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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희 민주당 의원(오른쪽 두번째)과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이 4일 천안 후비 급전소에서 시험운전 중인 한국형 EMS(전력계통운영시스템) 운영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전정희 민주당 의원(오른쪽 두번째)과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이 4일 천안 후비 급전소에서 시험운전 중인 한국형 EMS(전력계통운영시스템) 운영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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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전력계통운영시스템(K-EMS)' 불법 복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K-EMS 개발 참여업체들은 17일 "한국형 EMS는 토종 국산품"이라며 전정희 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불법 복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K-EMS는 '토종 국산품'... 이라크 수출이 증거"

한전KDN, LS산전, 한국전기연구원 등은 이날 공동 해명자료를 통해 "국내 기술진 노력으로 K-EMS가 개발된 것이 틀림없으며 이미 정부 국책과제 진행 절차에 의해 개발 성공으로 판정된 것으로 특허 9건, 프로그램 등록 70여 건 등 지식재산권도 확보했다"면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연구개발에 참여한 기업과 개발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정희 의원은 지난 14일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전력거래소에서 지난 2010년 세계 5번째로 개발했다고 밝힌 K-EMS가 미국 알스톰사 EMS 인터페이스(사용자 환경)를 베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관련기사: 1000억 원 들인 한국형 EMS, 외국제품 '표절' 의혹 )
  
개발업체들은 "EMS 기술은 세계적으로 성숙 단계에 있어 제작사별로 외형이 유사하게 보일 수는 있지만 내용적 측면에서 보면 고도의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기술이 포함돼 있다"면서 "외형이 유사하다고 불법 복제했다는 것은 마치 자동차나 TV 모양이 비슷하다고 불법 복제했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LS산전이 K-EMS 기술을 기반으로 송·배전 변전소를 통합 감시·제어(SCADA)하는 이라크 DCC(분산제어센터) 입찰에서 알스톰사를 제치고 7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게 그 증거라는 것이다.

전정희 의원 "SCADA 기술 수출은 K-EMS와 무관"

이에 전정희 의원이 바로 반박하고 나섰다. 전 의원은 이날 "14일 국정감사에서 불법 복사한 의혹을 제기한 부분은 EMS의 핵심기능인 자동발전제어(AGC)와 예비력관리프로그램(RMS)에 대해 것이지 LS산전이 이라크와 수출 계약을 맺은 SCADA 기술에 대한 게 아니다"라면서 "전력거래소는 SCADA 기술이 EMS 프로그램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K-EMS 기술 수출로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기 K-EMS 개발 과정에 참여했던 김건중 충남대 전기공학과 교수 역시 "EMS는 전력 계통제어와 발전 제어를 위한 설비고 SCADA는 배전 계통에서 사용한다"면서 "이전에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 K-EMS를 수출했다고 발표한 적 있지만 이것도 SCADA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K-EMS 관련 특허 보유 주장에 대해서도 "특허 대부분이 핵심 기술에 대한 내용은 없고 단지 모양이나 구성을 어떻게 한다는 내용이 전부"라면서 "특허 내용이 중요하지 핵심 기술과 관계없는 특허를 근거로 국회 확인을 거부하는 것은 스스로 문제를 자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개발업체들은 K-EMS 원본 프로그램(소스코드) 실종 논란과 관련해서도 세 곳에서 각자 개발한 부분을 보유하고 있어 요청시 열람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외부 공개를 하지 않는 건 프로그램 자체 문제가 아니라 기업 비밀에 해당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현재 전력거래소에서 알스톰사 EMS 소스코드는 접근을 엄격히 통제해 불법 복제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건중 교수는 "K-EMS는 민간회사가 자기 돈을 투자하여 개발한 게 아니라 국가자금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영업 기밀로 볼 수 없다"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개발된 제품이 어떻게 특정 회사의 전유물로 전락할 수 있나"라고 따졌다.


태그:#한국형EMS, #전정희, #전력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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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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