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가 폭락하고 부정평가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된 12월 20일 갤럽의 여론조사
▲ 박 대통령 지지도 급락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가 폭락하고 부정평가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된 12월 20일 갤럽의 여론조사
ⓒ 갤럽 홈페이지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했다. 한국갤럽에서 지난 20일에 공개한 12월 셋째 주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에서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는 48%(지난 주 54% 대비 6%P 감소),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는 41%(지난 주 35% 대비 6%P 증가)로 나타났다.

지난 3월 ~ 4월 초에 인사파동으로 청와대에서 대국민사과를 할 때 긍정적 평가가 40%대를 기록한 이후로 처음 기록한 40%대 긍정평가 수치다. 더욱 주목할 대목은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처음으로 40%를 넘어선 대목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소통 미흡'으로 조사됐다.

박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해 '부정적이다'고 평가한 41%는 그 이유로 '소통 미흡(20%)', '공기업 민영화 논란(14%)', '공약실천 미흡(13%)', '독단적(11%)', '원활하지 않은 국정운영(11%)'을 꼽았다. 갤럽은 소통 미흡과 독단적이라는 응답의 합계가 31%로 4주째 부정평가 이유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정평가 요인 중 지난 주 처음 나타난 '공기업 민영화 논란'이 지난 주 3%에서 이번 주 14%로 급증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취임 초 대비, 가장 극적으로 '부정 평가'가 늘어난 계층은

갤럽은 박근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매주 시행하고 있다. 긍정평가가 가장 낮았던 지난 4월 첫 주 여론조사 결과와 금번 12월 셋째 주 조사결과를 분석해 보면 유의미한 특징이 하나 발견된다. 박 대통령에 대해 극적으로 '부정 평가'가 증가했지만 직접적으로 그 계층이 노출되지 않는, '숨은 비판세력'의 실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 계층은 바로 '직장여성 계층'으로 분석됐다. 갤럽의 조사항목에는 성별 중 '여성', 직업별로 '가정주부' 이렇게 두 가지가 공개된다. 여성 중에서 가정주부를 발라내면 직장여성 계층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이 중에는 일부 대학생, 구직자가 포함될 수 있다. 구직자는 잠재적 직장여성 계층으로 포함시킬 수 있고, 대학생은 응답 표본수를 고려할 때 직장여성 계층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겠다.

12월 셋째 주 응답한 전체 여성의 수는 609명이다. 이 중 가정주부의 수는 271명, 나머지 338명이 바로 '직장여성 계층'이다. 지난 4월 첫 주 대비 12월 셋째 주 여성들의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25%에서 40%로 15%P 급증했다. 그런데 '가정주부'의 박 대통령 부정평가는 같은 기간 19%에서 25%로 증가했다.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

가정주부 계층의 부정평가는 6%P 늘었는데 전체 여성의 부정평가는 15%P 증가했다. 가정주부가 아닌 여성들의 부정수치가 대단히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직장여성 계층의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 수치는 압도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4월 첫 주 29%였던 부정평가 수치가 12월 셋째 주에는 52%로 급증한 것이다. 이 정도 급증이면 정권에 대한 분노로 해석해야 한다.

4월 첫 주 성별 부정평가 수치를 보면 남성은 33%, 여성은 25%였다. 여성의 부정평가가 낮았다. 최초 여성 대통령에 대한 호의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런데 12월 셋째 주 같은 부정평가 수치를 보면 남성은 43%, 여성은 40%이다. 지난 4월달 대비 성별 모두 급증하였지만 남성이 10%P 증가한 반면 여성은 15%P로 더욱 증가했다.

파업했다고 대규모 직위해제? 직장 여성들 뿔났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폭락을 1면에 보도한 21일자 한겨레신문
▲ 지지율 뚝!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폭락을 1면에 보도한 21일자 한겨레신문
ⓒ 한겨레PDF

관련사진보기


이번에는 지난 주 수치와 비교해 보자. 직장여성들의 분노가 무엇인지 구체화된다. 12월 둘째 주와 셋째 주를 비교해 보면 박 대통령에 대한 가정주부의 부정평가는 22%→ 25%로 소폭 증가했다. 반면 직장여성들의 부정평가는 42%→ 52%로 10%P 급증했다. 지난 주 가장 큰 이슈는 철도노조 파업이었다.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 8656명에 대한 전격적인 직위해제, 그리고 초강경발언 등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갤럽의 해석도 동일하다. 갤럽은 부정적 평가가 급증한 이유를 파업 참여 노조원 수천 명에 대한 직위해제, 박 대통령의 강경발언, 대통령 발언 직후 검찰의 철도노조 간부 체포영장 발부 등을 들면서 "박 대통령 비지지층에게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소통·화합이 아닌 독단적·일방적 태도로 비춰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안녕 대자보' 등장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장기간 파업에 돌입했음에도 열차 지연에 대한 불만, 볼멘 소리는 아직까지 들리지 않는다. 신도림역에서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현아무개씨(28)는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해 "적극 지지한다. 그 분들의 안녕이 나의 안녕과 다르지 않다"고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도에서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김아무개씨(26) 역시 "급행 지하철이 제 때 도착하지 않아서 지난 주에 2번이나 지각을 했다"면서도 "불편하지만 참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성 중 직장여성 계층의 부정평가 급증이 박 대통령 지지도 급락의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 직장여성들 뿔났다 여성 중 직장여성 계층의 부정평가 급증이 박 대통령 지지도 급락의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 지용민

관련사진보기


갤럽은 박 대통령 부정평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불통'과 '독선'을 꼽았다. 갤럽은 이 두 항목이 4주째 가장 큰 부정평가 항목이라고 덧붙였다. 최장기에 돌입한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동일한 업무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정부에게 대화를 요구하는 철도노조와 달리 주무부서인 국토교통부는 파업 13일째인 21일에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박 대통령에 대한 '숨은 비판세력'인 직장여성 계층은 이 모든 상황을 비판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갤럽의 20일 여론조사 결과가 말해주는 사실이다.


태그:#갤럽, #여성, #직장여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