30분께 새정치연합 제종길 후보의 야외 토크쇼 형식의 유세현장인 안산 노적봉 공원 앞에서 소란이 벌어졌다. 제종길 후보의 지원을 위해 정동영 선대위 고문이 도착하자 부근에 있던 김철민 후보 지지자들이 정동영 의원을 막기 위해 모여 들었기 때문이다.

김철민 후보 지지자들은 무대 뒤편쪽에서 항의하듯 "정동영"을 몇 차례 크게 부르며 무대 쪽으로 나아갔고, 제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과 지지자들이 이를 막는 과정에서 거친 욕설과 실랑이가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몇몇 인사들은 "당원들끼리 서로 싸우지 말자"며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들은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당원들로 김철민 후보를 돕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대 쪽으로 나아가려다 제지를 받았던 이아무개씨는 자신을 안산시민으로 소개했으나, 곧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당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략공천에 항의하기 위해 정동영 선대위원장을 만나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행동이 선거운동 방해가 아니냐?"는 "구체적인 내용은 옆에 있는 고문님께 문의하라"며 떠 넘겼다.

옆에 있던 임아무개씨는 자신을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당원으로 지역위원회 상무위원을 역임했고 중앙당 당직자들과도 친분이 있다"고 소개한 후 "정동영 고문을 만나 전략공천에 대한 문제점을 알리고 입장을 들어보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31일 오후 안산 노적봉 공원에 정동영 새정치연합 선대위원장이 제종길 안산시장 후보 지원을 위해 도착하자 김철민 무소속 후보 지지자가 할 이야기가 있다며 앞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제종길 측 선거운동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31일 오후 안산 노적봉 공원에 정동영 새정치연합 선대위원장이 제종길 안산시장 후보 지원을 위해 도착하자 김철민 무소속 후보 지지자가 할 이야기가 있다며 앞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제종길 측 선거운동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 성하훈

관련사진보기


또 "이번 공천에 심각한 문제가 있고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 줄 수 있는 상황이라 김철민 후보가 제안한 단일화에 대한 방안을 듣고 싶어서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번 손학규 선대위원장이 안산을 방문했을 때도 같은 목적으로 대책 마련을 요청하기 위해 찾아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선대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선거 지원을 위해 안산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았다가 가로막혀 실랑이만 벌이다 선거 지원을 포기하고 다음 장소로 옮겨 갔다.

제종길 후보 측은 "김철민 후보 측이 반복적인 선거 방해를 하고 있는데, 가볍게 넘어가지 않겠다"면서 강경 대응 방침을 나타냈다. 제 후보 쪽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선거방해 건은 당사자들을 고발해 경찰의 조사가 마무리되고 있는 상태"라며 "오늘 또 소란을 피우던데, 이를 막는 과정에서 찰과상을 입은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제 후보 측은 지난달 28일 공개질의서를 통해 '김철민 후보 측이 폭력으로 선거운동을 방해하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김철민 후보 측은 "새정치를 한다던 패거리 정치꾼들에게 당한 시민들의 분노일 뿐"이라며 당적도 없는 무소속인 저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저를 지지하고 사랑해 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새정치연합 당원들과 파렴치한 지도부 사이에서 벌어진 마찰"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소란을 피운 사람과 일행으로 함께 있던 일부 김철민 후보 지지자들은 이후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 김 후보의 유세에 참석했고, 김 후보 측 인사들과 악수를 나누며 친분 있는 모습을 나타냈다.

단일화 제의 최종 결렬... '한 사람이라도 결단 필요' 목소리

안산시장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철민 후보
 안산시장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철민 후보
ⓒ 김철민 선거사무소

관련사진보기


한편 김 후보 측은 지난달 26일 범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한 입장 발표를 시작으로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단일화 논의 중재를 요청했으나 1일 새벽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다. 1일 자정까지 답변을 요청했으나 새정치연합 제 후보 측이 아무런 반응을 나타내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김 후보는 발표문에서 "안산시민의 바람과 정의로운 민주정치를 원하는 시민들의 여망을 제종길 후보가 끝내 외면했고, 묵묵부답으로 자신의 충심어린 제안을 묵살했다"며 "단일화는 끝났음을 선언하고 그 책임은 제 후보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제종길 후보 측은 "공당의 공천 결정 번복은 있을 수도 없고 시기적으로도 늦었다"고 말했다. 제 후보 측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정당의 공천 과정을 인정해야 하는데, 전략공천에 대한 승복을 약속해 놓고도 저렇게 뛰쳐나가서는 자기가 아니면 잘못된 공천이라는 식의 억지를 부리는데 무슨 협의가 될 수 있냐"며 "박빙으로 어려운 승부가 되기는 하겠지만 김철민 후보가 잠식하는 표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철민 후보가 전직 시장인 박주원 후보와 단일화를 이룬 것에 대해 "박주원 후보는 경남 새누리당 홍준표 도지사 밀어주던 사람 아니냐"며 "정체성 면에서 다른 사람과 단일화를 이룬 것뿐이라며 별 의미가 없다고 깎아 내렸다.

지난달 30일 안산을 방문한 노웅래 새정치민주연합 사무총장은 단일화 논의 불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사무총장이 확실히 못을 박았다"며, "부동표가 대부분 정당으로 흡수될 것이기에 쉽지 않지만 초반에 비해 분위기가 바뀌어 해볼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종 여론조사에 당선 가능성은 제 후보가 가장 높게 나오고 있다면서 어렵지만 불리하지 않게 본다고 판세를 분석했다.

지역의 진보정당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세월호 민심이 결국 정당으로 쏠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예전 선거에서 진보정당이 연합해 인지도 있는 무소속 후보를 지원해 봤지만, 여론조사와는 다르게 유권자들이 막상 투표장에 가면 정당을 선택하더라"며, "이번에도 두 정당 간 양자대결로 판가름 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철민 후보 측 지지자 역시 "김 후보가 1등으로 당선될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도 "부동표가 정당으로 쏠리는 것은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인정했다. 

31일 저녁 안산시민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 촛불집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이 단원고 학생의 동영상이 소개되자 울고 있다.
 31일 저녁 안산시민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 촛불집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이 단원고 학생의 동영상이 소개되자 울고 있다.
ⓒ 성하훈

관련사진보기


5월 31일 저녁 안산 문화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촛불집회에 참석한 40대 시민은 "야권 분열로 인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면죄부를 줄 수 있다"며 "공멸하지 않도록 어느 한 쪽이라고 결단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햇다. 

새누리당 조빈주 후보는 1일 제종길-김철민 후보 측 사이의 실랑이가 정리된 직후 노적봉 공원을 찾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명함을 돌리며 차분히 지지를 호소했다. 

덧붙이는 글 | 성하훈 기자는 2014 < 오마이뉴스 > 시민기자 지방선거특별취재팀에서 활동합니다.



태그:#안산시장, #세월호, #제종길, #김철민, #조빈주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