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시장의 불황은 이젠 웬만한 사람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음원 중심의 시장으로 옮겨간데다 확실한 스타 뮤지션 부재 등으로 인해 갈수록 CD를 비롯한 '올드 미디어'의 판매는 예전 같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 장이라도 더 팔기 위한 음반사들의 노력은 갈수록 더해지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과거 명작들의 리마스터링 재발매다. 음질을 보강하고 이전 판본에는 없던 미공개 보너스 트랙 등을 넣으면서 수집·구매 욕구를 높이고 있다.

올해도 '명반 재발매' 바람은 계속 불고 있는데 최근 공개된 예전 걸작 음반들로는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 엘튼 존 - <굿바이 옐로우 브릭 로드> 40주년 기념반

 엘튼 존 <굿바이 옐로우 브릭 로드>

엘튼 존 <굿바이 옐로우 브릭 로드> ⓒ 유니버설 뮤직

현재도 팝 음악계의 톱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엘튼 존의 1973년 발표작 <굿바이 옐로우 브릭 로드(Goodbye Yellow Brick Road)>. 지금까지 그의 대표곡으로 기억되는 멋진 타이틀 곡을 비롯하여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른 '베니 앤 더 젯츠(Bennie and the Jets)', 후일 고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의 추모곡으로 사용된 '캔들 인 더 윈드(Candle in the Wind)'의 원곡 등이 담긴 이 음반은 당시로는 방대한 분량인 2LP 구성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800만장(미국 기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미 여러 차례 리마스터링 재발매된 바 있는 터라 실제 40주년을 한해 넘긴 올해의 재발매는 자칫 '재탕'의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내용만큼은 완벽 그 자체다.  

이번에 공개된 버전은 2디스크 버전과 5디스크 버전 등 총 2종류로 우선 2디스크 버전은 오리지널 음반을 CD1에 담았고 CD2에는 특이하게도 폴 아웃 보이, 잭 브라운 밴드 등 21세기 인기 뮤지션들이 리메이크한 본작의 트랙 9곡, 1973년 영국 런던 해머스미스 오데온 극장 공연 실황 9곡을 담았다.

5디스크 버전은 이들 트랙 외에 미공개 데모 버전, 음반 제작에 얽힌 뒷 얘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DVD를 포함, 엘튼의 음악을 사랑한 골수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신디 로퍼 - <쉬즈 소 언유주얼> 30주년 기념반

 신디 로퍼 <쉬스 소 언유주얼>

신디 로퍼 <쉬스 소 언유주얼> ⓒ 소니 뮤직

신디 로퍼는 1983~84년 무렵 마돈나와 더불어 팝 음악계의 '여풍'을 몰고온 당찬 뮤지션이었다. 당시 미모를 앞세웠던 '데뷔 동기' 마돈나와의 경쟁에서 그녀는 본작 <쉬즈 소 언유주얼(She's so unusual)>을 앞세워 짜릿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1980년대를 빛낸 명곡 '걸 저스트 워너 해브 펀(Girl Just Wanna Have Fun)'을 비롯하여 후일 한국 영화 <써니>에 삽입된 '타임 애프터 타임(Time After Time)'의 원곡, 가수 왁스의 번안곡 '오빠'로 알려진 '쉬 밥(She Bob)' 등 음반 수록곡의 절반에 해당하는 5곡이 빌보드 싱글 차트 Top 10에 오르는 히트를 기록한 바 있다.

비록 2집 <트루 컬러스(True Colors)>(1986) 이후 그녀의 인기는 급격히 쇠락하고 말았지만 <쉬즈 소 언유주얼> 만큼은 1980년대 MTV로 대표되는 그 시절 미국 대중문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역시 30주년을 한해 넘긴 올해 공개된 이번 기념반은 '위 노 스피크 아메리카노'의 욜란다 비 쿨, 네보 등 일렉트로닉·하우스 뮤지션들의 손을 거친 각종 리믹스 버전, 미공개 리허설·데모 버전을 담아 색다른 맛을 더했다.

◆ 아바 - <골드> 40주년 기념반

 아바 <골드>

아바 <골드> ⓒ 유니버설 뮤직

1974년 스웨덴 출신의 혼성 그룹 아바는 '워터루(Waterloo)'로 그해 유러비전 송 콘테스트 우승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후 '댄싱 퀸', '맘마미아', '치키티타' 등 발표하는 곡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차트를 석권, 화려한 전성기를 누렸다. 

바로 올해가 명곡 '워터루'를 내놓은지 40주년이 되는 해. 이를 기념하여 지난 1992년 첫 발매된 베스트 음반 <골드>의 기념반이 새롭개 발매됬다.

그동안 여러차례 재발매되면서 전 세계에서 무려 2800만장 이상 판매한 아바 최고의 베스트셀링 음반인 탓에 자칫 '사골 우려내기' 수준이 아닐까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내용물 만큼은 이러한 걱정을 덜어도 좋을 듯.

총 3장으로 구성된 <골드> 40주년 기념반은 먼저 1992년 발매된 <골드>를 CD1에 담았고 1993년 발매된 또다른 히트곡 모음집 <모어 골드>를  CD2로 수록했다.  마지막 CD3에는 그동안 발표된 정규 음반에는 담겨있지 않은 싱글 B사이드 수록곡 20곡을 모아 아바의 골수팬들은 물론, 아바에 대해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초보자들도 환영할만한 구성으로 꾸며졌다. (한편 본작은 올해 10월 금속 케이스 한정판으로도 발매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기자의 개인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렸습니다.
엘튼 존 아바 신디 로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