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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여름, 대전역 공중전화 부스에서 만난 스님과 군인
 2013년 여름, 대전역 공중전화 부스에서 만난 스님과 군인
ⓒ 곽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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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공중전화 누적적자가 5년간 1700억원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급속한 휴대폰 보급으로 대중에게 외면당한 공중전화가 적자덩어리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공중전화를 이용한 것이 언제였는지 까마득할 정도다.

그래서 한때  '저런 공중전화 누가 이용해? 없애버리지' 쯤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바뀌었던 계기가 있다. 지난 여름 일이다.

대전역을 지나다 공중전화를 이용하는 스님과 군인을 보고 자연스레 눈길이 갔다. 동전을 넣어가며 맛깔나게 전화를 활용하는 그들을 보며 깨달은 사실 하나, 휴대폰 없이 수행하는 스님과, 군대내에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는 군인에게 공중전화는 대체 불가능한 '필수 연락 도구'라는 것이다.

비단 그들 뿐일까.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 휴대폰을 살 돈이 없거나, 휴대폰 비용이 연체됐거나 하는 사람에게 공중전화는 더 없이 소중한 것일 것이다.
 
수십년의 세월동안 공중전화의 사용자들은 변했다. 초기 가장 부유하고, 트렌디한 사람들이 이용한 연락 도구였고, 이후 다수가 이용하는 대중적인 연락도구로 발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랜세월이 흐른 지금, 이제 공중전화는 이제 대중적인 것하고 거리가 먼 소수가 사용하는 '연락 도구'가 됐다.

그렇기에 대중이란 이름으로 사는 우리에겐 불필요한 무엇,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것이기도 했다. 덕분에 스스로를 반성해 보게 된다. 어쩌면 나는 나에게 필요없다는 이유로, 다른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을 너무 쉽게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아닌지 하고 말이다.


태그:#스님과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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