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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양산 분회장 고 염호석씨의 죽음을 계기로 지난 19일부터 서울 서초구 삼성 본관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양산 분회장 고 염호석씨의 죽음을 계기로 지난 19일부터 서울 서초구 삼성 본관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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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벽이 세워졌다. 오고가는 길목에는 방패를 든 경찰들이 늘어섰다. 그들이 몇 걸음만 옮기면 차벽 안쪽 사람들은 세상과 분리되었다. 서울 서초대로 삼성 본관 건물들 사이의 공간은 그렇게 도심 속 섬이 됐다. 바로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지난 19일부터 노숙농성 중인 곳이다.

노조가 노숙농성을 하게 된 까닭은 한 노동자의 죽음 때문이다. 노조 양산분회장으로 활동하던 염호석씨가 지난 17일 노조탄압에 항의하는 유서를 남긴 채 강릉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염씨는 유서에 "저의 시신을 찾게 되면 우리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안치해달라"는 내용을 남겼다.

노조는 고인의 뜻을 존중해 유족과 협의 후 장례를 미뤘지만, 일부 유족들이 생각을 바꾸면서 갈등이 비롯됐다. 여기에 경찰이 장례식장까지 난입해 노조원과 물리적으로 충돌한 일도 있었다(관련기사 : 삼성전자서비스 양산분회장 시신 부산으로 옮겨져, 삼성서비스노조 양산분회장 화장 충돌...경찰 최루액 뿌려).

출범 열 달째인 노조는 벌써 세 번이나 동료를 떠나보냈다. 지난해 9월 27일에는 칠곡센터 수리기사 임현우씨가 과로로 인한 뇌출혈 때문에 고인이 됐고, 같은 해 10월 31일에는 노조원 최종범씨가 생활고와 노조탄압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젊은 친구들 죽음을 헛되게 할 수 있겠느냐."

농성장에서 만난 노조원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한국 최고의 기업이라는 삼성에서 일하지만, 삼성의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제자리를 찾고자 '무노조 경영'의 허울을 무너트리고 노조를 만든 까닭이다. 삼성과 하청업체는 일거리를 줄이며, 노조원들을 내몰았다. 정대제 진주분회장은 "우리는 열사들의 뜻을 잇기 위해, 그리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투쟁에 나섰다"고 말했다. 여기 삼성과 싸우는 800여 명 노동자들의 노숙투쟁 그 하룻밤의 기록을 남긴다.

"개개인들은 약한 존재이지만, 단결하고 연대하면 승리할 수 있다"

 노조원들이 노숙농성장에 열댓 명씩 둥그렇게 모여 앉았다. 원 가운데에는 커다란 종이와 물감, 붓이 놓였다. 노조원들이 한 사람씩 돌아가며 종이에 선을 긋고, 점을 찍고, 색을 칠했다.
 노조원들이 노숙농성장에 열댓 명씩 둥그렇게 모여 앉았다. 원 가운데에는 커다란 종이와 물감, 붓이 놓였다. 노조원들이 한 사람씩 돌아가며 종이에 선을 긋고, 점을 찍고, 색을 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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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5시 30분 노조원들이 노숙농성장에 열댓 명씩 둥그렇게 모여 앉았다. 원 가운데에는 커다란 종이와 물감, 붓이 놓였다. 노조원들이 한 사람씩 돌아가며 종이에 선을 긋고, 점을 찍고, 색을 칠했다. 그들은 종이에 자신들의 모습을 그려나갔다. 한편에서 "형님은 그림을 너무 못 그린다"며 웃음 섞인 지청구도 흘러나왔다. 이날 열린 노동자 연대 한마당 '밥 한 끼, 양말 한 켤레'의 첫 순서였다.

진주분회에 소속된 한 노동자는 "사람들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많이 황폐해졌는데, 이 행사 덕분에 오랜만에 웃음이 나왔다"고 말했다. 한 시간이 왁자지껄 지나가자, 그림이 하나둘씩 완성됐다. 그림 그리기에 함께한 이동수 화백이 작은 고리로 그림들을 이어 붙였다.

이동수 화백은 "각 그림은 서툴지만, 모아놓고 보니 작품이지 않은가"라며, "마찬가지로 개개인들은 약한 존재이지만, 단결하고 연대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원들이 "네"라고 큰 소리로 답했다.

 이동수 화백은 “각 그림은 서툴지만, 모아놓고 보니 작품이지 않은가”라며, “마찬가지로 개개인들은 약한 존재이지만, 단결하고 연대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원들이 “네”라고 큰 소리로 답했다.
 이동수 화백은 “각 그림은 서툴지만, 모아놓고 보니 작품이지 않은가”라며, “마찬가지로 개개인들은 약한 존재이지만, 단결하고 연대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원들이 “네”라고 큰 소리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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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노조원들의 저녁 식사가 푸짐했다.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에 속한 여러 단체들과 시민들이 음식을 연대해줬기 때문이다. 학교비정규직노조의 닭죽 100인분, 기륭전자노조가 만들어온 카레라이스 200인분 등 갖가지 음식들이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조원들에게 나누어졌다. 홍명교 교육선전위원은 "식사를 비롯해서 여러 지원이 놀라울 만큼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대는 음식만이 아니었다. 현대차·기아차 노동자들은 양말 700켤레를 전했고, 시민들의 후원금도 이어졌다. 후원금을 전달하러 왔다는 한 시민은 "노동자들이 꿋꿋하게 싸워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조원들을 위한 의료지원도 이어졌다. 5개 의료단체로 꾸려진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의료진과 약품을 보내, 몸이 상한 노조원들의 치료에 나섰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최규진(37)씨는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가 파스, 진통제, 상비약 등 10박스 분량의 의약품을 지원했다"며 "노숙농성이 이어지면서 위장병, 두통, 근육통 등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은 노조원들의 저녁 식사가 푸짐했다.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에 속한 여러 단체들과 시민들이 음식을 연대해줬기 때문이다. 학교비정규직노조의 닭죽 100인분, 기륭전자노조가 만들어온 카레라이스 200인분 등 갖가지 음식들이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조원들에게 나누어졌다.
 이날은 노조원들의 저녁 식사가 푸짐했다.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에 속한 여러 단체들과 시민들이 음식을 연대해줬기 때문이다. 학교비정규직노조의 닭죽 100인분, 기륭전자노조가 만들어온 카레라이스 200인분 등 갖가지 음식들이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조원들에게 나누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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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원들을 위한 의료지원도 이어졌다. 5개 의료단체 꾸린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의료진과 약품을 보내, 몸이 상한 노조원들의 치료에 나섰다.
 노조원들을 위한 의료지원도 이어졌다. 5개 의료단체 꾸린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의료진과 약품을 보내, 몸이 상한 노조원들의 치료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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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워진 날씨만큼 길어진 해가 넘어갈 무렵, 김정우 전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김 전 지부장은 이날 연대 한마당 두 번째 순서인 문화제의 사회를 맡았다. 그는 “노동자로 태어나서 인간답게 살기 쉽지 않다”라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조원들을 격려했다.
 더워진 날씨만큼 길어진 해가 넘어갈 무렵, 김정우 전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김 전 지부장은 이날 연대 한마당 두 번째 순서인 문화제의 사회를 맡았다. 그는 “노동자로 태어나서 인간답게 살기 쉽지 않다”라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조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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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놈이 승리한다, 반드시 승리한다"

더워진 날씨만큼 길어진 해가 넘어갈 무렵, 김정우 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김 전 지부장은 이날 연대 한마당 두 번째 순서인 문화제의 사회를 맡았다. 그는 "노동자로 태어나서 인간답게 살기가 쉽지 않다"라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조원들을 격려했다. 문화제에서는 풍물패 살판이 사물놀이를 펼쳤고, 평택분회 노조원들이 기타와 노래 솜씨를 뽐냈다.

김 전 지부장이 다시 마이크를 잡고, 노동자 연대 한마당에 참여한 연대 단체들과 그들의 후원물품을 하나씩 소개했다. 사탕 3봉지, 양말 10켤레에서부터 수백인분의 음식까지. 목록을 읽어 내려갈 때마다 노조원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부산에서 왔다는 노조원 고영민씨는 "연대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빠졌던 힘도 다시 나고,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투지가 솟는다"며 "지하철에서 선전물을 나눠주는데 한 중년 여성분은 성금 3만 원을 그 자리에서 꺼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질긴 놈이 승리한다, 반드시 승리한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에 나서기 전 노조원들과 함께 구호를 외쳤다. 이어 신 위원장은 "노조원 하나하나가 이 투쟁에 가장 중요한 동지"라며 "금속노조, 민주노총, 연대해주신 분들과 함께 정의를 바로 세워나가자"고 말했다.

대학생들도 연대에 동참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노조원들을 향한 격려 메시지로 채워진 대자보를 펼쳐보였다. 친구들과 함께 문화제를 찾은 이지완씨는 "대학생들은 노동자들에게 눈을 감고 있지 않다"며 "철도노조 파업과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대학생들이 점점 각성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도 연대에 동참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노조원들을 향한 격려 메시지로 채워진 대자보를 펼쳐보였다.
 대학생들도 연대에 동참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노조원들을 향한 격려 메시지로 채워진 대자보를 펼쳐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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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염호석 분회장과 함께 지냈던 양산분회 노조원 김정복씨가 상복을 입은 채로 추모의 글을 읽었다.
 고 염호석 분회장과 함께 지냈던 양산분회 노조원 김정복씨가 상복을 입은 채로 추모의 글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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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분회 노조원의 추모 글 "호석아! 사랑한다"

해가 사그라졌다. 노숙농성장도 어두워졌지만, 각각 32층·39층·44층 높이의 삼성 본관 건물은 조명으로 환했다. 그 커다란 건물들이 노조원들을 막는 가파른 벽처럼 느껴졌다. 고 염호석 분회장과 함께 지냈던 양산분회 노조원 김정복씨가 상복을 입은 채로 추모의 글을 읽었다.

"호석아! 이렇게 불러보는 것도 이것이 마지막이구나. 항상 밝고 쾌활한 너를 옆에서 지켜보며 참 착한 동생이라 생각했는데 이번엔 정말 아니구나. 왜 힘들면 힘들다고 내색하지 않고 혼자서 모든 짐을 짊어지고 살았니? 그게 다 너의 책임감 있는 성격이라 생각이 든다. 너의 옆에서 항상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평소에 많이 미안했었다.

이 글로써 용서를 빌게. 그래도 형이라고 하면서 항상 잘 따르던 너의 모습 때문에 자꾸 눈물이 앞선다. 다음 생이 있다면 부잣집 도련님으로 꼭 태어나렴. 이렇게 힘들게 살지 말고. 이제 모든 짐 훌훌 털어버리고, 편안한 세상에 가서 편히 잠들길 빌어본다. 호석아! 사랑한다. 편히 쉬렴."

마산분회 한 노동자는 "노조 가입 이후 준법투쟁이라는 걸 처음 해보면서 오전 9시에 출근할 수 있었다"며 "자녀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줄 수 있게 됐는데 '이게 사람같이 사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종범 열사, 염호석 열사가 아니었다면 내가 그런 생각을 할 수나 있었겠냐"며 "우리는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성주 부지회장이 문화제 마지막 순서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염호석 열사의 유언을 생각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이거밖에 없나, 무엇을 해야 하나 미안한 생각뿐이었다"며, "그런데 이렇게 많은 분이 마음을 보태주시니, 오늘만큼은 마음을 좀 놓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노조원들은 발언이 끝나자 자리에서 모두 일어섰다. 노숙농성장에 파업가가 울려퍼졌다. 곧바로 잠자리 마련이 시작됐다. 노조원들의 투쟁이 또 하루를 마쳤다. 노조원들이 앉아서 문화제를 즐기던 자리가 그들의 잠자리였다. 아스팔트 바닥에는 천막은커녕, 은박비닐 한 장만이 깔렸다.

근처 강남역 화장실만으로는 노조원들이 씻기조차 버거웠다. 대부분의 노조원들은 물티슈로 대충 얼굴을 닦아냈다. 몸을 바닥에 눕히자, 여기저기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열흘의 노숙은 노조원들의 몸에 어느새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노조원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연대물품으로 지원받은 파스를 서로의 등허리에 붙여주는 게 전부였다.

 노조원들이 앉아서 문화제를 즐기던 자리가 그들의 잠자리였다. 아스팔트 바닥에는 천막은커녕, 은박비닐 한 장만이 깔렸다.
 노조원들이 앉아서 문화제를 즐기던 자리가 그들의 잠자리였다. 아스팔트 바닥에는 천막은커녕, 은박비닐 한 장만이 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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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걱정하는 딸에게 "괜찮아, 혼자가 아니야"

대부분의 노조원들은 잠을 청했지만, 몇몇 사람들은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삼성전자 측은 교섭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는데, 사측을 못미더워 하는 노조원들의 반응이 많았다.

통영분회 한 노조원은 "기대감 같은 건 없다"며 "결국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투쟁을 이어나가는 것만이 제대로 된 교섭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명교 교육선전위원 역시 "그동안 교섭을 질질 끌어 노조원들의 분노가 크다"며 "삼성이 진정 해결하고 싶으면 바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진주분회 잠자리에서는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한 노조원은 "노조생활이라는 걸 해보기 전에는 노조가 다 빨갱이인 줄 알았다"며 "지금도 연로하신 부모님을 설득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옆에서 또 다른 노조원은 "초등학생 아이가 엄마에게 '아빠는 왜 서울에 갔느냐'고 묻자, 아내가 '정당한 권리를 얻으러 갔다'고 말해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파업 이후에 한 달에 50만 원도 못 가져다주니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중년의 한 노조원은 잠들기 전 딸에게 걸려온 영상통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로 아빠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는 휴대폰을 들어 주변의 다른 노조원들을 보여주고는 "혼자가 아니야"라고 딸을 안심시켰다.

가족들 이야기가 나오자 "미안하다"는 말이 자주 들렸다. 노조원들이 생활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 이후, 대출을 받지 않은 노조원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였다. 조철우 창원분회 총무는 "얼마 전에 아이를 낳은 노조원은 분유값 걱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와중에도 노조원들이 파업을 시작하니까 하청업체들이 대체인력을 뽑았다, 명백한 불법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잠드는 노조원이 많아지면서, 점차 노숙농성장이 조용해졌다. 군데군데 이야기를 나누던 노조원들도 자정이 다가오자 몸을 눕혔다. 콜록거리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불편한 잠자리 때문인지 뒤척거리는 사람이 많았다. 여전히 경찰은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다.

노숙농성 11일째 아침, 폴리스 라인을 사이에 둔 삼성 노동자들

 29일, “열사의 꿈, 우리의 꿈, 민주노조, 사수하자!” 구호와 함께 11일째 노숙농성이 시작됐다.
 29일, “열사의 꿈, 우리의 꿈, 민주노조, 사수하자!” 구호와 함께 11일째 노숙농성이 시작됐다.
ⓒ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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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6시. 노조원들이 하나둘씩 몸을 일으켰다. 어제 낮만 해도 기온이 30도 가까이 올랐지만, 이른 아침 바람은 노조원들이 가방에서 외투를 꺼내 입도록 만들었다. 커피를 끓이는 이도 있었다. 노조원들이 지난 밤 농담처럼 한 "처음에는 불편했는데, 이젠 적응이 많이 됐다"는 말이 떠올랐다.

오전 7시가 되자, 노조가 준비한 장송곡이 울려펴졌다. 때마침 삼성 본관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잇기 시작했다. 그들과 노조원들은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 라인을 두고 엇갈렸다. 똑같이 명함에 삼성 로고를 그려넣고, 주변 사람들에게 "삼성에서 일한다"고 말했을 사람들이. 힐끔힐끔 노조원 쪽을 바라보는 사람은 있었으나, 걸음을 멈추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오전 7시가 되자, 노조가 준비한 장송곡이 울려펴졌다. 때마침 삼성 본관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잇기 시작했다. 그들과 노조원들은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 라인을 두고 엇갈렸다. 똑같이 명함에 삼성 로고를 그려넣고, 주변 사람들에게 “삼성에서 일한다”고 말했을 사람들이. 힐금힐금 노조원 쪽을 바라보는 사람은 있었으나, 걸음을 멈추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오전 7시가 되자, 노조가 준비한 장송곡이 울려펴졌다. 때마침 삼성 본관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잇기 시작했다. 그들과 노조원들은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 라인을 두고 엇갈렸다. 똑같이 명함에 삼성 로고를 그려넣고, 주변 사람들에게 “삼성에서 일한다”고 말했을 사람들이. 힐금힐금 노조원 쪽을 바라보는 사람은 있었으나, 걸음을 멈추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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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음료수로 아침을 때운 노조원들이 체조로 하루를 열었다. 서로의 등을 두드려주고, 어깨를 주물러주며 노조원들은 새로운 투쟁을 준비했다. 대오를 정렬한 노조원들에게 지도부가 어제의 교섭진행 상황를 설명했다. 사실상 사측이 새롭게 꺼내놓은 게 없다는 이야기였다. 아쉬움을 표하는 지회원은 아무도 없었다. 마치 데면데면한 아침 인사처럼.

"열사의 꿈, 우리의 꿈, 민주노조, 사수하자!"

구호와 함께 11일째 노숙농성이 시작됐다. 이날 첫 투쟁으로 노조원들은 지하철에서 선전전을 펼치기로 했다. 노조원들이 움직이자 경찰들도 발맞춰 소란스러워졌다. 뛰어다니는 경찰들 사이사이로 무전기 소리가 분주했다. 노조원들이 "오늘도 뜨겁게 투쟁하자"며 줄지어 강남역을 향했다. 아침나절 담배를 함께 피웠던 노조원이 스쳐지나갔다. 그가 한 이야기가 계속 기억에 남는다.

"24살에 처음 삼성전자서비스에 입사했다. 면접 자리에서 '내 머리, 심장, 가슴을 오로지 삼성을 위해 뛰겠다'라고 말했던 것이 떠오른다. 나는 내가 삼성전자서비스에 소속되어서 자랑스럽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그리고 노조원들에게 삼성은 다시 자랑스러워질 수 있을까.

 19일, 이날 첫 투쟁으로 노조원들은 지하철에서 선전전을 펼치기로 했다.
 19일, 이날 첫 투쟁으로 노조원들은 지하철에서 선전전을 펼치기로 했다.
ⓒ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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