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배우 이나영(왼쪽)과 원빈(오른쪽)

교제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배우 이나영(왼쪽)과 원빈(오른쪽) ⓒ 이정민, 오퍼스픽쳐스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아마도 7월 3일은 연예 관계자들에겐 혼이 빠진 날로 기억될 것이다. 이나영-원빈 커플이 탄생했고, 이효리-이상순 커플의 결혼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사실 이 두 커플은 서로 상반된 성격의 연예인들이다. 양쪽 다 대한민국에서 '핫'한 스타라는 점은 같지만, '은둔형'과 '개방형'이라는 큰 차이가 있다.

먼저 '은둔형'. 배우 원빈과 이나영은 CF, 영화, 드라마 활동을 활발히 하며 스타성을 인정받았지만 사생활 공개는 철저히 꺼리며 이른바 '신비주의'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기억됐던 게 사실이다. 언론과의 공식 인터뷰 자리에선 나름의 소탈한 매력을 보였다지만, 두 사람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되도록 하지 않으면서 대중들에겐 다재다능한 엔터테이너보다 배우로 남았다.

지난 2011년 8월 같은 소속사에서 활동했지만, 두 사람 사이에 애정이 싹텄던 과정은 철저히 알려지지 않았다. 사생활 노출을 꺼렸던 두 배우의 성향을 고려하면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 있다.

반면 '개방형' 이효리의 경우는 다르다. 1990년대에 아이돌 그룹 1세대 핑클로 가수 활동을 시작한 이효리는 2003년 솔로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적극적으로 대중과의 스킨십을 가졌다. 각종 토크쇼, 방송 프로 진행 등을 맡으면서 털털하면서도 섹시한 스타라는 이미지를 분명히 세워왔다. 동시에 유기견을 위한 각종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소신을 거리낌 없이 밝히는 모습으로 귀감을 사기도 했다. 연인 이상순과의 관계도 적절한 선에서 가리지 않고 공개했다.  

서로 성향이 다른 이들이지만 적어도 이들이 속한 소속사들의 대응에선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각각 교제설과 결혼설이 보도되면서 언론은 저마다의 근거를 들었지만 이에 대한 소속사들의 대처는 연락을 받지 않거나, 우선 사실을 부정하고 '알아보겠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스타들의 사생활 공개 빈도가 높아지는 만큼 소속사들의 세련된 대응이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 2일 SBS <맨발의 친구들>에 가수 이효리가 특별 출연했다.

지난 2일 SBS <맨발의 친구들>에 특별출연한 가수 이효리의 모습. ⓒ SBS


언론 또한 그간의 보도 패턴을 답습하고 있다. 검색어에 걸리자 해당 연예인의 과거 발언을 이용하면서 짤막하게 던지는 기사는 약과였다. 최초 보도 이후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채 일단 베껴 쓰는 기사도 있었고, 한쪽의 일방적인 멘트를 부풀리는 식의 보도도 있었다. '교제를 시작하는 OO은 누구?'라는 기획 기사 역시 빠지지 않았다.

원빈과 이나영, 이효리와 이상순의 소식은 물론 경사다. 양 커플 모두 대중문화계에선 상징적 존재였다는 점에서 언론의 뜨거운 반응은 이해할 수는 있겠다. 잘생긴 배우를 물을 때 가장 빠르게 답이 나온 이들이 장동건, 원빈이었고, 섹시스타 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이가 이효리지 않았나.

어느 누리꾼의 반응이 새삼 기억에 남는다. '세기의 대장정이 이렇게 끝이 나는구나' 사실 맞다. 문화적 아이콘도, 세기의 톱스타도 결국 사랑을 한다. 이들을 진정 아끼고 사랑했던 팬의 입장에선 두고두고 아쉬운 소식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우린 가장 보편적인 진리를 한 번 더 깨닫고 있는 셈이다.

스타들의 사랑은 여전히 유효하고 방식 또한 진화하지만 그에 대처하는 연예관계자들, 언론들의 자세는 구악이 돼버린 느낌이다. 이들의 '뜨거운 사랑' 소식에 다른 의미로 얼굴이 붉어지는 하루다.

이효리 원빈 이나영 이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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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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