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SBS <맨발의 친구들>은 '아이돌 다이빙대회'를 열어 <맨발의 친구들> 멤버들과 아이돌 간의 대결을 벌였다.

지난 7일 SBS <맨발의 친구들>은 '아이돌 다이빙대회'를 열어 <맨발의 친구들> 멤버들과 아이돌 간의 대결을 벌였다. ⓒ SBS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맨발의 예체능'이라는 프로그램은 없다. 하지만 중년인 나는 MC 강호동이 복귀와 함께 새로 시작한 SBS <맨발의 친구들>과 KBS 2TV <우리 동네 예체능> 두 프로그램의 명칭을 늘상 '맨발의 예체능'이라 헷갈려 주변 사람들에게 흉을 잡히곤 한다.

그런데 7일 방송된 <맨발의 친구들>을 보면, 내가 헷갈린 게 아니었다. 난 그저, 예지력이 뛰어난 것일 뿐이었다. <맨발의 친구들>과 <우리 동네 예체능>의 '콜라보레이션', 딱 '맨발의 예체능'이지 않나? 그러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도대체 아직도 <맨발의 친구들>이 무엇을 하자는 프로그램인지 모르겠다.

처음 <맨발의 친구들>은 스타들이 외국에 나가 현지 체험 및 돈벌이를 한다는 설정으로 이슈를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반응이 없자 포맷을 바꿔, 예능 순회 중인 이효리를 초빙해 각 출연자의 집을 돌며 용돈벌이를 했다. 이어 촌으로 들어가 <패밀리가 떴다> 시즌3 버전을 찍는가 싶더니만, 계곡에서 한 시간 내내 입수를 하다 '다이빙'을 한단다. 그러더니, 이젠 아이돌까지 연습을 시켜 서로 경기까지 한다니 <우리 동네 예체능>이 따로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맨발의 친구들>이 한 건 하나도 새로운 게 없다. 처음 외국에 나가 돈을 버는 설정이 '<체험 삶의 현장> 아이돌 버전'이냐는 소리를 들었을 때부터 <우리 동네 예체능> 아육대(아이돌스타 육상 양궁선수권대회)' 편을 찍고 있는 이 시점까지, 늘 어디선가 보았거나 이제는 먼지가 풀풀 나는 아이템들, 하다하다 강호동이 진행하는 또 다른 프로그램의 아이템들을 꺼내든다.

아이돌과 다이빙 겨룬 '맨발의 친구들', 익숙한 느낌

 다이빙 대회 참가를 위해 혹독한 훈련을 받은 <맨발의 친구들> 멤버들은 다이빙 경험이 전무한 아이돌과의 대결을 벌였다.

다이빙 대회 참가를 위해 혹독한 훈련을 받은 <맨발의 친구들> 멤버들은 다이빙 경험이 전무한 아이돌과의 대결을 벌였다. ⓒ SBS


지난 7일 <맨발의 친구들>은 2PM·2AM·씨스타·엠블랙·인피니트·레인보우 등 아이돌을 급하게 훈련시켜 다이빙대에 세워 <맨발의 친구들> 멤버들과의 대결을 준비했다. 얼마 전 그룹 신화와 대결을 펼친 <우리 동네 예체능>은 '아육대'와 <신화방송>의 인기를 차용한 것이다. 두 프로그램은 이제 시청률마저 비슷하다. <맘마미아>와 힘겹게 꼴찌 탈출을 겨루고 있는 <맨발의 친구들>, 그리고 <화신>에게 조차 밀리기 시작한 <우리 동네 예체능>은 지난 주 모두 6%대를 기록했다.

포맷을 베껴도 좋고, 잘 나가는 아이템을 차용해도 좋은데, 프로그램의 '기승전결'마저 똑같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맨발의 친구들>이든, <우리 동네 예체능>이든 당연히 어떤 스포츠 종목을 들이댔을 때 MC진은 당혹스러워한다. 그리고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그 과정에서 해도 해도 안 되는 '구멍'이 있고, 배움이 빠른 '에이스'가 나온다.

하지만 강호동은 두 프로그램에서 캐릭터가 똑같다. 처음 대결 종목을 맞닥뜨리고 '멘붕'에 빠지다가, 못하다가, 하지만 결국을 어느 정도 해내는, 그리고 그 과정에서 팀원들과 선생님들 대하는 리액션도 똑같다. 다그치다, 쩔쩔매다, 잘 하면 갖은 오버를 하다가, 아양도 떨다가. 그리고 아마 예고편처럼 대망의 대결을 통한 감동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다. 그 어려운 과정을 감내했던 자의 눈물도 있을 것이고.

유세윤의 음주 운전 해프닝으로 대신 <맨발의 친구들>에 투입된 은지원은 다이빙대에 올라가면서 말했다. '내가 사전에 모니터링 한 <맨발의 친구들>은 이게 아닌데'라고.

어디 은지원뿐이겠는가. 김현중도, 유이도, 윤시윤도, 은혁도, 그리고 나이 많은 윤종신까지, <맨발의 친구들>에 참여한 자신들이 흐르고 흘러 어느 날 저 높은 다이빙대위에 설 날이 있으리라고 생각이나 했겠는가.

그래도 해외에 가서 현지인처럼 돈을 벌라고 하면 돈을 벌고, 내 집을 다짜고짜 개방하라면 개방하고, 수영을 못해도 다이빙을 하라면 다이빙을 하는, 출연진들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건 많은 출연료로 갈음하지 못한 안쓰러움이다.

심지어 단발 출연의 아이돌들은 더 안쓰럽다. MC들은 세 달에 걸쳐 훈련을 하는데도 물에 대한 공포를 이기지 못했는데, 겨우 1주일 훈련을 시키고 경기를 벌이라니. 누가 더 멀리 뛰나 겨루기 위해 3m 의 다이빙대를 달려가는 모습은 더 말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진짜 사나이>처럼 흘리는 땀방울 하나하나가 시청률로 보답이라도 받으면 좋겠지만, 그저 안간힘처럼 보이니 더 안타까울 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정희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5252-jh.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맨발의 친구들 우리 동네 예체능 강호동 무릎팍도사 이수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