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방영한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 한 장면

지난 25일 방영한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 한 장면 ⓒ SBS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유명 연예인들의 근황을 알려준다면서, 보통 시청자들에 비해 잘 먹고 잘 사는 연예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지금도 아침 방송을 위주로 성황리에 방영 중이다. 하지만 주말 버라이어티에서, 그것도 건강한 집 밥을 먹겠다는 취지로 방영된 프로그램에서, 보통 사람들은 엄두도 못 낼 법한 호화 밥상을 만날 줄은 미처 몰랐다.

그런데 연예인 사업 홍보 수단, 위화감을 조장한다는 논란도 논란이지만, 무엇보다도 지난주에 이어, 지난 25일, 그리고 다음 주까지 3주 연속 연예계에 숨은 집 밥 고수를 찾아다니겠다는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이하 <맨발의 친구들>)의 기획 의도가 정말로 궁금해진다. 애초 이 프로그램이 숨은 맛 집을 찾아다니면서 요리 고수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이빙을 하다가, 또 2주 전에는 자신의 인생이 담긴 랩을 만들다가,  최근에는 연예인이 정성껏 차려준 집밥 찾기에 여념 없는 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가 궁금한 나머지, <맨발의 친구들> 홈페이지까지 들어갔다.

"고생아 덤벼라!!" 생활 밀착형! 生고생 버라이어티!

<맨발의 친구들> 홈페이지 프로그램 소개에 바로 맨 위에 써 있는 문구다. 지금은 생 고생 버라이어티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연예인 집밥 찾아다니는데 여념이 없지만, 불과 <맨발의 친구들>이 첫 스타트를 끊을 때만해도 제법 비장했다.

낯선 이국땅에서 연예인들 스스로 물건을 파는 등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보여주었던 <맨발의 친구들>은 얼마 되지 않아, 해외 대신 국내 활동에 주력한다. 물론 굳이 많은 제작비를 들여 외국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한국에서도 그들이 지향하는 생고생과 진정성을 보여줄 여정을 할 곳이 많기 때문에, 아직은 프로그램 입지를 굳히는데 주력해야하는 <맨발의 친구들>로서 국내 정착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높은 강도의 훈련이 필요했던 다이빙, 그리고 자신만의 노래를 만드는데 나름의 준비 기간이 필요했던 '마이송(My song)' 프로젝트와 달리 연예인 요리 고수와 그들의 남다른 비법과 냉장고를 소개하고, 그들의 요리를 맛있게 먹는 장면이 전부였던 '연예인 집밥 프로젝트'는 프로그램이 지향한다는 땀과 진정성이 담긴 발자국 여정과 큰 괴리감을 낳는다.

 지난 18일 방영한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 한 장면

지난 18일 방영한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 한 장면 ⓒ SBS


집밥 고수를 찾는 과정에서 SBS <잘 먹고 잘사는 법> 시골 밥상 코너, KBS <한국인의 밥상>처럼 깊은 산속, 오지, 섬까지 찾아가지 않아서가 아니다. 굳이 먼 곳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서울에서도 분명 맛깔스럽게 집밥을 잘하는 고수들이 무수히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소문난 집밥 고수라고 한들, 연예인이기 때문에 배제해야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집밥 이라기보다, 보통 가정집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업소형 냉장고와 맞물려, 비싼 한정식과 같았던 김나운의 밥상에서 안타깝게도 진정한 집밥을 소개해주겠다는 진정성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다음 주 김나운에 이은 연예인 집밥 고수 2호로 등장하는 홍진경의 등장도 <맨발의 친구들> '집밥 프로젝트'를 둘러싼 논란을 어느 정도 종식시킬 것이라고 크게 기대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나운, 홍진경 모두 평균 이상의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 있고, 음식 사업체를 경영하고 있다는 배경을 떠나, 기획 초반 지향했던 생고생 버라이어티 속 진정성 찾기를 보여주기보다 연예인 음식 소개 프로그램으로 전락한 <맨발의 친구들>의 답보는 당황을 넘어 우려스럽다.

꼭 육체를 혹사시키는 고생이 없이도,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아이템은 꽤나 존재한다. 건강한 집 밥을 찾아다닌다는 기획도, '웰빙'을 넘어 '힐링', '참살이'를 추구하고, 먹방이 각광받는 현재 트렌드에 부합하는 최고의 특집으로 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원래 기획 의도인 '건강한 집밥'보다 김나운의 업소형 냉장고 4~5대만 남은 <맨발의 친구들>. 다음 주 '집밥의 고수' 홍진경 편을 통해서, 논란을 극복하고, 진정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사뭇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너돌양의 세상전망대),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맨발의 친구들 김나운 강호동 예능 집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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