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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메일을 뒤적이다 제천시에서 온 메일을 받았다. 제천시가 학보사 기자들을 대상으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와 더불어 제천의 관광지를 돌아보는 여행을 준비했다는 메일이었다. '제천'. 일전에 아버지께서 제천에 여행을 다녀오신 경험을 말해주셨던 적이 있다.

"여름에 찾아가봤는데, 산과 물이 많은 곳이라 날씨가 선선하고 멋진 장소가 많은 곳이었다"고 말씀하시던 그 기억 덕분에 망설임 없이 참가신청서를 작성했다. 이윽고 당도한 일정 당일인 지난 16일.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하고 청량리역으로 향했다. 아침 잠을 덜 깬 몸을 실은 기차는 1시간 40분 가량 달려 제천역에 도착했다.

출발 청량리역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리다
▲ 출발 청량리역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리다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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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역에 내려서 역전을 둘러봤다. 의외로 관광객 중 젊은이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곧 이어 도보로 제천시청을 향했다. 국토를 사람의 몸에 비교하자면 제천은 심장이 있는 곳이다. 제천시는 충청북도 북동쪽에 위치해 있다. 시의 북쪽으로는 차령산맥이 지나고, 남쪽으로는 소백산맥이 경상북도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북쪽과 남쪽이 높고 서쪽과 동쪽은 낮다. 동쪽은 호명산·작성산, 서쪽은 삼봉산·시랑산 남쪽은 문수봉·월악산·하설산, 북쪽은 백운산·구학산·송학산 등, 400m가 넘는 많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다. 마치 늑골이 심장과 폐를 보호하듯 제천을 걷는 동안 멀찍이 보이던 푸른 산들은 제천이라는 도시가 가진 생명력을 뽐내듯 푸르게 끝없이 이어졌다.

최초로 발길이 닿은 곳은 의림지였다. 구전에 따르면 신라 진흥왕 때 악성 우륵이 용두산에서 흘러내리는 개울물을 막아 둑을 만든 것이 이 못의 시초라고 전해진다.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의림지는 그 광활함 만큼이나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최고(最古)저수지다.

 맑은 날씨 의림지에 반사된 산과 하늘
 맑은 날씨 의림지에 반사된 산과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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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의림지는 제천10경중 1경을 차지할 만큼 그 모습이 아름답다. 겨울에 볼 수 있는 의림지의 설경이 아름답다는 설명을 들었다. 하지만 의림지는 여름의 맨얼굴 또한 겨울의 분칠한 얼굴만큼이나 눈부셨다.

제천시가 정한 제천10경이 있다. 청풍문화재단지는 10경 중 4경을 차지했다. 이곳에는 정부의 4대강유역 종합개발계획으로 충주댐이 들어서자, 제천시는 댐 아래 가라앉을 마을들에 산재된 남한강 생활문화유산을 한 곳에 이전했다. 53점의 문화재와 1900여 점의 생활유물이 전시된 작은 민속촌인 청풍문화재단지가 바로 그곳이다. 물 밑으로 가라앉은 터전이 보이는 마을. 다행히 사람이 없지만, 왠지 이 장소가 슬픈 것은 그 이유 때문이 아닐까?

청풍호에는 '내륙의 바다'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바다와는 연이 없는 제천은 청풍호를 '바다'로 생각했다. 하지만 뭍에 대한 그리움 뿐 아니라, 실로 바다가 담긴 듯한 장엄함에 대한 존경이 함께 담긴 것이 '내륙의 바다'라는 별명이 갖는 의미다. 이곳에서는 청풍 나루터에서 단양 장회나루를 왕복하는 대형 유람선과 쾌속선을 탈 수 있다.

 청풍문화재단지 내부 한 목조물의 단청
 청풍문화재단지 내부 한 목조물의 단청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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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로 여객선과 쾌속선을 모두 탔던 필자에게 유람선은 조금 고된 속도였다. 느긋하게 청풍호를 즐기고 싶다면 여객선을, '내륙의 바다'를 시원하게 달리고 싶다면 쾌속선을 추천한다. 뿐만 아니라 청풍호에서는 바나나보트, 수상스키 등 다양한 수상레저도 제공하고 있으니 함께 즐기면 아름다운 여름과 신나는 여름을 동시에 보낼 수 있다.

 청풍호의 왕복유람선
 청풍호의 왕복유람선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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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에는 청풍면이 있다. '청풍명월'의 '청풍'을 쓰는 지리다. 더불어 실로 '청풍명월'이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은 전경을 보여주는 명물이 있는 곳이다. '비봉산 모노레일'이 바로 그것이다. 설명에 따르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동일한 사례가 없는 관광형 모노레일이다.

 비봉산에 올라 보이는 청풍호 전경
 비봉산에 올라 보이는 청풍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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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오르기까지 20분, 내려오는데 20분이 소요된다. 하지만 한 번 올라가면 그 광경을 잊기 어려울 정도로 장관이 펼쳐진다. 청풍호가 한눈에 보이는 장엄함이 눈으로 쏟아지는 그곳이 바로 비봉산 모노레일의 종착지다(참고로 비봉산 정상에서는 활공체험도 가능한데, 그 부분은 위탁업체를 통해 사전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제9회 국제음악영화제 무대에서 그룹 바이브의 윤민수가 노래하고 있다
 제9회 국제음악영화제 무대에서 그룹 바이브의 윤민수가 노래하고 있다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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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을 얘기하는데 있어 이 이벤트를 뺄 수 없다. 매년 8월 중순이면 제천은 눈에 띄게 활발해진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지난 14일부터 6일간 열렸다)라는 연례행사 때문이다. 올해로 9회를 맞은 이 행사는 음악과 영화를 결합시킨 페스티벌로 자연 속에서 음악과 영화를 함께 또는 따로 즐길 수 있다.

제천역에 내렸을 당시 젊은 층이 많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었다. 젊은 층의 관객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이 축제는 "음악영화제만을 보러 온 사람이 있을 정도"로 제천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제천에서 최후의 만찬
 제천에서 최후의 만찬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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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 그리 자주 말할 수 있는 단어는 아니다. 하지만 제천에서는 아니다. 약초와 채소, 친환경 등은 제천시가 열을 올리는 분야다. '약채락'이라는 이름은 제천시가 만든 약초비빔밥의 브랜드다. '약(藥)과 채소(菜)를 즐겁게락(樂)'라는 줄임말로, 제천의 식도락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자연치유도시'라는 수식어답게 '웰빙'과 '힐링'을 잘 다룬 콘텐츠가 많다. 같이 여행한 일행의 말에 따르면 "세포 하나하나가 건강해지는" 느낌이란다.

우리는 과거를 기억한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을 '추억'이라 이름 붙였다. 끝없이 이어진 푸른 산들의 품 속에서 잠깐이었지만 시간을 보냈다. 하늘과 바다를 함께 품은 '청풍호'를 봤다. 다시 찾고 싶은 '음악영화제'가 있었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는 기차에서, 나에게 제천에서의 과거는 기억이 아닌 추억이 됐다. 한 여름 1박 2일 제천 여행은 나에게 추억이 됐다.

덧붙이는 글 | 제천시청 비전홍보담당관실 김태준 주무관님을 포함한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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