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14년 1월4일, 화천에서 23일간의 일정으로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산천어축제가 개막한다.
 2014년 1월4일, 화천에서 23일간의 일정으로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산천어축제가 개막한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한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가 오는 1월4일부터 26일까지 23일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산천어축제는 2003년도 개막이래 4회 때인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았다.

2014 산천어축제는 새로운 시설이나 프로그램 확충 및 완성도를 높였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빙벽체험, 미켈랄젤로 전시관, 3D영상관 등 다양성을 꾀했다. 축제기간 중 토속산천어 종복원 국제 심포지엄, 세계겨울도시 시장협의회, 주한외교사절단 초청행사, 문화관광축제 발전방안 심포지엄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전국 시설아이들을 초청하는 천사의 날 행사도 연다.

미국 CNN이 선정한 겨울철 세계 7대 불가사의

2011년 12월, 미국 <CNN>에서는 '화천 산천어축제'를 겨울철 7대 불가사의(7wonders of winter)로 선정했다. 축제조직위원들과 화천 군민들은 의아해했다. 당시 <CNN>은 캐나다의 오로라, 얼음에 갇힌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웨덴의 순록의 대이동, 이탈리아의 가라앉은 종, 미국 엘로스톤의 끓는 물, 눈으로 덮힌 런던과 더불어 산천어축제를 불가사의 한 일로 꼽았다. 중국의 빙등축제나 일본의 삿포로 눈꽃축제도 아닌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산천어축제를 선정한데 놀랐다.

<CNN>에서 산천어축제를 겨울철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선정한 이유도 흥미롭다. 수만 명이 물고기(산천어)를 잡겠다고 얼음 위에 올라선 풍경과 영하 20도가 넘는 추위에 산천어를 잡기 위해 얼음물 속에 뛰어 드는 풍경에 대해 놀라움을 넘어 경이롭다고 표현했다. 그 여파로 지난해 산천어축제에 다녀간 외국인은 3만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CNN에서 겨울철 세계7대 불가사의로 산천어축제를 소개한 내용
 CNN에서 겨울철 세계7대 불가사의로 산천어축제를 소개한 내용
ⓒ CNN 사이트

관련사진보기


IFEA(세계축제협회)에서는 지난해 9월, 화천군을 '축제도시'로 선정했다. 대상도시 또한 시드니(호주), 오타와(캐나다), 니스(프랑스), 살바도르(브라질), 로토루와(뉴질랜드), 보스톤(미국)시이다. 한국에서도 작은 산골마을 화천이 포함되어 있다는 게 생뚱맞기까지 했다. IFEA는 축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지역발전 기여도,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 등 인근 도시에 미치는 영향에 큰 점수를 부여했다.

화천에 면세점(Tax Free)이 있다는 것도 이색적이다. 공항이나 대도시 백화점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면세점이다. 그런데 민통선 이북 산골마을에 면세점이 있다. 산천어축제에 동남아 관광객을 비롯해 많은 외국인들이 찾기 때문이다.

산골마을 화천에 생긴 외국인 면세점
 산골마을 화천에 생긴 외국인 면세점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화천엔 산천어가 살지 않는다

지난해 산천어축제를 찾은 관광객은 138만 명으로 집계됐다. 화천에는 호텔이나 콘도미니엄이 없다. 행정에서 운영하는 아쿠아틱리조트, 풍차펜션과 열차펜션, 민간에서 운영하는 펜션이나 여관이 전부다. 일일수용 가능인원도 5천여 명이 넘지 않는다. 축제장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이 인근 시로 이동하는 이유이다.

산천어축제 시즌이면 인근 춘천시 닭갈비촌은 북새통을 이룬다. 산천어축제 참가자들이다. 다수의 사람들 점퍼에 산천어축제 낚시표가 달린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산천어축제로 인해 과거 민통선 이북마을로 알려졌던 화천은 많은 수식어도 붙었다. 대표적인 것이 Wis country이다(Wis는 'wisdom'의 약자로 지혜로운 지역이라는 뜻이다). W는 Water, I는 Ice, S는 Snow를 의미한다. 화천에서 열리는 여름철 쪽배축제를 말할 때 '물의나라 화천', 겨울철 산천어축제를 말할 때는 '눈의 나라 또는 얼음나라 화천'이라 부르는 이유이다.

산천어축제는 지역경제 근간도 바꾸어 놓았다. 외출 장병이나 면회객들을 대상으로 한 상권이 관광객으로 바뀌었다. 다수의 상가들은 6개월 정도의 기간에 올리던 수익을 축제기간 20여 일 정도에 만회했다. 4개밖에 되지 않던 낚시가게도 수십 개로 늘어났다. 산천어축제장에서는 지역 농산물 판매액도 10억 원이 넘는다. 산골 농민들이 1년간 농사를 지은 콩, 팥, 감자, 고구마, 강낭콩, 땅콩, 호박 등이다. 지역전체 면적 중 8%에도 미치지 못하는 농지에서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가 만들어진 셈이다.

축제장에 마련된 농산물 판매장. 축제기간 동안 10억원 어치가 넘는 농산물이 판매된다.
 축제장에 마련된 농산물 판매장. 축제기간 동안 10억원 어치가 넘는 농산물이 판매된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많은 사람들은 화천의 개울가에 산천어가 지천인줄 안다. 그러나 화천엔 산천어가 살지 않는다. 안동에 고등어가 나지 않음에도 간고등어 지역으로 알려진 것과 비슷하다. 산천어가 살지 않는 동네를 산천어 대표지역으로 만들었다.

학계에선 산천어의 종류를 세 가지로 분류한다. 시베리아와 러시아산과 일본산 그리고 우리나라 동해안 지역에 서식하는 토종 산천어가 그것이다.

몇 년 전 모 언론사에서 산천어축제에 투입되는 산천어가 일본산이란 주장을 했다. 덧붙여 축제장에서 탈출한 산천어가 토종과 교잡할 경우 생태계 파괴의 원인이 된다는 내용도 실었다. 동해안 지역에선 가능한 이야기다. 화천군은 산천어 종 복원사업에 착수했다. 금년 중 완료되면 이와 같은 터무니없는 주장은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들이 산천어 잘 낚는 이유

지난 2일, 산천어를 이용해 민통선 이북지역 산골마을을 국제적인 도시로 탈바꿈시킨 정갑철 화천군수를 만나 2014 산천어축제 운영 내용과 산천어 낚시 기법에 대해 물었다.

-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산천어축제를 2014대한민국대표축제로 선정했다. 주요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달라.
"축제 낚시는 산천어 얼음낚시, 루어낚시, 맨손잡기, 어린이 전용 낚시, 외국인 전용 낚시터 등으로 세분화 했고, 크게 아이스 펀 파크와 스노우 펀 파크로 나눈 것도 특징이다. 아이스 펀 파크는 얼음 위 자전거라든지 봅슬레이, 얼음썰매, 선등 아이스링크, 하늘 가르기, 얼음축구, 겨울문화촌 등 얼음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프로그램으로 꾸며졌고, 스노우 펀 파크는 눈썰매, 빙벽체험, 눈사람 광장 등으로 만들어져 시골출신 관광객들에게는 향수를 도시민들에겐 새로운 체험을 선사할 것이다."

-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의 읍내 유입을 위해 일부 프로그램을 시내에 설치한 것도 높이 평가되는 부분이다.
"축제장을 찾았던 관광객들이 100만 명이 넘는다고 하지만 정작 읍내는 그렇게 붐비지 않았다. 원인이 뭔지 분석했다. 답은 간단히 나왔다. 읍내와 축제장의 경계를 이루는 뚝이었다. 그리고 읍내에 볼거리가 없다는 것 또한 원인인듯했다. 축제장과 읍내를 연결하는 터널을 세 개를 뚫고 대규모 얼음 조각으로 이루어진 투명광장, 선등거리, 3D광장, 아이스링크, 산천어공방을 읍내에 만들고 축제장에 입점한 음식점 모두를 축제장 밖으로 이동시켰다. 결과는 축제기간 읍내가 명동거리를 연상케 할 정도로 붐비는 효과로 이어졌다."

- 사실 축제에 참가해 산천어를 한 마리도 낚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꼭 잡을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면 설명해 달라.
"글쎄, 그런 건 전문가들이 더 잘 알 테지만 아는 대로 설명을 한다면, 산천어낚시는 메탈 등 인조미끼를 사용한다. 생물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환경보호를 위해 금지시키고 있다. 낚싯대는 집에 있는 견지대면 충분하다. 없다면 축제장에 즐비한 낚시점에서 웜이 달린 낚싯대를 하나 구입하면 된다. 산천어낚시 방법은 먼저 낚시 줄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풀고 바닥을 기준으로 10~30cm정도 띄운 다음, 일정한 높이로 낚시 대를 들었다 놓았다가를 반복해 산천어를 유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천어는 육식어종이기 때문에 공격성이 강하다. 때문에 움직이는 것을 보고 달려드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중요한 것은 끈기다. 30여 분 낚시에 몰두하다 안 잡힌다고 딴전 피우는 사람들치고 산천어를 잡은 사람을 못 봤다. 의외로 어린이들이 잘 낚는 경우가 많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따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5살 정호주 어린이는 산천어를 두마리를 낚았다.
 지난해 5살 정호주 어린이는 산천어를 두마리를 낚았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 다수의 사람들은 한 마리도 못 잡았는데, 유독 많이 잡은 사람도 볼 수 있다.
"소위 꾼이라고 일컫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이 쓰는 메탈의 색깔은 무슨 색인지와 실례가 되지 않은 범위 내에서 미끼를 바닥에서 어느 정도를 띄웠는지 물어보는 것도 좋다. 산천어는 온도와 날씨에 민감하다. 유영 층이 다르다는 말이다.

그런데 중요한 건 축제장에선 1인 기준 세 마리로 제한하고 있다. 그 이상 잡은 사람은 옆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미덕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또 금년도는 예년에 비해 공치는(못잡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 조성한 대규모 축양장을 이용해 (산천어에게) 며칠간 먹이를 주지 않는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 마지막으로 금강산도 식후경, 잡은 산천어는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은지도 알려 달라.
"잡은 산천어를 집으로 가져가는 사람들도 있다. 산천어는 성질이 급한 편이라 살려서 가져가는 건 어렵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낚시터 옆에 마련된 회 센터에서 싱싱한 산천어회로 드시는 것이 겨울철 최고의 별미다. 회를 싫어하는 분들은 산천어 구이터를 이용 구워서 드시는 것을 권한다. 단백하면서 그윽한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기자는 강원도 화천군청 기획담당입니다.



태그:#산천어축제, #대한민국대표축제, #화천, #정갑철 화천군수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밝고 정직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오마이뉴스...10만인 클럽으로 오십시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