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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김태흠 의원과 민주당 박기춘, 이윤석 의원은 3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에 철도산업발전소위를 구성하는 조건으로 철도파업을 중단하기로 철도노조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 여야 "철도노조 파업 철회, 국회 소위 구성" 새누리당 김무성, 김태흠 의원과 민주당 박기춘, 이윤석 의원은 3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에 철도산업발전소위를 구성하는 조건으로 철도파업을 중단하기로 철도노조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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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파업이 30일 종지부를 찍었다. 파업 돌입 22일만이다. 민주당이 선두에 섰고, 새누리당은 합의에 협조했으며, 철도노조가 한 발 물러선 결과다.

여야합의로 국회 국토위원회 내부에 '철도산업발전을 위한 소위원회 구성'을 이뤄냈고, 철도노조는 소위원회 구성이 완료됐으며, 파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전 11시, 여야 협상에 전면에 선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박기춘 민주당 의원, 여야 국토위 간사는 환하게 웃으며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철도노조도 "국토교통위소위원회 구성을 확인한 뒤 노동조합의 파업철회 및 복귀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22일을 끌어온 지난한 파업 사태가 해결된 순간이다. 

28일 오후부터 30일 오전까지...숨가쁘게 달려온 여야

지난 27일까지만 해도 상황은 녹록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수서발 KTX 법인 면허 발급을 강행했고, 그에 앞서는 민주노총에 강제진입해 철도노조 지도부 검거에 나섰다. 노사 간 대화는 단절됐고, 철도파업 문제는 장기화 수순을 밟는 듯 했다.

그러던 지난 28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박기춘 민주당 사무총장을 조용히 불렀다. 김 대표는 "박 총장이 원내대표도 해서 (협상력이 있고 하니), 철도파업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달라"고 주문했다. 박 총장은 수서발 KTX 문제를 중점으로 다루는 국회 국토위원회 소속이기도 했다.

임무를 부여 받은 박 총장은 일단 최은철 철도노조 사무처장과 대면했다. 최 처장은 현재 민주당 당사에 진입해 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박 총장은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요구하지 말자, 파업을 위한 싸움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둘 간의 논의 끝에, 국토위 내부에 소위와 협의체를 구성하는 가안을 만들어 냈고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의 확인 필요하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전화 통화로 김 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한 박 총장은 바삐 움직였다. 협상 대상자인 정부여당을 설득하는 일이 남은 것이다.

여야가 30일 철도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에 철도산업발전 소위를 구성키로 한 것은 지난 주말 국토위 소속 박기춘 민주당 사무총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막후 물밑 접촉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철도파업사태 해결에 나선 김무성-박기춘 여야가 30일 철도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에 철도산업발전 소위를 구성키로 한 것은 지난 주말 국토위 소속 박기춘 민주당 사무총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막후 물밑 접촉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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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접촉을 했지만 자신있는 답변이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국토위 여당 간사인 강석호 의원과도 소통했지만 한계를 느꼈을 뿐이었다. 이 때 국토위의 최고중진 새누리당 의원인 김무성 의원을 떠올렸다. 박 총장은 "김무성 의원이 당과 청와대를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도 이같은 중재안에 공감했고, 29일 오후 9시 전격 회동에 이르게 됐다. 2시간 반 간의 논의 끝에 '국토위 산하에 철도산업발전 등 현안을 다룰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지원할 정책자문협의회를 구성한다. 철도노조는 소위를 구성하는 즉시 파업을 철회한다'는 안이 마련됐다.

이제 남은 것은 새누리당과 청와대를 설득하는 일이었다. 이를 담당한 건 김무성 의원이었다. 결국 OK 사인이 떨어졌다. 김 의원은 "모든 것은 당지도부와 면밀히 상의해서 허락을 받았고 청와대로부터도 허락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소위 구성을 반대해 온 데 대해 김 의원은 "수서발 KTX 면허 발급 전에 소위를 구성하자는 것은 면허 발급을 지연시키려는 전략으로 볼 수밖에 없기에 반대했던 것"이라며 "이미 면허가 발급된 시점에서는 그 문제가 합의됐기에 원만한 합의를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의 구두 합의가 이뤄진 후, 김 의원은 김명환 위원장의 '사인'을 요구했다. 이렇게 해 합의서 내에 박기춘 총장, 김무성 의원, 김명환 위원장의 사인이 나란히 적히게 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김명환 철도노조위원장과의 협상을 통해 국토위 산하에 새누리당이 위원장인 철도발전소위를 구성하고 정부와 코레일·철도노조 인사가 자문 역할을 하는 대신 철도노조가 파업을 철회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협상 당사자 3인이 서명한 합의문 전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김명환 철도노조위원장과의 협상을 통해 국토위 산하에 새누리당이 위원장인 철도발전소위를 구성하고 정부와 코레일·철도노조 인사가 자문 역할을 하는 대신 철도노조가 파업을 철회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협상 당사자 3인이 서명한 합의문 전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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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소위원회에서 '철도 민영화' 문제 다뤄질 것"

다음 날인 30일 오전, 새누리당은 최고위 보고 후 인준 작업을 거쳤고, 민주당도 의총에서 중재안을 인준받았다. 여야는 이날 국토위 전체회의를 열어 소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소위원회 구성이 확정되면 철도노조도 즉각 파업을 철회하기로 했다. 소위원회 위원은 여야 동수로,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맡기로 합의했다.

소위원회에서 어떤 의제를 두고 논의를 진행할지는 소위원회 몫으로 남겨졌다. 박 총장은 "(철도 민영화 문제도) 의제에 포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김 의원은 '수서발 KTX 면허 발급 취소도 논의 주제에 포함되냐'는 질문에 "합의문에 그런 말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야가 협상을 통해 역대 최장기록을 갱신하던 철도노조 파업을 끝낼 길을 열어준 것은 그간 강경 대치만 일삼던 여야 관계를 감안할 때 유의미하다고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여야는 합의 내용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삐걱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철도노조 측이 구성원들과 제대로 된 내용을 공유하지 못한 채 민주당에서 먼저 '철도노조 파업 철회' 내용을 흘리는 바람에 한동안 혼란에 빠진 것.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합의 내용을 인준받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기도 전에 언론에 합의 사항을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전 의총에서 "철도노조 파업 사태가 연말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기쁜 소식을 드릴 수 있게 됐다"며 운을 띄우기도 했다.

이에 따라 철도노조는 합의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후 2시간 여 동안 파업 철회를 공식화하지 못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여야 뿐 아니라 노조 내부에서도 논의를 거친 후 이날 오후 께 공식화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철도노조 파업 철회) 언론보도에 흔들리지 말라"며 "파업대오를 유지하고 위원장의 명령을 기다리라"는 메시지를 철도노조 조합원에게 보내기도 했다.

철도노조는 여야의 합의문 발표 기자회견 후에야 "철도노조는 여야 합의를 환영한다"며 "합의한 대로 소위원회 구성을 확인한 뒤 노동조합의 파업철회 및 복귀 절차를 밟을 것이고, 여야 합의에 준해서 노사교섭에서도 진전된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합의 사항' 사전 유출은, '정치'가 실종됐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국회가 이뤄낸 오랜만의 성과에 남은 오점이다.


태그:#철도 노조, #파업 철회, #소위 구성, #국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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