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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방부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추락한 채 잇따라 발견된 소형 무인기 3대가 모두 북한에서 발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날 한미 양국 전문가들이 참여해 그동안 실시한 공동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경기도 파주와 서해 백령도, 강원도 삼척에서 지난 3∼4월 발견된 무인기 3대의 비행조종 컴퓨터에 저장된 임무명령서(발진·복귀 좌표)를 분석한 결과 "3대 모두 발진지점과 복귀지점이 북한 지역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이날 공식 브리핑을 통해 "백령도에서 3월 31일 발견된 소형 무인기는 발진지점과 복귀지점이 해주 남동쪽 약 27km 지점(좌표 37.8624N, 125.9478E)임을 확인하였고, 비행계획과 사진촬영 경로가 일치하였다"면서 "특히, 비행조정컴퓨터에 저장된 실제 50분 동안의 비행기록이 비행계획과 정확히 일치함을 확인하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지난 3월 24일 파주에서 발견된 소형 무인기는 발진지점과 복귀지점이 개성 북서쪽 약 5km 지점(37.9977N, 126,5105E), 4월 6일 삼척에서 발견된 소형 무인기는 발진지점과 복귀지점이 평강 동쪽 약 17km 지점(38.4057N, 127.4785E)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방부가 발표한 무인기의 발진 및 복귀 지점 세 군데의 좌표에 관해 기자가 '구글 어스'를 통해 해당 지형을 확인한 결과, 북한이 이 지형들을 비밀 무인기 발진 및 복귀 지점으로 정했다고 보기에는 석연찮은 점들이 발견되었다.

우선, 국방부가 발표한 해주 남동쪽 27km 지점(좌표 37.8624N, 125.9478E)은 구글 어스와 관련 상업용 인공 위성 확인 결과, 무인기를 발사할 수 있는 도로도 확인되지 않는 일반 전답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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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 발표 좌표를 구글 어스를 통해 본 지형 .
ⓒ '구글 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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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무인기는 발사대에 의해 발진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이 지역에서 발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북한이 공개된 전답 지역을 복귀 지점으로 했을지는 의문이다.

이에 관해 국방부 대변인실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무인기(RC)는 손으로도 발사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관해 기자가 "이 좌표 지역에 관한 북한 지형을 확인했느냐"는 물음에는 정확한 답변을 미룬 채 "담당 부처에서 조사하고 있다"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이어 국방부가 발표한 두 번째 무인기의 발진 및 복귀 지점인 개성 북서쪽 약 5km(37.9977N, 126.5105E)를 확인한 결과, 이 지역은 왕복 2차선 도로 이상의 지형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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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 발표 좌표를 구글 어스를 통해 본 지형 .
ⓒ '구글 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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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지역 도로를 광범위하게 확인한 결과, 이 도로는 여타 인접 지역과도 연계되는 공식 도로로 보여 과연 이 도로에서 북한이 비밀 무인기 발진 작전을 시행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국방부가 마지막으로 발표한 좌표인 북한 강원도 평강 동쪽 17㎞ 지역(38.4057N, 127.4785E)을 구글 어스로 통해 확인한 결과, 이 지역은 거의 첩첩산중으로 둘러싸인 산 중턱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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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 발표 좌표를 구글 어스를 통해 본 지형 .
ⓒ '구글 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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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 지역은 북한 비밀 무인기가 발진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발진했다 하더라도 다시 복귀하여 이 지역에서 낙하산을 이용해서 하강해 북한이 해당 무인기를 수거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이 같은 무인기의 북한 발진 및 복귀 좌표에 대한 의혹에 관해 국방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당 무인기들의 데이터에서 확인한 좌표가 북한이라는 것을 공식 발표한 것"이라며 "해당 지형 등 좌표에 따른 북한 지형은 계속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관해 기자가 "북한 좌표에 관해 지형 확인도 하지 않고 발표했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되물었으나 국방부 관계자는 "해당 사항은 군가 기밀 사항에 속할 수 있어 더 이상 답변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브리핑에서 '국방부 발진지점 좌표를 찾아보니까 도로 위로 나오는 곳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종성 국방과학연구소 무인기 체계개발단장은 "실제로 발견한 데이터에서 소수점 아래 넷째 자리 이하는 잘랐다"면서 "개성지역 같은 경우는 도로 위는 아니고 그것보다는 좀 더 오른쪽"이라고 말했다.

또한 "발사대는 비행기의 크기로 봤을 때는 이동식이 충분히 예상되고, 공간적으로 봤을 때는 발사하고 금방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그:#무인기,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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