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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감찰 지시가 직접 원인이 되면서 검찰 내부 반발 기류도 형성되고 있다.

검사 출신으로 <검찰공화국, 대한민국>(삼인)을 쓴 김희수 법무법인 창조 변호사는 15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검찰 독립성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대규모 항명 사태나 '제2의 검란'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황 장관 정치적 조치, 검찰 독립성 시험대에 올려" 

김희수 변호사.
 김희수 변호사.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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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황교안 장관의 감찰 발언에 대해 "한마디로 성급했고 정치적 견해를 밝혔다고밖에 볼 수 없다"면서 "지금 상황에선 '너 나가'라는 소리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황 장관의 정치적 조치로 검찰이 수험생처럼 다시 정치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면서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을 거꾸로 뒤집는 행동이어서 검찰 내부가 동요하는 건 당연하다"고 밝혔다.

다만 김 변호사는 "(검찰 내부가) 잠시 동요는 하겠지만 검란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면서 "검찰 지도부는 오히려 이번 사태를 출세의 발판으로 삼으려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조선일보> 보도 행태를 '아니면 말고 식 황색저널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는 개인조차 언론과 싸워선 별수 없다"면서 "한마디로 채 총장이 <조선> 마음에 안 든다는 건데, 이런 개인적 문제에 있어 공직자는 보호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김희수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보나
"황교안 장관의 감찰 발언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 논란을 종식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식으로 증폭될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 보도 내용만으로 진실 여부를 가릴 수 없다. <조선> 보도가 진실이라는 전제로만 감찰할 수 있는 것이다.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전제가 성립되지 않아 진실 규명이 될 수도 없고 혼외자와 부모 등 당사자들도 인격침해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전자 조사에 응할 의무도 없다. 지금 상황에서 (법무부 감찰로) 진실을 밝힐 수 없다는 걸 황 장관이나 법무부에서도 모를 리 없다."

- 정부에서 어떤 의도가 있었다고 보나?
"한마디로 성급했고 정치적 견해를 밝혔다고밖에 볼 수 없다. 전제가 맞으면 감찰해야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너 나가'라는 소리밖에 더 되나. 채 총장으로선 조직에 누가 된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 검찰 내부에서 반발하는 이유는?
"사실 채 총장 취임 이후 검찰 개혁 얘기가 쏙 들어가 우려하고 있었다. 채 총장이 원래 강직한 성품에 원리원칙을 따지는 사람이기 때문인데, 황 장관의 정치적 조치로 검찰이 수험생처럼 다시 정치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당연히 내부에선 반발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원리원칙대로 하더라도 (정권) 말 안 들으면 나가라는 소리나 다름없다.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을 거꾸로 뒤집는 행동이다. 검찰 내부가 동요하는 건 당연하다."

-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과 박은재 미래기획단장이 사표를 냈고 평검사들도 반발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대규모 항명이나 제2의 검란으로 이어질 걸로 보나.
"그렇지는 못할 것이다. 검찰은 검사동일체 조직이다. 잠시 동요는 하겠지만 검란까지 가진 않을 것이다. 최근에 사법파동 같은 일도 없지 않았나. 검찰은 상명하복 문화가 워낙 강하고 정권 입김이 강해 이명박 정부 때도 검찰 수뇌부가 개인 출세를 위한 행태를 보여줬다. 일선 검사는 다르겠지만 검찰 지도부는 오히려 이번 사태를 출세의 발판으로 삼으려 할 것이다."

- 결국 <조선일보> 혼외 자녀 의혹 보도가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됐다. 이번 사태의 의미는 뭐라고 보나.
"정권이나 장관도 문제지만 언론의 보도 태도도 문제다. 아니면 말고식 황색 저널리즘 아닌가.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는 개인조차 언론과 싸워선 별 수 없다. 채 총장도 몇 년 걸려 소송에서 이겨도 상처뿐인 영광일 뿐이다. 이건 포르노 저널리즘이라고까지 볼 수 있다. 언론의 보도 태도도 자정이 필요하다. 한 개인에게 치명적 타격을 줄 뿐 아니라 국가도 혼란에 빠지지 않았나. 한마디로 채 총장이 <조선> 마음에 안 든다는 건데. 이런 문제에 있어 공직자는 보호받아야 한다. 업무상 잘못이라면 당연히 문제 삼아야겠지만 개인적 문제는 다르다."  


태그:#채동욱, #황교안, #검란, #김희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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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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