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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기(가명·13)군의 집. 집 안은 어른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 빨래와 쓰레기들로 어지럽혀져 있었다. 정군은 어머니는 집을 나갔고 아버지는 밤 10시가 되어야 퇴근해 돌봄이 필요한 방임아동이자 결식아동이다.
 정민기(가명·13)군의 집. 집 안은 어른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 빨래와 쓰레기들로 어지럽혀져 있었다. 정군은 어머니는 집을 나갔고 아버지는 밤 10시가 되어야 퇴근해 돌봄이 필요한 방임아동이자 결식아동이다.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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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인 정민기(가명, 13)군은 굶는 것에 익숙하다. 먹을 밥과 반찬이 없을 뿐 아니라, 챙겨줄 사람도 없어서다. 기자가 16일 오후 3시쯤 전남 무안에 위치한 정군의 집을 방문했을 때 집안은 빨래와 쓰레기로 어지럽혀져 있었다. 밥은 먹었냐는 질문에 "아침에 컵라면을 먹었다"고 대답했다. 저녁도 라면을 먹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군은 현재 130cm로 또래 평균 키인 150cm보다 훨씬 작다.

"냉장고 열어본 지 한참 되어서…"

 정민기(가명·13)군의 집에 있는 냉장고 안. 초등학생이 챙겨먹을 만한 반찬이나 식재료가 보이지 않는다.
 정민기(가명·13)군의 집에 있는 냉장고 안. 초등학생이 챙겨먹을 만한 반찬이나 식재료가 보이지 않는다.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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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군의 집 냉장고를 열어보려하자 정군이 한 말이다. 냉장고 속에는 달걀 외에 먹을 만한 찬거리나 식재료가 없었다. 정군은 자신을 보살펴줄 어머니가 없다. 베트남 사람인 새엄마도 집을 나가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이다. 아버지는 오후 10시가 되어야 퇴근을 한다.

정군은 방학동안 학교에서 급식을 먹지 못하면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더 잦아졌다. 그나마 지역아동센터에서 먹는 한 끼가 유일하게 챙겨먹는 식사이다.

정군은, 가정의 빈곤이나 부모의 질병·사망·가출 등으로 하루 한 끼 이상 굶고 있거나 외부 도움이 없을시 굶을 우려가 있는 18세 미만의 미성년자, 즉 우리사회의 대표적인 결식아동이다. 이런 결식아동들이 하루 한 끼를 제공받고 돌봄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 지역아동센터이다. 그러나 일부 지역아동센터들은 예산이 부족해 아동들의 급식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가 전국 4012개 지역아동센터의 급식단가를 조사한 결과, 전남지역의 한 끼 평균가격은 2400원에 불과해 전국 최저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이나 경기도가 4500원인 것과 비교하면 최대 2100원이 적었다.

더욱이 같은 도내 시·군끼리도 500원 안팎의 차이가 났다. 이 가운데 전주와 무안, 고흥, 곡성, 함평군 등의 급식단가는 최저인 1000원 수준이고, 목포, 여수시는 그나마 도내에선 유일하게 3000원짜리 급식이 지원됐다. 거주지에 따라 급식의 품질마저 달라지는 셈이다. 

전남지역 아동센터 "전남, F-1보다 결식아동 챙겨야"

전남 무안군의 꿈이 있는 지역아동센터의 박상규 시설장은 "지자체별로 지역아동센터의 지원금액이 다른데 특히 전남지역이 열악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29인 시설 구분 없이 한 아동센터 당 50만 원의 지원금을 받는다"며 "한 끼당 800원 꼴인데 이 돈으로 질 좋은 급식을 준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남이 F-1(경주용 자동차를 이용한 온로드 경기인 포뮬라-1, 편집자주)에는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하면서 정작 결식아동들의 급식에는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지역의 지산 구세군 지역아동센터 이미라 시설장은 "이 지역은 농사를 짓는 세대가 많아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방임상태에 있는 아이들이 많다"며 "형편이 어려워 결식을 하지만 부모가 있어 정부지원 수급자에 해당이 안 되는 친구들이 지역아동센터에 온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역아동센터 지원금은 말이 안 되는 금액"이라고 말한다. 그는 "주당 10만 원에 19명이 주 5일 동안 먹을 식재료를 사야 된다"며 "주변 분들이 농작물로 후원을 해줘서 그나마 운영이 가능한 것이지 지원금만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방학 때는 아이들이 더 못 먹는다, 센터에 와서 점심을 먹고 간식을 먹는데 그걸로 한 끼 때우고 하루를 버티는 아이들이 많다, 집에 가도 부모들의 장기근로로 저녁을 챙겨먹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이들 과일 사 먹이는 건 꿈같은 이야기"

 전남 무안에 위치한 한 아동센터에서 아동들이 외부강사에게 경제교육을 받고 있는모습.
 전남 무안에 위치한 한 아동센터에서 아동들이 외부강사에게 경제교육을 받고 있는모습.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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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굶어야 할 것 같아요…"

이현진(가명, 14)양은 주로 지역아동센터에서의 한 끼로 하루를 보낸다. 이양의 아버지는 도박중독자이다. 어머니는 새벽에 식당일을 나가 오후 9시가 넘어서야 퇴근을 한다. 이양은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해 오후 2시가 되어 센터로 나왔다.

이양은 방학동안 저녁을 챙겨먹은 적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오늘 저녁 식사는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이양은 "굶어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고개를 떨궜다.

같은 지역의 한 아동센터 시설장은 "아이들에게 1시가 넘어서 센터에 오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더 일찍 온다"며 "배가 고파서 일찍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알면서도 하루 한 끼 밖에 챙겨줄 수 없고 질 좋은 영양식단을 챙겨주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역센터에 권고되는 영양사가 짠 식단이 내려오지만 월 50만 원으로는 택도 없다"며 "과일은 비싸 아이들에게 먹인다는 게 꿈 같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천차만별 지역별 급식비, 서울은 4천원 전남 일부는 천원 미만

현재 무안 지역 18개 지역아동센터는 전라남도에서 12%, 무안군이 나머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역아동센터는 19인과 29인 시설이 있지만 급식비 지원금액은 월 50만원으로 동일해 29인 시설은 운영이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역아동센터는 비영리단체다 보니 특별한 수입이 없다. 게다가 지원금도 턱없이 부족해 저소득층 아이들을 돌보는 지역 아동센터가 정부 지원금 부족으로 운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역의 경우, 방임되는 아동들이 학교 외에는 특별히 갈 곳이 없어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아동들의 경우, 부모가 없으면 요리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급식을 제공하는 지역아동센터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무안군청 관계자는 "결식아동들에게 한 끼당 3000원에 해당하는 식재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학년 아동의 경우, 부모가 없다면 식재료로 음식을 해먹기가 어려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어 군청 관계자는 "지역아동센터 지원금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지자체도 예산편성에 어려움이 많다"며 "지자체에만 맡기지 말고 국비지원금을 늘려주는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향란 한국아동정책연구소장은 "정부의 지원예산으로는 지역아동센터 운영이 어렵다 보니 형편이 더 심각한 것이 지방"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요 기업이나 단체가 수도권에 몰려 있어 후원도 편중된다"며 "이 때문에 지역에 따라 받는 후원금은 천차만별이 될 수밖에 없어 정부 지원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서울시는 결식아동에 평균 4000~4500원 정도 한 끼 급식비가 나오고 1인 2식을 하는 구도 있다"며 "결식아동이란 단순 끼니해결의 문제뿐 아니라 균형 있는 영양지원의 문제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의 1000원 미만의 급식비로는 아이들의 영양을 절대 챙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공채6기 신입 기자들로 구성된 '독립편집국'에서 생산한 기사입니다. 오마이뉴스는 '행복하게 일하는 회사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독립편집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립편집국'은 오마이뉴스 모든 기자들이 뉴스게릴라본부(편집국)에서 독립해 1인 혹은 팀을 짜서 자율적으로 콘텐츠를 기획-취재-생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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