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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의 굴다리 갤러리. 도로 밑을 오가던 통로가 근사한 갤러리로 변신했다.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의 굴다리 갤러리. 도로 밑을 오가던 통로가 근사한 갤러리로 변신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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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형태의 갤러리(전시관)가 생겨나고 있다. 건물의 현관을 미술작품의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은 이미 옛일이 됐다. 언젠가 시장의 출입문이 갤러리로 변하더니 순대국밥집에서 미술작품 전시회도 있었다. 요즘엔 농촌의 마을회관과 느티나무 아래 정자까지도 갤러리로 변신하고 있다.

골목길이 갤러리로 변신하는 일도 잦다. 골목길은 벽화의 거리라는 이름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보기 흉한 건물의 하수도관을 피리로 변신시켜, 피리 부는 아이를 그려 놓은 곳도 있었다. 농촌마을의 옛 방앗간도 갤러리로 변신했다. 도시와 농촌, 산촌과 어촌을 가리지 않고 '갤러리 전성시대'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다.

덕분에 미술작품들이 삶의 현장에서 주민과 호흡할 수 있게 됐다. 그만큼 거리감이 없어졌다. 기존의 문예회관이나 미술관과 달리 보는 사람의 부담감도 덜어 주었다. 미술 전시는 특정계층을 위한 문화행사라는 그동안의 선입견도 없애 주었다.

농촌마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길거리의 담벼락 벽화.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 평리마을의 거리벽화 모습이다.
 농촌마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길거리의 담벼락 벽화.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 평리마을의 거리벽화 모습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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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의 굴다리 갤러리 입구.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의 굴다리 갤러리 입구.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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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굴다리 갤러리를 만났다. 도로 아래로 뚫린 통로를 이용한 예술작품 전시관이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로 널리 알려진 전남 담양에서다. 굴다리 갤러리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한켠에 자리하고 있다.

그리 길지 않는 굴다리지만 어여쁜 전시관으로 변신했다. 천장은 하늘색으로 색칠해 밝고 깨끗한 전시관 이미지를 선사했다. 양쪽 바닥에는 배수구가 그대로 놓여있다. 전시작품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의 사계절을 담은 사진이 크게 걸렸다. 이 길에서 찍은 영화 <화려한 휴가>의 장면을 모아놓은 사진도 걸려 있었다.

담양 굴다리 갤러리 전경. 지금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의 사계절 풍경과 영화 '화려한 휴가'의 장면들이 양쪽으로 걸려 있다.
 담양 굴다리 갤러리 전경. 지금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의 사계절 풍경과 영화 '화려한 휴가'의 장면들이 양쪽으로 걸려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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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도 천장의 하늘색과 어우러져 근사했다. 전시관 내부만 놓고 보면 여느 미술관에 비해 손색이 없었다. 전시 형식도 부담 없었다. 자연스럽게 벽면에 걸어 놓았다. 전시품을 보는 사람들도 재미있어 했다. 신선한 아이디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관람객들의 안전을 위해 굴다리 갤러리로의 차량이나 오토바이, 자전거의 통행은 금지하고 있었다. 농부들의 농작업용 기계만 조심이 다닐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었다. 마을주민을 배려한 그 마음도 예뻤다.

담양 굴다리 갤러리 내부 모습. 겉보기와 달리 안은 여느 전시관에 뒤지지 않는, 근사한 모습으로 꾸며져 있다.
 담양 굴다리 갤러리 내부 모습. 겉보기와 달리 안은 여느 전시관에 뒤지지 않는, 근사한 모습으로 꾸며져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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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굴다리 갤러리 모습. 전시관 위로 높은 늦가을의 하늘과 뭉게구름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담양 굴다리 갤러리 모습. 전시관 위로 높은 늦가을의 하늘과 뭉게구름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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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자체마다 지역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단순히 홍보 차원을 넘어 여행객들을 끌어들여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는데 목적이 있다. 지역을 살리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인 셈이다. 굴다리 갤러리도 그러한 고민의 결과물이었을 게다.

담양여행의 목적이었던 황금색으로 물든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뒷전이었다. 늦가을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보다도 더욱 빛나는 굴다리 갤러리였다. 담양여행도 여느 때보다 오지고 행복했다. 일부러라도 꼭 한 번 가볼만한 갤러리다.

황금색으로 물든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굴다리 갤러리와 함께 늦가을의 서정을 선사해주고 있다.
 황금색으로 물든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굴다리 갤러리와 함께 늦가을의 서정을 선사해주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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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굴다리갤러리, #굴다리전시관, #메타세쿼이아가로수길, #담양, #길거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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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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