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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시흥시장
 김윤식 시흥시장
ⓒ 시흥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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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진지하다. 그리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는다. 낮은 목소리로 차근차근, 그러나 또박또박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철학자 같다는 느낌이 든다. 바로 김윤식 시흥시장이다.

대부분의 자치단체장들은 인터뷰를 하면 '업적' 홍보에 열을 내기 마련인데, 김 시장은 다르다. 자기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업적 홍보는 거의 하지 않는다. 그건 시흥시청에서 만난 공무원들도 다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래서 걱정을 하기도 한다. 조금이라도 나서서 자기 자랑도 하고 홍보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그런 김 시장이 자랑하는 건 딱 하나다. 바로 '시흥시'. 무한 잠재력을 가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흥시가 현재는 저평가되어 있지만, 언젠가는 서해안의 중심도시로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그의 자랑의 요지이자 전망이다.

지난 8월 29일, 김윤식 시흥시장을 시장실에서 만났다. 김 시장은 지난 2009년 4월, 보궐선거로 당선되었으며, 이듬해 2010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해 재임 기간이 4년 4개월을 넘기고 있다.

임기 내내 김 시장이 가장 중점을 둔 분야는 '교육'. 시흥시민들의 정주의식이 낮은 것이 열악한 교육환경 때문이라고 판단, 조례를 개정해 매년 교육경비 지원을 72억에서 233억 원으로 확대했다. 때문에 시흥시의 교육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 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김 시장은 "선거는 본인의 의지나 능력과 별개로 (선거의) 흐름으로 결정이 된다"며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임기가 내년 6월까지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충실하게 시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민이 운영하는 신천도서관에서 참여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한 김윤식 시흥시장
 시민이 운영하는 신천도서관에서 참여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한 김윤식 시흥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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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한풀 꺾였다고는 하나 여전히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흐르는 더운 날이었다. 시장실에는 열기가 감돌고 있었다. 인터뷰를 한다고 마주앉자 그제야 김 시장은 선풍기를 틀었다.

다음은 김 시장과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 더운 여름을 어떻게 나셨는지?
"정말 힘들었다.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며칠 동안은 실내등까지 끄라고 한 적이 있었다. 큰 전력사고 없이 넘어간 게 다행이다."

지난 여름, 전력난으로 가장 큰 고통 분담을 요구받은 곳은 자치단체의 청사를 비롯한 공공기관이었다. 30도가 넘어야 에어컨을 가동할 수 있었고, 그나마도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아예 에어컨 가동이 금지됐던 것. 이건 시흥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 2009년 4월에 보궐선거에서 당선, 재임기간이 4년 4개월을 넘겼다. 소회가 있다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갔다. 지금도 듣는 것마다 보는 것마다 다 저한테는 일이다. 갈수록 일은 많이 보이고 시간은 얼마 없고... 그래서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선거는 본인의 의지나 능력과 별개로 흐름에서 결정된다. (2014년 지방선거)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임기가 내년 6월까지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충실하게 시장직을 수행할 생각이다."

- 시장님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갖고 변화를 추진한 분야가 교육이다. 투자를 많이 하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안다. 현재는 어떤지?
"취임 초에 '시흥에서 아이 키우기 힘들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말문이 막히는 느낌이었다. 시흥시민들이 정주의식이 낮다고 하는데 내 자녀를 제대로 키울 수 없는 도시에서 누가 계속 살고 싶겠는가.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원을 제대로 해서 변화를 준다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육경비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3%를 지원할 수 있던 것을 8%까지 지원할 수 있게 했다. 72억을 지원하던 것을 233억 원을 지원할 수 있게 되었고,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전에는 시흥시에서 이사하는 가장 큰 이유가 '교육' 문제였지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제는 그 항목은 4번째가 됐다."

김 시장은 교육 분야에 대한 투자가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교육이 진정으로 변화하려면 "학부모와 교사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 김 시장의 주장이다.

"시가 교육에 돈을 좀 더 쓰는 것은 교육의 아주 작은 조건 중의 하나일 뿐이다. 교육이 달라지려면 부모가 달라지고, 교사가 달라져야지, 돈만 갖고 되는 일은 아니다."

학교급식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김윤식 시흥시장
 학교급식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김윤식 시흥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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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경기지사가 학교 무상급식 관련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삭감 예산은 시흥시에서 지원해야 하는 건지?
"정확히 말하면 경기도에서 삭감하겠다고 한 예산은 무상급식이 아니라 친환경급식이다. 경기도에서 학교 무상급식과 관련해서 지원하는 건 없다. 우리 시와 교육청이 5대 5로 부담해서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우리 시는 경기도에서 친환경급식과 관련해 24억 원을 지원받고 있다. 도에서 지원을 하지 않겠다면 우리 시가 지원을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살림이 어려우면 긴축을 해야 하는 건 맞다. 그렇다면 어느 부분은 긴축을 해야 하는데 그건 결국 가치판단의 문제가 아닌가? 왜 애들 먹는 것을 줄이겠다고 하는 건지. 애초에 예산 편성을 잘못해놓고 첫 번째로 건드리는 게 아이들이 먹는 것이라면 문제가 있다."

- 군자 배곧 신도시 사업이 진행 중이다. 부동산 경기가 불황이고, 경제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어려움이 많을 것 같은데?
"어려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공동주택용지와 관련해서는 그런 대로 전망이 밝다.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병원 부분이 진도가 잘 나가고 있기 때문에 주택사업은 그것과 관련해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 그래서 공동주택과 서울대까지는 잘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군자배곧신도시 조감도
 군자배곧신도시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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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시장은 군자 배곧 신도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관련해 민간사업자 선정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접수했으며, 8월 6일에 한라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흥시는 내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삼고 사업추진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배곧 신도시가 장밋빛 전망만을 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업용지 등의 분양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시장은 "솔직히 걱정이 돼 잠이 잘 오지 않는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 시흥시는 면적은 넓은데 대중교통이 부족하다. 차가 없으면 살기 어렵다는 이야기까지 있다. 대중교통 활성화 대책은 없는지?
"시흥시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려는 가장 큰 이유가 대중교통 이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시흥에는 버스회사가 시흥교통 딱 하나밖에 없다. 이 회사가 시흥시 전역을 운행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흑자가 나는 노선은 20%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다 적자 노선이다. 흑자가 나는 노선에서 나머지 노선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시화)공단을 도는 2개 노선과 자연부락을 도는 1개 노선에 시에서 매년 14억의 적자를 보전해 주고 있다.

노선 하나를 만들거나 배차 간격을 좁히려면 증차를 해야 하는데, 차 1대를 늘이려면 사정을 해야 하거나 적자를 보전해 줘야 한다. 하지만 시에서 무조건 적자 보전을 해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서 어렵다."

김윤식 시흥시장
 김윤식 시흥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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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관내를 도는 버스노선도 문제지만 시 경계를 벗어나 서울이나 다른 지역으로 가는 노선을 늘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게 김 시장의 설명이다. 서울시와 협의해야 하고, 경기도와 협의해야 하고, 시흥시 노선을 하나 늘이면 다른 시의 버스노선도 늘려주거나 협의를 해야 한다. 자치단체장이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시흥시의 도시 여건 자체가 중심이 없는 도시이다 보니 시민들뿐만 아니라 택시기사들도 힘들고 버스회사도 힘들다. 전철이 개통되고 버스와 택시가 보조를 하는 구조가 된다면 택시와 버스의 운행구간이 짧아지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안산과 부천을 잇는 복선전철공사가 2016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 구간에 시흥시를 관통하는 6개의 역이 신설된다. 복선전철이 완공되면 시흥시의 교통여건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 6일부터 8일까지 시흥갯골축제가 열린다. 갯골공원은 직접 가보고 정말 놀랐다. 시흥시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꼭 지키고 보존해야 할 것 같다. 축제를 소개해 달라.  
"갯골은 옛 염전이라는 독특한 자연자원을 배경으로 하는 곳으로 다녀가시는 분들마다 다 좋다고, 꼭 지켜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다. 이곳에서 매년 열리는 갯골축제는 경기도의 10대 축제에도 선정돼 있다.

시흥갯골공원
 시흥갯골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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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갯골축제에서 염전체험을 하고 있다.
 시흥갯골축제에서 염전체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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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갯골축제는 2011년부터 민간 중심으로 축제위원회를 구성, 기획에서 운영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시민이 주도해 가고 있다. 시민들과 시민단체의 참여하는 시민주도형 축제는 장기적으로 볼 때 축제를 가장 생명력 있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도 다양한 행사가 시민 주도로 준비돼 있다. 많이 찾아와서 즐겨주시면 좋을 것 같다."

시흥갯골축제는 2006년부터 시작, 올해로 8회를 맞이하는 시흥시의 대표축제 가운데 하나다. 시흥갯골은 지난 2012년 2월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특히 시흥갯벌은 내륙 깊숙이 들어온 나선형의 내만형 갯벌로 경사가 급한 특이한 지형이면서 다양한 생물종이 살고 있어 환경적인 가치 또한 높은 곳이다. 어떤 이들은 순천만 못지않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시흥갯골공원 옆에는 골프장이 들어서고 있다. 골프장 건설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인데, 김 시장은 "골프장은 경기도에서 인가하는 시설이라 시에서 막을 재간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시장은 천혜의 자원인 시흥갯벌을 지키려면 "공공이 나서서 땅을 사들여 개발을 막아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건 시흥시 단독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공공이 지킬 수 있게 시흥시민들 역시 힘을 보태야 할 것이며, 보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가능할 것 같다.


태그:#김윤식, #시흥시장, #시흥갯벌축제, #군자배곧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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