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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오프닝 행사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한 문정림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들과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학생들.
 전시회 오프닝 행사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한 문정림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들과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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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종소리에 모조리 다 추억이 되고
힘들 때 지켜주지 못한 지난 시간이 후회가 돼
자신의 몸마저 다 주고 떠난 하루하루 멋지게 살다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고 떠난 내 소중한 사람아
이제 제발 편히 살아" (리쌍의 '챔피언' 중에서)

신장과 각막, 간과 심장 등의 장기를 6명에게 기증하고 떠난 최요삼 선수가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나타났다. 하늘나라로 떠나면서까지 각막 기증으로 사랑을 실천한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그 인자한 웃음을 선사하며 '사랑을 나누세요!', '생명을 나누세요!'라고 생명 나눔 전도를 하러 오셨다. 

김 추기경과 최 선수를 국회에 등장시킨 주인공들은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석·박사 과정 학생 27명과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학부생 2명이다. 국민대 김민 교수와 백한수 겸임교수의 지도를 받고 있는 29명의 학생들은 지난 3개월동안 헌혈과 장기기증을 주제로 225점의 작품을 디자인했고, 이 중에서 선정한 100개의 작품을 티셔츠로 제작, 마네킹에 입혀서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전시하고 있다.

전시된 작품을 관람하면서 작품 설명을 듣고 있는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 일면스님.
 전시된 작품을 관람하면서 작품 설명을 듣고 있는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 일면스님.
ⓒ 조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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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삼 선수를 주제로 작품을 만든 박한나(시각디자인전공 석사과정 3학기)씨는 "당신은 진정한 영웅입니다"라는 글귀와 글러브를 티셔츠에 담았고, 김수환 추기경을 주제로 작품을 만든 편가연(시각디자인 전공 석사과정 2학기)씨는 "그래도 사랑하라!"라는 추기경의 생전 말씀과 인자한 미소를 티셔츠에 담았다.

유쾌한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 천애리(시각디자인 전공 석사과정 2학기)씨는 심청이를 주제로 삼았다. 그가 디자인 한 티셔츠에는 "심청이 살던 옛날 옛적에는 장기기증을 할 수 없었습니다"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요즘처럼 장기기증이 가능했다면 심청이가 인당수에 뛰어들었겠는가. 이수지(시각디자인 전공 석사과정 2학기)씨는 티셔츠에 선생님이 아닌 헌혈이가 찍어준 도장으로 "참! 잘했어요"라고 빗대어 디자인했다.

문정림 의원, 전시회 주최... "생활 속 나눔과 사랑으로 정착되었으면"

이번 전시회는 가톨릭의대 교수 출신인 문정림(새누리당) 교수가 주최했다.
 이번 전시회는 가톨릭의대 교수 출신인 문정림(새누리당) 교수가 주최했다.
ⓒ 조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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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 청년작가들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진 전시회는 "사랑은 생명을 나눈다"라는 주제로 8일부터 12일까지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회는 문정림(새누리당) 의원이 주최하고, 한마음혈액원과 한마음한몸운동본부(천주교), 생명나눔실천본부(불교), 생명을나누는사람들(개신교) 등의 헌혈 및 장기기증단체가 주관했다.

문정림 의원과 한봄의 부친 한정남씨 등 가족의 기념촬영
 문정림 의원과 한봄의 부친 한정남씨 등 가족의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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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림 의원은 8일 전시회 오프닝 행사에서 "사랑의 실천인 헌혈과 장기 및 조직 기증이 국민들에게 어느 정도 인식되었다"면서 "직접적인 실천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전시를 주최하게 되었다"고 전시회 배경을 설명했다.

문 의원은 또한 "청년작가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마련된 이번 전시회의 참신한 작품들을 관람하면서 헌혈 및 장기기증이 생활 속의 나눔과 사랑으로 정착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국회 보건복지위원인 저 또한 헌혈 및 장기기증 인프라 구축부터 법적, 제도적 뒷받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지수 국민대 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국민대가 대학가의 헌혈 및 장기기증 문화를 선도하는 자리에 선 것 같아 가슴이 벅차다"면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젊은이들의 생명 사랑과 나눔 의식이 고취되기 바라고, 우리 학생뿐만 아니라 대학가에 이런 문화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전시회에는 미국인 환자 5명에게 심장과 각막, 콩팥과 간 등을 선물하고 떠난 한봄(당시 18세)의 부친인 한정남(69) 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과 가족들이 참석해 전시회의 뜻을 높였다. 한 전 이사장이 회장으로 재직 중인 '1-5 디자인랩'은 포스터와 행사장 디자인 등의 재능기부를 통해 전시회를 측면 지원했다.

국제변호사를 꿈꾸며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한봄 학생은 1994년 10월 교통사고로 뇌사판정을 받았다. 미국에서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면서 장기기증 등록을 한 사실을 확인한 가족들은 딸의 뜻대로 장기기증을 결정했고, 장례식 조의금 1500만 원 전액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기증했다.

김민 교수의 프로보노...48개의 사회적기업 및 단체 도움

유기수 국민대 총장과 전시회에 참석한 학생들의 기념촬영
 유기수 국민대 총장과 전시회에 참석한 학생들의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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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는 디자인 나눔 운동에 앞장서왔다. 지난해 6월에는 국내 최초의 민간 혈액원인 '한마음혈액원'과 함께 세계헌혈자의 날을 맞아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헌혈캠페인 디자인전을 진행했다. 작년에도 올해처럼 100점의 작품을 티셔츠로 제작, 100개의 마네킹에 입혀서 전시해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김민 교수는 2009년부터 디자인 프로보노(재능기부)를 통해 학생들에게는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했다. 김 교수의 프로보노는 디자인 인력을 갖추지 못한 사회적 기업과 시민단체들에게는 귀한 선물이었다. 김 교수와 학생들은 이들에게 무료로 CI, 브랜드로고, 제품포장 등의 디자인 창작물을 지원했다. 지원을 받은 사회적 기업은 '공부의 신', '함께 일하는 세상', '한마음혈액원' 등을 비롯한 48개 기업 및 단체에 이른다.

재능기부 전시회에 두 번째 참여한 이수지 학생은 "비록 재능기부이지만 디자인을 필요로 하는 시민단체와 사회적기업의 절실함을 알기 때문에 디자인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이번 전시회를 위해 3개월에 걸쳐 작품을 준비했는데 힘들기보다는 즐겁고 보람이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마음혈액원은 김민 교수팀 그리고, '1-5디자인랩' 나웅주 대표와 함께 지난해 헌혈캠페인 디자인전을 연데 이어 올해에는 국회 전시회를 주도했다. 황유성 한마음혈액원 원장은 디자인 프로보노의 도움과 사회적 의미를 잘 알기에 이렇게 강조했다.

"헌혈, 특히 장기나 조직 기증은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와 관련이 있어 쉽게 다가가지 못하거나 무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대 젊은 작가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생명 나눔이란 주제를 신선하고 발랄한 디자인으로 풀어내며 국민과 소통해주었습니다. 이번 전시회가 국회에서 열리는 만큼 국회의원들께서는 청년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시며 혈액과 장기, 조직기증에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전시회에 참석한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브랜드랩 석박사 과정 학생들이 자신의 작품 앞에 서있다.
 전시회에 참석한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브랜드랩 석박사 과정 학생들이 자신의 작품 앞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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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프로보노, #생명나눔,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장기기증, #한마음혈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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