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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더장군동상보존시민연대는 25일 인천시 중구 소재 자유공원에서 '10차 국가안보와 맥아더장군동상보존 및 빨갱이 조봉암 동상 건립 반대와 송영길시장 주민 소환 추진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맥아더장군동상보존시민연대는 25일 인천시 중구 소재 자유공원에서 '10차 국가안보와 맥아더장군동상보존 및 빨갱이 조봉암 동상 건립 반대와 송영길시장 주민 소환 추진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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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가을 하늘이 펼쳐진 25일 인천의 대표적 쉼터로 알려진 자유공원(인천시 중구소재)에 노인 4천여 명이 모여 들었다. 대부분 70대 중후반의 노인들이다. 한국전쟁과 월남전에 참전한 역전의 용사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이날 개최된 국가안보 결의대회에 참석한 노인들이다.

이들은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장군 동상을 보존하고, 죽산 조봉암 동상 건립 반대와 송영길 인천시장 주민 소환 추진 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자유공원에 모였다. 이날 집회는 '인천지구황해도민회'가 주관했다.

황해도민회가 주축인 '맥아더장군동상보존시민연대(동상보존연대)'는 올해로 10회째 국가안보결의대회를 자유공원에서 개최하고 있다. 작년에도 대선을 두 달 앞두고 대회를 개최했다. 

류청영 동상보존연대 회장은 대회사에서 "맥아더 동상은 자유와 국운, 한미 동맹의 상징으로 보존해야 한다"면서, "자유공원을 맥아더공원으로 칭하고 문화재화로 지정해야 한다. 또한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는 공원을 월미도에 조성하고, 트루먼 대통령 동상을 인천 시내에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대중과 노무현은 나쁜 평화를 추구해 북한에 퍼주어 북한이 핵개발을 했다. 또한 빨갱이와 종북 세력을 풀어주고, 빨갱이를 잡는 국정원 직원 3841명을 해고해 안보 둑을 허물었다"고 주장했다. 류 회장은 "서울 남산에서 돌멩이 던지면 간첩이 맞을 정도로 남한에는 간첩이 득실득실 한다"고 비상식적 주장을 폈다.

집회 중간 중간에 일부 노인들이 추임새처럼 “노무현 개새끼 죽여 버리자”, “문재인 죽여 버리자”고 외치면서 박장대소했다.
 집회 중간 중간에 일부 노인들이 추임새처럼 “노무현 개새끼 죽여 버리자”, “문재인 죽여 버리자”고 외치면서 박장대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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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사 중간에 집회에 참석한 한 노인이 대열 중간에서 "노무현 개새끼 죽여 버리자"고 소리쳤다. 몇몇 노인들이 이에 박장대소했다. 옆에 있던 한 노인이 "죽었는데"라고 말하자,  바로 다른 노인이 "또 죽여"라고 말했다. 주변 노인들이 또 박장대소했다. 이날 인천지역 노인들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관참시(剖棺斬屍)를 서슴지 않았다.

류 회장은 이어, "6·15와 10·4 공동선언은 매국 이적행위이기 때문에 원천무효로 폐기되어야한다"면서, "종북 좌파 전교조가 교육을 망치고 있다. 북방한계선 NLL선을 사수하자"고 주장했다.

대법원 무죄 판결 후 인천지역에서 일고 있는 죽산 조봉암 동상건립을 겨냥해서도 "조봉암은 일본군의 승리를 위해 막대한 돈을 기부한 친일파이고 빨갱이"라며, "동상을 건립하려는 좌익세력의 시도에 결사적으로 맞서 싸워 저지하자"고 찬물을 끼얹었다.

이외에도 "국방비 식감과 국가보안법폐지, 한미동맹 파기를 주장하는 종북 좌파를 척결하고, 종북 좌익세력이 뭉치고 있는 지금 더 이상 방관해선 안 된다"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폈다.

집회 중간 중간에 일부 노인들은 추임새처럼 "노무현 개새끼 죽여 버리자", "문재인 죽여 버리자"고 외쳤다.

이번 결의대회에는 과거 대회에서 볼 수 없었던 구호가 등장했다. 국가정보원 관련 구호다. 국정원 불법 대선 개입 정황이 연이어 드러나는 상황에서 이들은 예년 결의대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구호를 들고 나온 것이다.

황해도민회와 동상보존회는 '국가정보 기능 축소를 주장하는 자는 북괴를 이롭게 하는 빨갱이다'는 현수막을 곳곳에 게재했다. 또한 대회 구호로 '국정원개혁은 국가안보를 위해 국내 정보활동을 더욱 강화하라'고 들고 나왔다. 노인들이 국정원 엄호에 나선 셈이다.

집회 주최 측은 과거 결의대회에서 볼 수 없었던 국정원 강화 구호를 들고 나왔다. 국정원이 불법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정황들이 드러나 이런 구호를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집회 주최 측은 과거 결의대회에서 볼 수 없었던 국정원 강화 구호를 들고 나왔다. 국정원이 불법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정황들이 드러나 이런 구호를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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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조선 편집장 출신의 조갑제씨가 올해도 안보강사로 나섰다. 조씨는 "나라가 버티려면 군인, 경찰, 교사만 버티면 된다"면서, "작년에는 선거를 앞두고 있어 긴장했지만, 총선과 대선에서 잘해 오늘은 표정이 좋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어, "문재인이 대통령 됐으면, 이정희가 국무총리, 이석기가 국정원장이 됐을 것이다. 국정원 댓글은 실체가 없는 것이다. 종북 세력 비판하다가 종북 세력 동조하는 정치인을 비판하게 됐고, 이상한 검찰이 나와 왜곡해 민주당에 빌미를 주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관진 국방장관 취임 이후 20대가 변화하고 있다. 20대가 군대 가면 달라지니 걱정하지 말아라. 민주당도 종북파에 속한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60%는 무조건 북한 지지하는 20%로 빼면 압도적 지지율이다. 안보와 법치를 바로 세웠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전교조는 이상한 집단이다. 대통령이 전교조 약화시키는 조치에 많은 성원을 해 달라. 교학사 교과서가 유일하게 괜찮은 교과서다. 손자 다니는 학교에서 교학사 책이 선정될 수 있도록 잘 봐야 한다"고 마녀 사냥식의 발언을 쏟아 냈다. 집회 주최 측은 집회를 마친 후 설탕(3kg짜리) 4천포를 노인들에게 나눠 주었다.

집회와 관련, 이희환 인천도시공공성연대 사람과터전 공동대표는 "전쟁이 남김 상처와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연례적 행사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 권력 기관에 의한 대선 개입 의혹 문제 해결이나, 인천 지역 사회 전역으로 확대되는 조봉암 동상 건립 운동에 찬물을 끼얹는 행사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결의대회 장에는 6.25전쟁과 월남전에 참전한 노인분도 상당수 참석했다.
 결의대회 장에는 6.25전쟁과 월남전에 참전한 노인분도 상당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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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지방선거를 몇 개월 앞두고 송영길 인천시장을 주민소환하자고 주장해 의도가 의심받고 있다.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저촉 여부는 없다고 밝혔지만, 주민소환 추진 사유가 터무니없기 때문이다.

집회 참석자들은 '송영길 시장 주민소환 추진 결의문'을 낭독했다. 결의문을 통해 "송 시장 능력부족으로 예산 규모가 비슷한 부산시가 받은 국고 보조금의 20% 밖에 못 받고 있고, 북한에 물자를 퍼주어 시 재정을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초노령연금을 두 배로 주고 실업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허위 공약으로 당선됐고, 조봉암 동상건립을 지원했다"면서, 주민소환 추진을 이유를 밝혔다.

이와 관련, 인천시 관계자는 "사실 한 두 번도 아니라 걱정이다. 시민들이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허위사실이나 명예훼손 등으로 대응도 고민하지만, 일단을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황해도민회와 동상보존회는 얼마 전 이날 집회를 홍보하는 광고를 신문에 게재했는데, 단체 동의를 받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다. 재인충남도민회와 인천 해병전우회 관계자는 "우리는 안보결의대회 하자고 제안해 단순히 찬성했다. 송영길 시장 주민 소환 등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도민회나 전우회의 명의를 도용한 것이다. 법적 조치 등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맥아더, #트루먼, #전교조, #황해도민회, #조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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