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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민족끼리' 누리집이 중단되었다고 보도한 12월 5일자 <조선일보> .
ⓒ <조선일보>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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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아래 국정원)이 발표한 '북한 장성택 실각설'과 관련해 보수 언론들이 연일 이른바 '대북 소식통'을 근거로 내세워 확인되지 않고 확인할 수도 없는 뻥튀기성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 기사들은 대개 '자유북한방송' 등 북한 관련 매체들이 먼저 보도하고 이를 <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들이 그대로 인용 보도하면서 확대·재생산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북한 관련 매체들이나 보수 언론들은 이러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뻥튀기성 기사뿐만 아니라, 명백히 사실관계에 어긋난 내용들도 그대로 기사화해 보도하고 있어 보도의 진실성에 대한 의혹을 키우고 있다.

<조선일보>는 5일(아래 현지시각), '자유북한방송'이 보도한 '장성택 사건엔 꿀 먹은 벙어리'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제목을 '장성택 사태 이후 북한 '우리민족끼리' 사흘째 영업중단'으로 슬쩍 각색해 관련 내용을 인용보도했다.

보도된 기사 내용은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의 내·외부 필진과 수년간 알고 지냈다는 한 재중 교표는 '지금 우리민족끼리가 더 난리다'라며 '저들은 웹사이트의 기술관리만 하고 원고는 조국에서 나와야 하는데, 사건이 터지고 이틀이 지나도록 통전부 쪽에서 아무 말도 없으니 답답해 죽을 지경'이라고 토로하고 있다고 전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틀 전까지만 해도 '쓰레기통에 처박힌 규탄결의안' '용공과 종북소동' '투쟁으로 파쑈악법을 철페시켜야' 등으로 매닥질 되던 우리민족끼리 사이트가 잠잠하다 못해 송장 내(냄새) 마저 풍기고 있다"고 적어놨다. 또한 "아무리 살펴보아야 '성명과 담화, 주요문건'을 소개한다던 웹사이트의 기본 메뉴 창엔 3일 전의 성명이 맥 빠지게 걸려있고 한동안 기승을 부리던 '국정원 해체 선동'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우리민족끼리' 누리집은 <조선일보>가 '영업'을 중단했다고 보도한 5일은 물론 최근까지 전혀 중단된 적이 없으며, 6일 현재까지 실시간 업데이트는 물론 정상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 또한, 날짜별로 관련 기사나 주장의 글들이 그대로 올라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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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6일 현재 정상 운영 중인 '우리민족끼리' 누리집 화면 .
ⓒ '우리민족끼리'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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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조선일보>가 제목을 각색하면서 증거 자료인 양 갖다 붙인 '우리민족끼리' 누리집 갈무리 사진은 최근이 아닌 '2013년 4월 3일 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일보> 스스로 각색을 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왜곡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MBC "장성택 실각 중국에 사전 통보"... 국방장관 "사실이 아니다"

최근 이른바 국정원발 '장성택 실각설'과 관련한 확인되지 않은 기사들이 난무하면서 사실관계를 보도해야 하는 언론 환경을 황폐화시키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MBC는 지난 4일 뉴스에서 "북한은 지난 10월쯤 중국 측에 장성택의 숙청 계획을 미리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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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택 실각을 중국에 사전 통보했다"고 주장한 MBC 뉴스 .
ⓒ MBC 방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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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송은 이 보도에서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장성택 라인이 더이상 대중 관계를 전담하지 않게 됐으며,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는 취지의 설명을 북한이 해왔다고 대북 소식통을 통해 밝혔다"고 역시 확인되지 않은 '대북 소식통'을 근거로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물론 중국 관영 매체들도 이른바 '장성택 실각설'에 대해 한국 국정원이 발표했다는 사실만 보도했을 뿐, 사전 인지 내용 등의 보도는 전혀 없었다. 파문이 확대하자 급기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답변에서 "중국 측에 통보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오보임을 확인하는 해프닝까지 일어났다.

AP "'국정원 실각설 주장' 의문"... 과거에도 잘못된 대북 정보 많아

이처럼 확인되지 않은 대북 정보를 국정원이 불쑥 발표하고 이에 보수 언론들은 북한 관련 매체에서 근거 없는 이른바 '대북 소식통'을 인용한 기사를 다시 각색해서 왜곡된 기사를 양산하는 행태가 거듭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일차적 책임은 대북 관련 설익은 정보를 정보기관의 직분을 망각하고 국내 정치권에 터트리는 국정원이 져야 한다는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지난 4일 '국정원 주장에 몇 가지 의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국정원이 주장하는 장성택 실각설은 흥미 있는 뉴스이지만, 첫 번째 의문은 '그것이 사실이냐'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 매체는 "몇몇 분석가들은 이러한 국정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국정원은 과거에도 매우 비밀스러운 북한에 관해 잘못 추적한 오점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며 과거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 사건' 등 국정원의 대북 정보 부재 사례 네 가지를 거론했다.



태그:#장성택 실각설, #보수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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